돌봄 현장에 AI 본격 도입… 현장은 ‘인력 감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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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복지‧돌봄 AI 대전환 로드맵'을 보고했다. / 뉴시스
보건복지부가 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복지‧돌봄 AI 대전환 로드맵'을 보고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돌봄 현장의 변화를 꾀한다. 재가 돌봄에 AI를 접목해 혼자 생활하는 사람의 안전‧건강‧정서를 살피는 ‘스마트홈’을 구축하는 한편, 돌봄시설에도 AI를 도입함으로써 종사자의 반복‧고강도 업무 부담을 줄이는 ‘스마트 시설’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복지‧돌봄 AI 대전환 로드맵’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초저출생‧초고령화로 복지‧돌봄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인력 투입 중심 체계만으로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AI를 활용해 복지‧돌봄 체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고령화에 따른 돌봄 인력 부족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노인돌봄서비스 인력의 전망과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요양보호사 1인당 서비스 수요자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인력 규모는 △2033년 33.2만명 △2038년 62.5만명 △2043년 99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정부는 ‘든든한 돌봄, 따뜻한 복지, 함께 누리는 AI’를 목표로 △첨단기술 기반 지속가능한 돌봄 체계 구축 △AI기반 복지 행정 혁신 △사람 중심 AI 활용 기반 구축 등 3대 전략을 로드맵에 담아냈다.

◇ 노인에서 장애인으로… AI 돌봄 모델 단계적 확산

먼저 재가돌봄에 AI를 접목해 이용자의 상태를 24시간 살피고, 건강‧정서‧안전 등을 관리하는 생활밀착형 돌봄 서비스인 ‘스마트 홈’을 구축한다.

기존에는 움직임 미감지나 응급 호출 등 개별 정보를 토대로 위기 상황을 파악했다면, 앞으로는 평소 생활패턴과 건강상태, AI와의 대화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이상징후를 조기에 감지한다. 이상징후가 포착되면 이용자에게 필요한 돌봄서비스로 연계하는 방식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복지‧돌봄 AI 대전환 로드맵’에 따르면, 재가돌봄에 AI를 접목해 이용자의 상태를 24시간 살피고, 건강‧정서‧안전 등을 관리하는 생활밀착형 돌봄 서비스인 ‘스마트 홈’을 구축한다. 돌봄시설에도 AI를 도입해 종사자의 업무 부담을 덜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지난 2024년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라이프위크'에서 돌봄로봇 시연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뉴시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복지‧돌봄 AI 대전환 로드맵’에 따르면, 재가돌봄에 AI를 접목해 이용자의 상태를 24시간 살피고, 건강‧정서‧안전 등을 관리하는 생활밀착형 돌봄 서비스인 ‘스마트 홈’을 구축한다. 돌봄시설에도 AI를 도입해 종사자의 업무 부담을 덜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2024년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라이프위크'에서 돌봄로봇 시연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뉴시스

보건복지부는 스마트 홈을 통해 공공 재가돌봄에 적용할 수 있는 AI 기반 돌봄 모델을 개발하고, 소규모 시범사업을 거쳐 효과를 검증한 뒤 단계적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서비스 대상도 노인에서 장애인까지로 넓히고, 적용 공간 역시 가정에서 복지관‧주관보호센터 등 지역사회로 확대한다.

장기적으로는 말동무와 안전감지, 건강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이동형 로봇에 통합한 ‘가정용 AI 자율추종 로봇’을 도입해 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돌봄시설에도 AI를 도입해 종사자의 업무 부담을 덜 예정이다. 단순‧반복 업무는 AI가 담당하고 신체적 부담이 큰 업무는 돌봄로봇이 지원해 종사자가 이용자를 직접 돌보는 데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야간 돌봄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시설에서는 종사자가 2시간마다 직접 순회하며 이용자의 안전‧수면‧배변 상태 등을 확인하고 있다. 앞으로는 스마트 기저귀와 낙상‧움직임 감지센서 등을 활용해 한곳에서 이용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이상징후가 감지될 경우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시설의 업무방식과 운영체계를 통합적으로 개선하는 스마트 시설 모델도 개발한다. 시범사업을 통해 성과를 검증하고, 인구감소지역 국공립 장기요양시설부터 시작해 민간시설까지 단계적으로 확산할 방침이다. 

◇ AI 기반 복지행정, 복지서비스 문턱 낮춘다

복지행정에도 AI를 활용한다. 복지 서비스가 필요한 국민을 선제적으로 발굴해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안내하고, 추가 서류 제출 없이 한 번에 신청까지 할 수 있는 통합‧간편 서비스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기존에는 이용자가 자신에게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직접 찾고 관련 서류를 준비해 신청해야 해 서비스 이용에 적지 않은 문턱이 존재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국민이 일상적인 언어로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면 생성형 AI가 이를 분석해 상황에 맞는 복지서비스를 추천하도록 해 정보 탐색의 부담을 대폭 낮출 방침이다. 

내년부터 일상적인 언어로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면 생성형 AI가 이를 분석해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추천하도록 해 국민의 복지서비스 문턱을 낮춘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내년부터 일상적인 언어로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면 생성형 AI가 이를 분석해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추천하도록 해 국민의 복지서비스 문턱을 낮춘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신청 절차도 간소화한다. AI가 추천한 복지서비스를 ‘원클릭’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아동수당 등 보편급여는 자동지급 방식을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복지공무원과 돌봄 종사자의 행정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단순‧반복 업무의 자동화도 추진한다. 서류 접수‧검증과 시스템 입력 등 반복적인 복지행정 업무의 50% 이상을 AI로 자동화해 종사자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물품관리와 지출결의서 작성 등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일상적인 행정업무도 단계적으로 디지털화 할 방침이다.

다만 AI 도입 과정에서 기술 오류와 재정 부담, 돌봄 인력 감축 가능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희라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사회복지지부 지부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행정업무를 효율화하고 적은 인력으로도 가정 내 돌봄을 제공하는 한편, 이용자가 보다 손쉽게 사회복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기술에 오류가 발생했을 때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상자의 불편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했는지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김 지부장은 “가장 큰 것은 비용 문제”라며 “복지 재정은 다른 국가 재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감액되거나 증액에는 어려움을 겪는 측면이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복지 재정을 어떤 방식으로 확대할 것인지도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AI 도입이 돌봄 노동자의 업무와 고용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김희라 지부장은 “노동자들은 이미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오히려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AI를 활용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을 숙지해야 하는 과정이 추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돌봄 행위를 피지컬 AI가 대체하게 된다면 결국 사람이 하던 일을 AI 로봇이 가져가는 것”이라며 “이 경우 돌봄 노동자의 역할이 AI 관련 기술을 관리‧감독하거나 모니터링하는 수준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 다른 업계에서도 AI 도입에 따른 인력 감축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돌봄 현장에서도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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