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는 점포 접고 잘되는 곳 키운다…백화점 3사의 ‘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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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건대스타시티점. /롯데백화점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롯데백화점이 건대스타시티점 폐점을 결정한 한편 잠실점에는 800억원을 투입한다. 백화점 업계가 모든 점포를 유지하기보다 성장성이 높은 핵심 점포에 투자를 집중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백화점에서는 대형 점포로 고객과 매출이 몰리면서 점포별 경쟁력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익성이 낮은 점포는 정리하고 핵심 상권의 대형 점포는 리뉴얼과 콘텐츠 투자로 몸집을 키우는 ‘선택과 집중’이 업계 전반의 주요 전략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롯데백화점 건대스타시티점은 오는 2028년 10월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2008년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문을 연 지 20년 만이다. 롯데백화점이 건대스타시티몰과 맺은 임대차 계약이 끝난 뒤 재계약하지 않기로 하면서 서울 건대스타시티몰 자산관리회사인 건국AMC는 후속 임차인 유치 작업에 들어갔다.

건대스타시티점의 연간 매출은 2021년 1408억원에서 2022년 1553억원으로 늘었지만 2023년 1514억원, 2024년 1451억원, 지난해 1419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 롯데백화점 31개 점포 가운데 매출 순위는 28위에 그쳤다.

롯데백화점의 저효율 점포 정리는 이미 진행 중이다. 2024년 6월 마산점을 폐점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분당점 영업을 종료했다. 미아점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점포를 일괄적으로 유지하기보다 상권과 성장성, 수익성을 따져 운영 효율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다.

저효율 점포를 정리하는 동시에 핵심 점포에 대한 투자는 확대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잠실점 리뉴얼에 약 8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르면 연내 지하 식품관 등 저층부부터 공사를 시작해 명품·패션 매장이 있는 고층부까지 순차적으로 손볼 예정이다.

잠실점은 지난해 거래액 3조3010억원을 기록한 롯데백화점 최대 점포다. 신세계 강남점에 이어 국내 백화점 거래액 2위에 올라 있다. 롯데백화점은 식품관 고급화와 브랜드 재배치 등을 통해 잠실점의 집객력을 한층 높인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백화점

이 같은 전략은 롯데만의 움직임은 아니다. 지난해 국내 5대 백화점 65개 점포의 거래액은 40조4402억원으로 전년보다 증가했지만 37개 점포는 역성장했다. 반면 상위 10개 점포의 거래액은 20조원 이상으로 전체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백화점이 성장하더라도 성과가 일부 대형 점포에 집중되는 구조가 뚜렷해진 셈이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넘긴 백화점은 13곳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신세계 강남점이 3조671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롯데 잠실점이 3조301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2조2642억원, 롯데 본점은 2조1863억원,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2조291억원을 기록하며 2조원대에 올라섰다. 특히 현대 판교점이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서면서 연간 거래액 2조원 이상 점포는 5곳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백화점 3사의 실적도 개선됐다. 국내 기준 롯데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4%, 신세계는 14.9%, 현대는 8.3%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각각 54.8%, 39.7%, 47.7%에 달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과 본점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3년간 두 점포 리뉴얼에 투입한 금액만 약 4300억원으로 알려졌다. 강남점은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와 ‘하우스 오브 신세계’ 등을 선보였고, 본점은 ‘더 헤리티지’와 ‘더 리저브’를 중심으로 명품과 체험형 공간을 강화했다.

현대백화점도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판교점, 더현대 서울 등 주요 점포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 신촌점 등의 MD 개편과 공간 리뉴얼에 약 19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무역센터점도 내년 착수를 목표로 지하 1층 식품관과 푸드홀 등을 전면 리뉴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백화점의 핵심 점포 쏠림이 앞으로 더 짙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유통과 차별화하려면 명품뿐 아니라 식음료와 전시, 팝업스토어 등 소비자가 직접 찾아올 이유를 만드는 대규모 공간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외국인과 VIP 소비 역시 주요 거점으로 집중되고 있어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효율화하는 동시에 상권 경쟁력이 검증된 핵심 점포에 투자를 집중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은 이제 점포 수 자체보다 한 점포가 얼마나 강한 집객력과 콘텐츠 경쟁력을 갖췄는지가 중요해졌다”며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계속 유지하기보다는 핵심 상권의 거점 점포에 투자해 체류시간과 객단가를 함께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전략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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