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일동제약이 흩어졌던 그룹 신약개발 체계를 다시 직접 끌어안고 있다. 2023년 떼어낸 연구개발(R&D) 법인 유노비아를 올해 흡수한 데 이어 항암신약 계열사 아이디언스 지분 확보에도 나섰다. R&D 조직을 떼어내 외부 투자 유치에 힘을 싣던 전략에서 일동제약이 직접 신약개발을 이끄는 쪽으로 무게추가 옮겨가는 모습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지난달 30일 계열사 아이디언스 상환전환우선주(RCPS) 709만7016주를 약 367억5500만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투자액은 일동제약 자기자본 약 2395억원의 15.35%에 해당한다. 취득 후 지분율은 13.95%다. 주식 취득은 7일과 15일 두 차례로 나눠 진행된다.
이번 거래는 아이디언스가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외부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기존 RCPS를 일동제약이 인수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아이디언스에 신규 개발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아니다.
아이디언스는 2019년 일동홀딩스가 설립한 항암신약 개발 전문 계열사다. 핵심 파이프라인인 PARP 저해제 ‘베나다파립’은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이리노테칸 병용요법 임상 2a상 등을 진행하고 있다. pan-KRAS 저해제 ‘ID12241’과 이중 페이로드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후속 항암 파이프라인도 개발 중이다.
2024년에는 동아ST가 약 25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합류했고, 양사는 베나다파립 병용요법 공동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동아ST 자회사 앱티스와는 ADC 분야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아이디언스의 주요 주주는 최대주주인 일동홀딩스 47.7%, 동아ST 37.63%, 일동제약 13.95% 등으로 재편된다.

일동제약은 이번 아이디언스 지분 확보에 앞서 2023년 11월 R&D 부문을 물적분할해 유노비아를 출범시켰다. 당시 회사는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성 제고, 신약 R&D 추진력 강화, 외부 투자 유치 확대를 분할 이유로 들었다. 이에 따라 신약 연구개발 자산과 인력, 20여개 파이프라인이 유노비아로 넘어갔고, 일동제약은 1000억원 이상 외부 투자를 유치해 개발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분사 이후 일동제약 연구인력은 2024년 말 51명까지 줄었지만, 유노비아의 R&D 과제가 진전되면서 일동제약이 담당해야 할 연구 업무도 다시 늘어났다. 회사는 관련 업무를 맡을 인력을 재배치했고, 연구인력은 지난해 말 148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구조직도 10개 팀에서 16개 팀으로 확대됐다. 올해 1월에는 유노비아와 아이리드비엠에스 등 그룹 R&D 계열사를 이끌어온 이재준 사장을 공동대표로 선임했고, 4월에는 박재홍 전 동아ST 사장을 R&D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이어 일동제약은 유노비아 출범 약 2년7개월 만인 지난 6월 16일 유노비아를 흡수합병했다. 회사는 시장 환경과 제도적 여건 변화에 대응해 사업 경쟁력과 안정성을 높이고, R&D 자산을 내재화해 신약개발 과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항암신약을 개발하는 아이디언스 지분까지 확보하기로 하면서 일동제약의 신약개발 역할도 커지게 됐다.
일동제약은 이번 아이디언스 지분 취득 목적을 “신약 파이프라인의 전략적 연계 강화 및 신약개발 사업 경쟁력 제고”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일동제약이 아이디언스 주주로 직접 참여하면서 그룹 내 신약개발 역할 분담에도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하고 있다. 아이디언스가 추진해온 기업공개(IPO) 전략과 함께 최대주주인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 사이에서 R&D 기능이 어떻게 조정될지가 그룹 신약개발 체계 재편의 방향을 가늠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동제약이 외부 투자자 지분을 정리하면서 아이디언스는 상장 부담을 덜고 신약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일동제약으로서는 자기자본의 15%가 넘는 자금을 투입한 만큼 베나다파립 기술이전 등 가시적인 성과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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