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일본 정부가 외국인의 영주허가 심사 기준을 대폭 구체화했다. 소득과 연금, 일본어 능력, 일본 사회의 제도와 규칙에 대한 이해도 등을 영주허가 심사에서 확인하도록 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서 일본에서 장기간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영주권 취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은 지난 1일 ‘영주허가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고 발표했다. 새 가이드라인은 2027년 4월 1일 이후 영주허가를 신청하는 외국인부터 전면 적용된다. 다만 소득에 관한 일부 기준은 올해 4월 1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신청했거나 신청할 예정인 사람에게도 앞당겨 적용된다.
출입국재류관리청은 영주자에 대해 체류 활동이나 체류 기간에 제한이 없는 가장 안정적인 재류자격인 만큼 일반적인 재류자격 변경보다 더욱 신중한 심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영주허가 심사에서는 신청자의 일본어 능력과 일본 체류 경력뿐 아니라 가족 단위의 생활 안정성, 일본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방침도 명시했다.
이번 개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경제적 자립 능력에 대한 심사가 한층 구체화됐다는 점이다.
기존에도 영주허가를 받으려면 ‘독립적인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자산 또는 기능이 있을 것’이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했지만, 새 가이드라인에서는 소득과 연금 등을 별도의 판단 요소로 세분화했다. 출입국 당국은 영주허가 여부를 판단할 때 단순한 현재 소득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신청자가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게 된다.
특히 소득 관련 기준은 새 가이드라인 가운데 가장 먼저 적용된다.
출입국재류관리청에 따르면 2026년 3월 31일까지 신청한 사람에게는 올해 2월 개정된 기존 가이드라인이 적용된다. 반면 2026년 4월 1일부터 2027년 3월 31일까지 신청한 경우 기본적으로 기존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되, 소득에 관한 부분은 10월 1일 개정된 새 기준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새 가이드라인 발표 이전인 올해 4월 이후 이미 영주허가를 신청한 외국인도 소득 부분에서는 새로운 심사 기준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또한 2027년 4월 1일 이후 신청분부터는 10월 1일 개정 가이드라인이 전면 적용된다. 이때부터는 소득뿐 아니라 연금, 일본어 능력, 일본의 제도와 생활 규칙에 대한 이해, 학령기 자녀가 있는 경우 취학 상황 등까지 보다 구체적인 심사 요소로 고려된다.
일본어 능력 역시 새롭게 강조된 항목이다. 출입국 당국은 영주를 희망하는 외국인이 일본 사회에서 장기간 생활하는 데 필요한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등을 심사 과정에서 고려한다.
여기에 일본의 제도와 사회 규칙에 대한 이해 여부도 판단 요소로 명시됐다. 영주허가를 단순히 일본에서 오래 거주했다는 사실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일본 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구성원으로 정착할 수 있는지를 폭넓게 확인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연금과 세금 등 공적 의무 이행 여부도 중요성이 커진다. 영주허가 요건에는 종전부터 세금이나 사회보험료 등 공적 부담을 적정하게 납부했는지가 고려돼 왔으며, 2027년 4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출입국관리법에서는 이러한 의무 준수와 공과금 납부 등이 법률상 요건으로 보다 명확하게 규정된다. 출입국재류관리청은 해당 내용 자체는 기존 심사에서도 이미 고려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새 가이드라인에 규정된 조건이 하나의 수치만으로 영주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출입국재류관리청은 영주허가 여부는 신청자의 소득과 자산, 가족 관계, 체류 경력, 법령 준수 상황 등 개별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특정 연봉이나 일본어 수준을 충족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영주허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 정부는 영주자 제도의 적정화를 위한 제도 정비도 병행하고 있다. 10월 1일에는 영주허가 가이드라인 개정과 함께 영주자의 재류자격 취소에 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도 발표했다. 해당 제도 역시 2027년 4월부터 운용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제도 개편으로 일본 영주권 신청을 준비하는 외국인은 단순히 장기 체류 기간을 충족하는 것뿐 아니라 안정적인 소득과 연금, 세금·사회보험 납부, 일본어 능력, 일본 사회에 대한 이해도 등 자신의 생활 기반 전반을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특히 올해 4월 이후 이미 신청한 경우 소득 기준이 새 가이드라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고, 내년 4월 이후 신청자는 10월 1일 개정 가이드라인 전체가 적용되는 만큼 신청 시점에 따라 적용 기준이 달라진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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