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K-샴푸 수출 시장에서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최대 시장으로 올라섰다. 국내 화장품업계는 수출 확대를 계기로 두피와 모낭을 겨냥한 제품·원료 경쟁에 나서고 있다.
1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샴푸 수출액은 1억5512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8.3%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수출액 1억7807만달러의 87%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1~8월 미국 수출액은 3511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4.2%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미국 수출액 2866만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반면 중국 수출액은 2305만달러로 1.3% 줄었다.
미국은 3월 누계에서 중국을 앞선 뒤 8월까지 6개월 연속 최대 수출국 자리를 이어오고 있다. 중국·대만·홍콩 등 중화권 3개 지역 수출액은 3984만달러로 5.5% 증가했지만,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연간 기준 35%에서 올해 1~8월 26%로 낮아졌다.
유럽과 북미, 중남미의 약진도 눈길을 끈다. 폴란드 수출은 548만달러로 465.7% 늘었고 캐나다는 301만달러로 211.8%, 브라질은 331만달러로 147.1%, 네덜란드는 170만달러로 135.0% 증가했다. 이들 국가를 포함한 수출 상위 20개국 가운데 10개국은 8월 말 기준 이미 지난해 연간 수출액을 넘어섰다.
8월 대(對)미 샴푸 수출액은 45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30.6% 늘었다. 물량은 4.7% 증가에 그쳤지만 톤당 단가가 5512달러에서 6873달러로 24.7% 올랐다. 다만 1~8월 누계로는 수출 중량이 37.3% 늘어 금액 증가율(38.3%)과 비슷한 만큼, 8월의 단가 상승이 시장 고급화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샴푸를 포함한 두발용 제품류로 범위를 넓혀도 성장세가 이어졌다. 올해 1~8월 HS코드 3305 기준 두발용 제품류 수출액은 4억325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3.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샴푸가 차지하는 비중은 38.5%다.
화장품 기업의 북미 유통망 확대가 수출 확대를 이끌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닥터그루트는 지난 3월 미국 세포라 온라인몰에 입점한 뒤, 5월 핵심 매장 90여곳에서 제품을 선보였다. 8월에는 미국 전역 424개 매장으로 판매처를 넓혔다. 지난해 10월부터는 미국·캐나다·멕시코 코스트코 약 600개 매장에서도 판매한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마존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53%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은 미쟝센, 려, 라보에이치, 아모스프로페셔널 등 헤어케어 브랜드 매출이 글로벌 시장 확대로 지난해 두 자릿수 증가했다. 미국에서 주력으로 선보이는 헤어케어 브랜드 미쟝센은 3월 아마존 빅 스프링 세일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237% 늘었고, ‘퍼펙트 세럼’은 헤어 스타일링 오일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활발한 기술 연구도 헤어케어 시장의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제품 개발의 기반이 되는 모발·모낭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모낭 내 특정 유전자 ‘COCH’의 발현이 모발의 강도와 탄성을 유지하는 이황화 결합과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익스페리멘탈 더마톨로지’ 9월호에 게재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펩타이드 전문기업 크로다와 협업해 두피·모낭 구조를 연구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개발한 ‘그로우 펩타이드’를 최근 출시한 ‘려 루트젠’ 라인에 적용했다.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계에서도 헤어·두피 제품 의뢰가 늘고 있다. 코스맥스의 올해 상반기 헤어케어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약 65% 늘었고, 이미인에 들어온 헤어·두피 제품 샘플 의뢰도 202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2024년 대비 약 1.5배로 늘었다.
이 같은 수출처 다변화와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올해 샴푸 수출액은 연간 최대 수출을 기록한 2021년 2억291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8월 수출액은 1억5512만달러로, 지난해 9~12월 수출액 수준이 이어질 경우 연간 약 2억2100만달러로 역대 최대 기록 경신도 가능하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통망을 넓힌 브랜드들이 하반기 블랙프라이데이와 연말 쇼핑 시즌에 현지 프로모션을 집중할 것”이라며 “K-뷰티에서 시작된 신뢰가 헤어·두피 제품으로 이어지면서 4분기에도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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