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범위 넓어진 김주애… 후계자 구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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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동해 원산항에서 열린 강건호 취역 기념식에 참석했다고 9월 7일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부인 리설주 여사, 딸 김주애가 함께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 뉴시스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동해 원산항에서 열린 강건호 취역 기념식에 참석했다고 9월 7일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부인 리설주 여사, 딸 김주애가 함께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북한의 후계 내정자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 군사 분야를 중심으로 공개 활동을 이어가던 데서 나아가 민생·정치·외교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황만으로 김주애를 북한의 차기 후계자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존재하지만,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일단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 국정원 “후계 내정자 입지 강화”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정보위 후 기자들을 만나 김주애의 후계 내정자 입지가 강화되는 것으로 분석한 국가정보원의 보고 내용을 전했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 1일 국회 정보위에서 김주애의 잦은 언론 노출 등을 근거로 사실상 북한 후계자 내정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국정원은 지난 1월 선대 지도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당시 공개된 사진에 김주애가 정중앙에 배치된 점, 지난 7월 전승절(6·25 전쟁 정전협정 체결)과 지난 8월 조국해방절(광복절) 당시 혁명 열사 추모 현장에 처음으로 등장한 점 등을 분석의 이유로 설명했다. 김주애에 대한 의전 수위, 참석 행사 수준이 격상하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올해 드러난 공개 행보가 30회로 역대 최고라고도 부연했다.

김주애는 지난 2022년 김 위원장의 ‘사랑하는 자제’라는 칭호로 북한 매체에 처음 공개됐다. 이후 국내외적 관심의 대상이 됐다. 세습을 이어온 북한 권력 구도 속에서 존재 자체가 차기 후계자로서의 가능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물론 2013년생으로 추정되는 어린 나이와 보수적인 북한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인식 등이 그의 후계설의 한계로 지목된다. 하지만 계속된 공개 행보 속 그의 입지도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지금까지 ‘후계설’을 지탱하는 근거가 됐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간담회를 마친 뒤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간담회를 마친 뒤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시스

국정원의 평가도 시간에 따라 달라졌다. 국정원은 지난 2023년 1월 김 위원장이 공개석상에 김주애를 대동하는 것에 대해 ‘세습 정치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일 뿐 후계자 판단에는 말을 아꼈지만, 2024년 1월에는 ‘유력한 후계자’로 판단했다. 이후 2024년 7월에는 후계자나 수령에 대해서만 사용하는 ‘향도’라는 표현 등을 근거로 후계자 구도가 굳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2025년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동행, 2026년에는 김주애가 일부 시책에 의견을 내는 정황 등을 들어 ‘후계 내정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보았다.

북한이 김주애를 전통적 여성상과 다른 이미지로 부각하고 있다는 점도 그의 후계설에 힘을 싣는 배경이 되고 있다. 지난 2022년 공개된 그의 모습은 흰색 패딩 점퍼 차림이었나, 이후에는 가죽 재킷과 선글라스 등 지도자의 권위를 상징하는 복장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시스루·슬림핏과 같은 파격적 복장까지도 아우르고 있다. 북한 주민들에게 요구되는 이미지와 대비되는 모습을 통해 상징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박은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연구위원은 ‘동경과 차별의 연출: 김주애 패션과 북한의 세대 관리 딜레마’라는 보고서에서 이러한 변화가 “‘김정은의 딸’이라는 관계적 상징을 넘어 인물 자체의 존재감을 부각하는 연출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정원 역시 김주애가 숙녀용 정장과 구두를 착용함으로써 성숙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 24일(현지시간) 김정은 시대에 여성의 정치적 노출이 확대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북한 내부의 달라진 기류를 설명하기도 했다.

물론 북한 체제에서 김주애가 공식적인 직책을 갖지 않은 만큼, 이러한 정황만으로 그가 후계자라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평가도 여전하다. 다만 일단 이러한 구도의 선명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정부 역시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2일 유엔(UN)총회 참석 계기에 진행한 AP 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 단정적인 견해를 밝히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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