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전기차는 이제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109만 5,218대다. 전체 등록차량 2,667만 6,359대의 약 4.1%가 전기차다. 지난해 말 89만 9,101대에서 반년 만에 21.8%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전기차는 화재, 사고에 취약하다는 불안감이 여전히 존재한다. 실제로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기준 전기차 화재는 △2020년 11건 △2021년 24건 △ 2022년 43건 △2023년 72건 △2024년 73건으로, 5년간 총 223건 발생했다. 2020년과 비교하면 2024년 화재 건수는 약 6.6배 수준이다.
문제는 전기차의 증가와 화재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정비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는 점이다. 특히 글로벌 대표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의 경우 국내 전기차 정비 인력과 서비스망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 테슬라는 두 배 팔렸는데… 정비인력은 현대차의 7분의 1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테슬라의 국내 정비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크게 부족하다고 30일 지적했다. 이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기차 서비스센터 현황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신규등록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테슬라 전기차 신규등록은 2024년 2만 9,750대에서 2025년 5만 9,916대로 1년 새 101.4%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5만 6,147대가 신규등록됐다. 전년 동기 대비 192.1% 증가한 수치다. 불과 6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신규등록 대수의 93.7%에 달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정일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준 테슬라의 직영 서비스센터는 18곳이다. 현대차 22곳과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하지만 센터당 평균 상근인력은 테슬라 약 17명, 현대차 약 114.9명으로 6.8배 차이가 났다.
협력센터까지 포함하면 격차는 더욱 커졌다. 테슬라는 직영 18곳과 협력 19곳 등 전국 37곳인 반면, 현대차는 직영 22곳과 협력 1,204곳 등 1,226곳, 기아는 직영 17곳과 협력 750곳 등 767곳의 서비스망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지난해 신규등록 대수와 전체 서비스센터 수를 단순 비교하면 센터 한 곳당 신규등록 차량은 약 1,619대에 달한다. 신규등록 차량이 모두 즉시 정비 수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차량 증가 속도에 비해 정비 인프라가 충분히 확충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BYD의 서비스망도 전국 20곳에 그쳤다. 국토교통부 제출자료에 따르면 BYD는 협력 서비스센터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센터당 평균 상근인력도 약 7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판매 차량이 빠르게 늘어날 경우에 대비해 서비스센터와 전문 정비인력 등 사후관리 기반이 충분히 갖춰지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국토교통부가 제작·수입사별 전기차 수리 대기기간과 장기수리 차량, 정비 관련 소비자 민원 등을 체계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판매량과 운행 차량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정비 인력과 서비스망 부족이 실제 장기 수리 대기나 원거리 정비 등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정부 차원의 실태 파악은 미흡한 상황이다.
정일영 의원은 “테슬라 전기차는 1년 새 두 배 넘게 팔렸는데 직영센터 한 곳당 상근인력은 17명에 불과하다”며 “BYD 역시 서비스망과 정비인력이 충분한지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차량 판매 속도에 맞춰 정비망과 인력이 확충되지 않는다면 고장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소비자들이 기약 없이 수리를 기다리는 이른바 ‘수리난민’으로 내몰릴 우려가 있다”며 “자동차는 한번 판매하고 끝나는 제품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소비자 권익을 위해 판매 이후의 정비와 사후관리까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토교통부가 제작·수입사별 서비스센터와 전문 정비인력, 수리 대기기간과 소비자 민원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급증하는 전기차 보급에 걸맞은 사후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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