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북한 목함지뢰로 추정되는 지뢰 폭발 사고를 둘러싸고 정부와 군의 대응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 지뢰 여부를 둘러싼 판단은 물론이고 현장 조사 지연, 최초·최종 보고서 내용 차이, 지뢰탐지 장비의 성능과 운용 방식, 군 당국의 설명 태도까지 여러 쟁점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이번 논란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은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지뢰의 정확한 성격이다. 당시 1차 폭발 지점에서 약 1m 떨어진 곳에서 갈색의 북한군 수지 반보병 지뢰가 발견됐다는 진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지 반보병 지뢰는 플라스틱 계열 재질로 외형을 만든 대인지뢰를 의미한다.
다만, 사고 장병들의 진술 가운데 북한 목함지뢰뿐 아니라 원형 형태의 지뢰를 봤다는 내용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군 당국이 최종 판단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2015년 8월 발생한 북한 목함지뢰 사건은 이번 상황을 바라보는 중요한 비교 대상이다. 당시 군 당국은 북한 소행으로 판단한 뒤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고, 북한은 이를 우리 측의 자작극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비무장지대 일대에서 북한군의 포격이 발생하면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크게 높아졌다.
10여 년 전 경험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단순히 지뢰의 종류를 확인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매설 경위와 의도성, 유실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조사 과정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사고 이후 현장 조사가 늦어지면서 폭발 흔적이나 지뢰 잔해 등이 훼손 또는 유실됐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야권에서는 정부가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사건을 축소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군 당국의 신중한 표현은 아직 지뢰의 종류와 발생 경위가 최종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최초 보고서에는 '북한의 목함지뢰로 추정된다'는 표현이 있었지만 최종 보고서에서 해당 내용이 삭제됐다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주장도 나왔다. 이 역시 사실관계와 보고서 작성·수정 경위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군의 지뢰탐지 장비가 사고를 사전에 발견하지 못한 점도 짚어봐야 한다. 당시 수색대가 사용한 지뢰탐지기는 금속 지뢰뿐 아니라 북한 목함지뢰까지 탐지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고 군이 여러 차례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실제 현장에서 왜 탐지가 이뤄지지 않았는지, 탐지기의 성능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지형·토양·탐지 방식 등 운용 과정에서 한계가 있었던 것인지 기술적 검증이 필요하다.
현장 대응 과정에서 국방장관의 복장을 둘러싼 논란까지 불거졌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형식보다 실질적인 대응이다. 사고 현장의 안전 확보와 추가 피해 방지, 증거 보존, 조사 과정 공개가 우선돼야 한다. 특히 현장 조사가 늦어진 이유와 조사팀이 현장 진입을 위해 어떤 안전조치를 취했는지, 실제로 어떤 물증을 확보했는지, 확인하지 못한 부분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10년 전 목함지뢰 사건과 지금의 군은 달라졌을 수 있다. 그러나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 국민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장비와 기술이 발전했다면 그만큼 탐지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검증해야 하고, 대응 체계가 개선됐다면 이번 사고에서 어떻게 적용됐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 필요한 것은 성급한 북한 지목도, 반대로 북한을 의식한 듯한 소극적 대응도 아니다. 확인된 사실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구분하고, 조사 과정과 결과를 가능한 범위에서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사안일수록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검증 가능한 사실이다. 지뢰의 정체와 유입 경로, 탐지 실패 원인, 현장 조사 지연 과정까지 하나씩 확인해야 한다. 결국 이번 사건에 대한 정부와 군의 신뢰는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보다 그 결론에 이르는 과정을 얼마나 투명하게 설명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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