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부산고 투수, 야수 하현승.”
키움 히어로즈 스카우트팀 관계자는 21일 2027 신인드래프트서 전체 1순위 하현승(18, 부산고)을 위와 같이 호명했다. 하현승을 투수로만 혹은 야수로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하현승은 이날 현장에서 타자는 김도영(KIA 타이거즈), 투수는 곽빈(두산 베어스)과 맞붙어보고 싶다고 했다.

하현승은 이미 아마추어 야구의 오타니 쇼헤이(32, LA 다저스)로 불렸다. 최근 막을 내린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서 좌완 에이스로 맹활약했지만, 사실 타자로도 뛰어난 재능을 보유했다. 올해 고교 공식대회 24경기서 타율 0.383 3홈런 21타점 17득점했다. 고교 통산 74경기서 타율 0.331 8홈런 46타점 OPS 0.955라는 무시무시한 활약을 펼쳤다.
물론 투수로 더 뛰어났다. 올해 14경기서 4승 평균자책점 0.39라는 미친 활약을 선보였다. 45⅔이닝을 소화하면서 탈삼진 77개에 볼넷을 11개밖에 안 내줬다. 150km대 중반의 포심에 변화구 구사력과 제구력은 신인이 아니다.
타자와 투수로 모두 빼어난 활약을 펼쳐온 하현승. 그가 뉴욕 양키스의 러브콜을 거절한 건 결국 키움 히어로즈가 선수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적극 돕는다는 점 외에도 자신의 개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구단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키움은 실제로 주전포수 김건희의 투타겸업을 데뷔 1~2년차까지 실시했던 바 있다. 이젠 타자로 전향한 장재영도 하루아침에 글러브를 놓고 방망이를 들었던 게 아니다. 투수를 하고 있을 때도 스프링캠프서 방망이 연습을 간혹 해왔다.
이젠 팀을 떠난 전임단장은 원칙이 확고했다. 신인을 팀 사정에 맞게 뽑는 게 아니다. 무조건 선수 자체의 실링, 잠재력 순으로 뽑는 걸 선호했다. 숱한 지명권 트레이드 역시 그렇게 이뤄졌다. 키움은 근래 선수 육성을 매끄럽게 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시달려왔다. 그렇다고 선수의 개성을 막거나 장점을 죽이는 구단은 절대 아니다.
키움은 하현승의 이도류 가능성을 실제로 열어놓는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내년 선발로테이션에 가세해 꾸준히 마운드에 오르며 착실히 선발투수 수업을 받길 바랄 것이다. 이것 만으로도 체력이 받쳐주지 못할 수 있다. 프로의 장기레이스를 안 해본 신인들은 무조건 체력관리의 어려움이 생긴다.
그런데 타자까지? 4년 연속 최하위를 굳힌 키움이 당장 1~2년을 바라본다면 하현승을 투수로만 육성하는 게 맞다. 그러나 내년에도 선수 1~2명 합류한다고 갑자기 우승전력이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선수를 제대로 키워야 한다. 하현승은 투타겸업의 재주가 있으니 테스트를 해볼 필요는 있다.
단, 그 과정에서 지도자들, 프런트의 냉정한 판단이 뒤따라야 한다. 김건희의 경우, 이미 구단도 현장도 투수로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겠다는 판단을 내리고 야수에 집중하게 했다. 처음부터 포수를 했던 것도 아니다. 처음엔 외야수도 시켜봤다. 그러나 돌고 돌아 고교 시절 가장 많이 했던 포수에 집중하는 게 좋다는 판단을 내리고 집중육성, 현재 팀의 주전 포수가 됐다.

하현승도 일단 투타 모두 연습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 당장 성적을 바라본다면 선발투수에 올인하는 게 맞다. 그러나 하현승의 실링이라면 큰 그림을 그릴 필요도 있다. 결말은 결국 하현승에게 달렸다. 키움은 일단 큰 그림을 그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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