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팀 수준 시설까지 갖췄다’ 유소년부터 프로까지...세화여중·고가 만드는 여자배구 육성 ‘팜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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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세화여고 세터 최다윤, 리베로 홍수화, 주장이자 아웃사이드 히터 노윤아가 리모델링된 숙소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일주세화학원 제공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세화여중·고가 유소년부터 프로까지 이어지는 여자배구 선수 육성 ‘팜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화여고 배구부 학생 선수들은 최근 새 숙소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기존 다인실 중심이던 숙소는 2~3인실 중심으로 개편됐다. 선수들의 개인 공간을 확보하고 생활 여건까지 개선됐다. 경기와 훈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전력 분석실과 부상 예방·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물리치료실도 새롭게 만들어졌다. 별도의 휴게공간도 마련됐고, 노후화된 화장실과 샤워실도 전면 개선됐다.

학교법인 일주세화학원은 올해 약 8억 원을 들여 250평 규모의 세화여고 배구부 숙소를 전면 개선하는 등 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숙소를 단순한 생활공간이 아닌 선수 육성 인프라의 하나로 본 것이다. 훈련뿐 아니라 생활과 회복까지 안정적으로 뒷받침해 선수들이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세화여고 이용희 감독은 “올해 단시간 내 많은 것을 바꿔주셨다. 국내 고등학교 배구부 시설 중에서는 최고이지 않나 싶다. 프로팀 시설에 견줄 수 있을 만큼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주변에서는 카페 같다고 말한다”면서 “이사장님, 교장 선생님이 배구부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고 밝혔다.

세화여고 주장 노윤아도 “화장실, 샤워실, 헬스장, 개인 책상이나 침대 등 전체적으로 다 바뀌었다. 조명도 좋아서 사진을 찍어도 잘 나온다. 다만 3학년이라 곧 졸업을 하기 때문에 무척 아쉽다”고 전했다.

새 단장된 세화여고의 물리치료실과 헬스장, 침실 및 학습공간./일주세화학원 제공

이 같은 과감한 투자에는 이호진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의 유소년 육성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의지가 반영됐다. 학교법인 일주세화학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 총재는 KOVO 총재 취임 이전부터 유소년 선수층 확대와 체계적인 선수 육성 기반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배구부 숙소 리모델링 계획을 보고받은 뒤에는 선수들이 성장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춰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화여중·고는 시설 개선과 함께 ▲학교·프로팀 간 연계 ▲해외 경험 확대 등을 통해 유소년 선수 육성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유망주 발굴에 그치지 않고 학교와 프로를 잇는 성장 경로를 만들고, 어린 시기부터 다양한 배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세화여중·고 팜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프로팀과의 활발한 연계와 교류다. 학교재단과 흥국생명 배구단이 태광그룹이라는 한 지붕 아래 있다는 강점을 활용하고 있다. 세화여중에서 세화여고로 이어지는 중·고교 연계 육성에 프로구단과의 교류를 더해 학생 선수들이 어린 시절부터 프로 무대를 구체적인 목표로 삼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세화여중·고 선수들과 매년 합동훈련과 특별레슨 등을 통해 프로 무대에서 축적한 경험과 훈련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 학생 선수들은 프로 선수와 지도자에게 직접 배우며 자신의 기량을 점검하고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훈련을 경험할 수 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나아가 프로 무대까지 이어지는 성장 경로를 어린 선수들에게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용희 감독도 “프로팀과 교류는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TV로만 보던 언니들의 플레이를 눈앞에서 보고, 합동 훈련으로 같이 땀을 흘리다보면 선수들이 느끼는 바가 크다”고 했고, 노윤아도 “다른 팀에서는 얻을 수 없는 좋은 기회다. 그런 경험들을 여기서 할 수 있어서 좋다”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지난 6월에 진행된 흥국생명배구단 핑크스파이더스와 세화여중·고의 특별레슨./일주세화학원 제공

또 다른 축은 선수들의 경험과 시야를 국내 무대 밖으로 넓히는 것이다. 세화여중·고는 일본 학교 배구부와의 교류를 새롭게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보다 두터운 선수층과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갖춘 일본 학교 배구를 학생 선수들이 이른 시기부터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선진 훈련 방식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배구 문화와 환경을 접하면서 더 넓은 무대를 바라보는 시야와 해외 무대에 대한 도전의식을 키우도록 한다는 취지다. 김연경과 이다현 등 흥국생명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일본 무대에 진출해 경험의 폭을 넓힌 것처럼 학생 선수들도 이른 시기부터 해외 배구를 접하며 더 큰 무대를 꿈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삼찬 세화여고 교장은 “유소년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체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도 밝아질 수 있다”며 “학교와 프로구단의 연계를 강화하고 다양한 경험과 안정적인 훈련 환경을 제공해 학생 선수들이 더 큰 무대를 목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유소년부터 프로까지 이어지는 세화여중·고의 ‘팜 시스템’이 한국 여자배구 재도약에 새로운 활로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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