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난세에 영웅이 등장한다. KIA 타이거즈가 그렇다. 김도영, 박재현이 빠지고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아시안게임 차출기간 첫 주를 3승1패로 마무리했다.
KIA는 2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8-6으로 이겼다. 19일에 이어 20일에도 NC를 잡고 NC전 8연패 이후 2연승을 거뒀다. 올 시즌 NC에 여전히 4승11패로 크게 밀린다. 그러나 이번 2연승은 매우 의미가 크다.

김도영, 박재현, 성영탁 없이 NC 포비아를 깼다는 점, 3연승을 달리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3위 LG가 무려 7연승을 달리는 바람에 여전히 LG와의 격차는 3경기다. 그러나 KIA는 LG와 26~27일 광주 2연전, 내달 3~5일 잠실 3연전까지 맞대결 다섯차례를 남겨뒀다. 여기서 격차를 최소한으로 좁힐 기회가 있다.
특히 KIA는 김도영과 박재현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고민이었다. 3루에는 이호연, 박민, 김규성, 정현창, 변우혁, 윤도현 등 팀에서 3루를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선수가 돌아가며 기용되지만 김도영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는 건 불가능하다.
대신 김도영의 3번 타순은 헤럴드 카스트로가 잘 메우고 있다. 카스트로가 3번으로 올라오면서 베테랑 김선빈이 5번으로 올라왔다. 그러면서 최근 타격감이 좋은 한준수가 2번을 채우면서, 나름대로 상위타선에서 짜임새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고민으로 남은 건 리드오프다. 박재현의 자리다. 결과적으로 박재현의 몫은 박정우가 기대이상으로 잘 메워내고 있다. 박정우는 이미 박재현이 이탈하기 전, 지난주부터 출전시간을 늘려왔다. 애당초 카스트로를 외야로 보내려고 했지만, 박정우가 박재현, 나성범과 함께 외야에서 수비도 잘해줬고, 빠른 발로 팀의 기동력도 올려줬다.
2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는 결정적인 한 방을 터트렸다. 2-4로 뒤진 8회초 2사 만루서 NC 우완 이용준의 146km 포심을 잡아당겨 우선상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뽑아냈다. 재역전 결승타였다. 이후 흐름을 장악한 KIA는 NC전 2연승과 함께 3연승을 거두며 LG와의 격차를 3경기로 유지했다.
박정우는 그동안 만년 백업이었다. 작년을 기점으로 1군 붙박이 백업이 됐다. 올해 후배 박재현에게 주전을 내줬다. 작년만 해도 신인 박재현은 1~2군을 오가는 신세였지만, 박재현은 이제 KIA의 붙박이 리드오프 겸 코너 외야수를 넘어 국가대표까지 선발됐다. 반면 박정우는 작년이나 올해나 외야 대수비, 대주자 역할을 소화해왔다.
그러나 지난주부터 출전시간을 늘리더니 김도영과 박재현이 빠지자 공수에서 더 무게감 있는 역할을 잘 소화해내고 있다. 박정우는 이날까지 96경기서 타율 0.303 15타점 28득점이다. 득점권타율은 0.320.
박정우는 2017년 2차 7라운드 64순위로 입단한 뒤 오랫동안 1군에 자리를 못 잡았지만, 구단 내부에선 공수주를 갖춘 외야수로 바라보고 있었다. 기회가 많지 않았고, 체력이 조금 약하다는 이범호 감독의 진단이 있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이 박정우 야구인생의 뜻밖의 기회가 됐다. 최근 공수주에서 좋은 플레이를 상당히 많이 보여준다. 리드&리액트가 조금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팀 공헌도가 매우 높다. 아시안게임 멤버가 돌아오기 전까지 붙박이 리드오프를 맡겨도 무방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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