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부산진구가 다시 뛴다. 서면과 전포동을 중심으로 부산에서 가장 많은 청년이 몰리는 이 도시는 오랫동안 부산 경제와 교통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고, 지금도 그 무게는 여전하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영욱 구청장은 “구청장이 아니라 구민이 주인공인 부산진구를 만들겠다”며 취임 일성을 밝혔고, 이후 구민생활소통단 운영과 체납관리단 일일 체험 등 이색 소통 행보를 이어가며 주민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최근 본지가 취재한 구정 현안을 짚어보면, 재선 김영욱호는 전포동의 활력을 지키는 일부터 부전역과 범천정비단 개발, 동서고가로 처리방안까지 굵직한 구상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임기 초반 던진 이 구상들이 부산진구를 어떤 모습으로 바꿔놓을지,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 전포동 카페상권의 지형도 변화
전포동은 개성 있는 카페와 소품숍이 몰리며 부산의 대표적인 젊음의 거리로 자리 잡았다. 전포카페거리를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은 한때 부산 관광의 새로운 명소로 꼽혔고, 지금도 주말이면 젊은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다만 부산진구에 따르면 전포카페거리에서 운영 중인 카페 수는 2년 전 63곳에서 현재 60곳으로 줄었다. 통계청 조사 결과 서면·전포 상권 소규모 상가 임대가격지수는 2023년 1분기 98.2에서 2025년 2분기 100.7로 올랐고, 전용 50㎡ 기준 월 임대료는 100만원 초반대에 이른다. 임대료 부담을 느낀 일부 카페들은 인근 전포사잇길로 옮겨갔고, 해당 지역 카페 수는 2023년 117곳에서 162곳으로 오히려 늘었다. 구는 이를 상권이 성장하며 자연스럽게 외연을 넓히는 과정으로 보고, 문화·예술 콘텐츠 결합과 커피축제 등으로 상권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전포동이 앞으로도 부산을 대표하는 거리로 남으려면, 이 활력을 어떻게 이어갈지가 구정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 현장과 온라인 넘나드는 소통법
김 구청장은 재선 이후 20개 동을 돌며 주민 목소리를 직접 듣는 구민생활소통단을 운영하고 있다. 체납관리단 업무를 하루 동안 직접 체험하며 현장 소통을 강화하기도 했다. 주민 건의사항은 구청장이 직접 챙기는 체계를 마련했으며, 선거 캠프 시절부터 이어온 페이스북 쇼츠 영상 소통도 재선 이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SNS를 통한 이런 시도는 젊은 층이 많은 지역 특성을 구정 홍보에 그대로 녹여내며, 전통적인 관 주도 행정에서 벗어나 현장과 온라인을 넘나드는 소통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짧은 영상을 꾸준히 공개하는 방식은 딱딱한 행정 홍보에서 벗어나 구청장의 육성과 표정을 그대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재선 구청장으로서 이미 확보한 지지 기반을 넘어 임기 초반부터 체감형 행정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 서면 상권 살리기의 다양한 실험
서면 상권 활성화는 구정의 핵심 과제로 자리 잡았다. 부산진구는 2024년 동네상권발전소 지원사업에 선정돼 5년간 최대 100억 원 규모의 지원을 확보했고, 로컬크리에이터와 상인, 주민이 함께 상권 발전전략을 기획하는 방식으로 서면의 새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포사잇길 청년상인 모임을 기반으로 청년상권운영단을 출범시켜 브랜딩 콘텐츠 제작, 청년예술가 전시공간 운영, 거리 축제 기획 등 5개 사업을 추진했다. 청년을 단순한 정책 수혜자가 아니라 상권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주체로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서면1번가 자율상권구역 지정과 상인 네트워크 구축까지 더해지며, 부산진구는 민간 주도형 상권 재생 모델을 다각도로 실험하고 있다. 재선 이후에도 이런 흐름은 이어져, 오는 19일에는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댄스 공연과 인기 가수 무대를 곁들인 '서면 차 없는 거리, 문화로 채우다' 행사를 열어 가을철 방문객을 끌어모을 계획이다.
다만 이 흐름 속에서 서면1번가 상권활성화 용역을 둘러싼 논란도 있었다. 용역보고서에 금정구 용역 내용이 상당 부분 그대로 옮겨진 정황이 드러났고, 구의회에서는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구청 측은 사업 목표가 같으면 내용이 유사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다양한 시도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려면, 이번 지적을 계기로 실행력을 더 꼼꼼히 다지는 일이 남은 과제다.
◆ 동서고가로, 처리방안 논의 급물살
부산진구를 지나는 동서고가로의 처리방안도 지역의 뜨거운 현안이다. 부산시는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건설 과정에서 시·종점부 구간의 동서고가로는 철거하기로 했다. 다만 학장~진양 구간은 시의 정책 결정과 시민 의견을 수렴해 철거 또는 존치(공원화)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최근 부산시의회는 동서고가로 처리방안과 관련한 협약에 동의했다. 부산시와 우선협상대상자는 시의 절차 이행, 철거 공사 범위와 비용 등을 협의해 협약에 반영했고, 국토교통부 제출과 실시협약 등 후속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다. 전재수 시장은 “부울경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완성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동서고가로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풀리든, 부산진구로서는 오랜 숙원이었던 도심 구조 개선의 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논의를 기대감 있게 지켜보는 분위기다.
◆ 도심 속 미래 성장동력 개발전략
김 구청장이 구정의 핵심 축으로 제시한 것은 부전역 복합환승센터와 범천철도차량정비단 이전 적지 개발이다. 그는 “부산진구에 필요한 것은 연결하는 개발”이라며 부전역 복합환승센터, 범천철도차량정비단 이전 적지, 서면메디컬스트리트, 서면 상권을 하나로 잇는 구상을 밝혔다.
부전역 복합환승센터와 관련해서는 40만명이 넘는 주민 서명을 국토교통부에 전달하고 맞이길 조성 등 기반 작업을 상당 부분 마친 상태로, 김 구청장은 이제 “실행과 완성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범천철도차량정비단 이전 부지에는 미래형 산업단지를 유치해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는데, AI·디지털 등 첨단 제조 기반 기업을 끌어들여 부산진구를 소비 중심 도시에서 산업도시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다. 두 사업 모두 코레일, 부산시, 국토교통부 등 여러 기관이 얽힌 대형 프로젝트여서 완성까지 시일이 걸리겠지만, 완성되면 부산진구의 도시 구조 자체를 바꿀 잠재력을 지닌 사업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재선 김영욱호는 현장 소통과 대형 개발사업 추진이라는 두 축을 나란히 이어가고 있다. 전포동의 활기를 지키는 일부터 부전역과 범천정비단 개발 완성, 동서고가로 처리방안까지, 임기 초반 던진 구상들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며 부산진구를 다시 한번 부산의 중심으로 도약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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