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외교장관 회담 앞두고 커지는 “호르무즈 파병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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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호르무즈 파병 반대 개혁진보 4당(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이 피켓팅을 하고 있다. / 뉴시스
17일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호르무즈 파병 반대 개혁진보 4당(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이 피켓팅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소은 기자  한미외교장관 회담을 하루 앞두고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안 검토를 둘러싼 정치권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개혁진보 4당(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마저 등을 돌린 데다 여당 내에서조차 반대 목소리가 잇따르면서 파병안을 고리로 한 당정 균열 우려까지 제기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이하 외통위) 소속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파병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부가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국방부 현지 조사단을 파견한 점을 짚으며 “결정된 것은 없다는데 검토는 갈수록 구체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종훈 진보당 대표도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외교장관 회담에서 “파병은 없다”는 명확한 입장을 전달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비전투 △방어적 지원 △국제적 협력 등 어떤 명목으로도 파병의 문턱을 낮춰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국의 파병 압박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범여권은 ‘대한민국은 국제 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는 헌법 제5조 제1항을 근거로 파병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가 국민을 믿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같은 날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개혁진보 4당은 호르무즈 파병 반대 공동 행동을 열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3월 공동 제출한 ‘대한민국 국군의 미국-이란 전쟁 및 호르무즈 해협 군사 파병 반대 결의안’을 국회가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가안보실 주도로 진행되던 파병 논의가 이번 주 들어 신중론으로 돌아선 점은 인정하면서도 단순한 신중론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하루빨리 ‘파병 불가’로 결정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의 동참을 요구했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또한 정부의 미온적 태도 가리켜 “파병 문제를 다른 외교·안보 현안과 연계해 협상 테이블에서 흥정하려 한다”고 비판을 가했다.

송석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뉴시스
송석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뉴시스

◇ 여당도 “파병 불가”… 당정 엇박자 논란

이날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서는 여당 의원들마저 반대 목소리를 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과거 이라크 파병을 명분으로 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이라크 파병은 9·11 테러처럼 미국이 침략당한 전쟁이었기 때문에 한미동맹과 인도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우 의원은 이번 사안의 경우 미국이 주도한 침략 전쟁이고 미국 내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66%가 지지하지 않는 점을 들어 원칙에 기반한 대응을 요구했다.

파병 논란 초기부터 반대해 온 이기헌 민주당 의원 역시 “호르무즈 해협 앞 카타르에만 약 2,000명의 재외국민이 살고 있다”며 국민 안전을 위해서라도 파병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란과의 관계에 대한 우려도 덧붙였다. 종전 후 중동의 파괴된 석유·송유·조선 시설 복구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큰 장점을 지닌 만큼 전후 복구 사업에 참여로 기여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친명(친이재명)계 박선원 민주당 최고위원도 당 공식 유튜브 채널 ‘민주당TV’에서 “우리가 직접 참전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없다는 기본 원칙을 세우고 독자적인 판단을 그다음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며 전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여당 내에서조차 반대 목소리가 쏟아지자, 당정 간 엇박자에 대한 야당의 비판도 이어졌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파병 문제의 경우 당정 간 조율한 뒤 상임위 회의에서 말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민주당 의원들의 대체적 의견이 반대다. 집권당과 정부 의견이 이렇게 판이하면 국민이 어떻게 믿겠는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외통위에 출석해 “기본적으로 한미관계 측면보다도 항행의 안정이나 에너지 수급선의 안전, 지역 교민·국민의 안전 차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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