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혁신당, 교섭단체·이중당적 두고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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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접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신장식(좌측)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민석(우측)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접견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소은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국회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기준과 이중당적 정리 문제를 둘러싸고 충돌했다. 민주당이 15석 완화안과 함께 이중당적을 먼저 정리하자고 제안했지만, 혁신당은 10석 정상화 당론을 강조하며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반발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16일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당 공식 유튜브 채널 ‘민주당 TV’에서 진보 진영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시작됐다. 김 대표는 “(현행 20석에서) 15석 정도가 처음에는 현실적이고 수용 가능하지 않겠냐는 생각들을 (의원들이) 하는 것 같다”며 기준을 제시했다.

혁신당은 당일 언론 공지를 통해 협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현행 20석 요건은 박정희 정권 당시 교섭단체 문턱을 높이기 위해 만든 유신 잔재인 만큼 유신 이전 기준인 ‘10석 정상화’ 당론을 재확인했다. 

다음 날에도 김 대표가 같은 채널에서 교섭단체 완화 문제를 다시 제기하며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김 대표는 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을 예방하며 이야기를 나눴고 대부분 긍정적이었다고 전했다.

혁신당이 전날 접촉이 없었다고 지적한 점에 대해서는 이미 사전에 만났다는 점을 강조하며 “어제 박범계 위원장, 진보당 담당 진성준 위원장, 혁신당 담당 이해식 위원장 등에게 오늘부터 접촉을 바로 하라고 얘기를 해서 아마 어제쯤 접촉이 다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를 예방하며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를 예방하며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그러나 혁신당은 이날도 어떠한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17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장식 혁신당 대표는 “김 대표의 발언이 다른 정당들과 15석으로 합의된 것처럼 말한다”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김 대표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견제 의도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기준이 10석으로 낮아지면 12석인 혁신당이 단독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교섭단체 논란’에 이어 이중당적 정리까지

김 대표는 이날 8·17 전당대회 당시부터 강조해 온 ‘이중당적 정리’를 재점화했다. 그는 이중당적에 대해 불가피한 관행적 측면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원칙적으로 옳지 않고 여야뿐만 아니라 진보 진영 내에서도 존재하는 만큼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합당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정리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기자들과 만난 임명희 혁신당 대변인은 해당 문제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도 진행할 수 없는 만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소모적인 대화일 뿐이라고 전했다.

다만 전날 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이 정춘생 혁신당 사무총장에게 한번 만나자는 통화 한 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만남이 예정됐느냐’는 질문에 임 대변인은 “지도부 내에서 상의 중”이라고 답했다.

한편, 민주당 내부에서는 15석이라는 의석수가 오히려 소수 정당 모두에게 공정하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10석으로 낮출 경우 혁신당에만 혜택이 돌아간다는 이유에서다. 김용남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은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10석으로 낮추면 혁신당만 그 혜택을 보고 의원 숫자가 적은 소수 정당은 지금보다 어떻게 보면 더 나빠지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혁신당과 진보당(4석)이 합치면 16석이 된다는 점을 들어 “다른 정당과 연대 통합을 논의할 기회가 되는데 왜 저렇게 반발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 역시 전날 민주당 외 진보 정당들이 합치면 충분히 조건을 충족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접견하며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접견하며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다만 임 대변인은 현재 의석수만을 기준으로 계산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다음 총선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재 의석수를 기준으로 삼는 것 자체가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임 대변인은 “교섭단체가 국회 상임위원회에 들어가서 논의할 수 있는 역할과 권한이 크다. 다양하고 공정하게 국회에서 역할 할 수 있도록 하는 원칙과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훼손하는 기준을 오히려 제시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치권 내에서는 이번 교섭단체 완화가 김 대표의 연대 손짓이라는 분석과 양당 간 정치적 기싸움이라는 분석이 팽배하게 존재한다. 아울러 민주당 내에서는 혁신당의 이러한 강력한 반발을 두고 존재감 다지기에 해당한다는 분석까지 제기된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처음부터 10석으로 줄이기 힘든 만큼 15석으로 시작하자고 배려를 한 것 같다. 그러나 혁신당 입장에서는 약속한 바가 있어 기분이 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6·3 평택을 재보궐 선거 이후 양당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만큼 김 대표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최 평론가는 “혁신당은 민주당과 합당 내지 연대를 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든 만큼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노선을 모색하는 과정”이라며 “지금 상황은 우선 줄다리기 싸움으로 봐야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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