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마운자로로 살은 빠졌는데…근육은 괜찮을까[김태오의 피트니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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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오 대표는 "체중계의 숫자와 건강한 감량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태오 대표 제공

[마이데일리 = 김태오 칼럼니스트] 위고비와 마운자로로 대표되는 비만 치료제는 체중 관리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GLP-1 수용체에, 마운자로의 주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는 GIP와 GLP-1 수용체에 작용한다. 식욕과 음식 섭취량을 줄여 생활 습관 관리만으로는 쉽지 않았던 체중 감량을 돕는다. 그렇다면 약물로 살을 뺄 수 있는 시대에도 운동이 필요할까.

답을 찾으려면 체중계의 숫자와 건강한 감량을 구분해야 한다. 체중계는 몸이 얼마나 가벼워졌는지는 알려주지만, 지방과 근육이 각각 어떻게 변했는지, 체력과 신체 기능이 유지됐는지까지 보여주지는 않는다. 체중이 감소할 때는 체지방뿐 아니라 제지방량과 골밀도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제지방량은 근육뿐 아니라 체수분과 여러 조직을 포함하기 때문에, 제지방량 감소를 모두 근육 손실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체중이 줄어드는 동안 근력과 신체 기능 기능까지 떨어진다면 주의해야 한다. 몸무게는 줄었지만 계단을 오르기 힘들고 쉽게 피로해졌다면 좋은 감량이라고만 평가하기 어렵다. 특히 중장년층에게 근육과 뼈는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지키는 중요한 기반이다.

운동은 칼로리만 소모하는 활동이 아니다. 근육이 수축하면 혈액 속 포도당을 에너지로 활용하는 능력이 높아진다. 이 과정에는 세포의 에너지 상태를 감지하는 AMPK와 포도당을 근육 안으로 운반하는 GLUT4가 관여한다. 쉽게 말해 운동하는 근육은 혈액 속 포도당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몸의 대사 기능을 돕는다. 운동할 때 근육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장과 췌장에 신호를 보내 체내 GLP-1 분비에 관여할 가능성도 제시됐다. 이 연구는 동물과 세포 실험을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으므로, 운동이 위고비나 마운자로의 약효를 직접 높인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점은 운동하는 근육이 운동 기관을 넘어 몸 전체의 대사 조절에 참여한다는 사실이다.

김태오 대표는 운동하는 근육이 운동 기관을 넘어 몸 전체의 대사 조절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주목했다. /김태오 대표 제공

운동의 가치는 임상시험에서도 확인된다. 덴마크 연구진은 비만 성인에게 8주간 저열량 식이요법을 시행한 뒤, 참가자들을 운동군, 리라글루타이드 투여군, 운동과 약물 병행군, 약효가 없는 위약군으로 나눠 52주 동안 비교했다. 운동과 약물을 병행한 집단은 네 집단 중 가장 큰 체중 감량을 보이면서도 제지방량을 보존했다. 반면 리라글루타이드만 사용한 집단에서는 운동군이나 위약군보다 고관절과 요추의 골밀도가 더 크게 감소했다. 운동과 약물을 병행한 집단은 더 많은 체중을 감량했음에도 주요 부위의 골밀도를 비교적 잘 보존했다.

다만 이 연구가 운동을 통한 실제 골절 예방까지 입증한 것은 아니다. 연구 대상도 당뇨병이 없는 비만 성인이었고, 사용한 약물 역시 리라글루타이드였다. 따라서 세마글루타이드나 티르제파타이드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같은 결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약물 치료 과정에서 운동이 제지방과 골 건강을 보호하는 중요한 전략이라는 점은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현장에서도 회원을 상담하고 지도할 때 필자가 체중과 함께 확인하는 것도 허리둘레와 체지방, 근력, 움직임 그리고 체력이다. 같은 5kg을 감량하더라도 결과는 다를 수 있다. 한 사람은 체지방을 줄이면서 근력과 활력을 유지했을 수 있고, 다른 사람은 식사량만 지나치게 줄이면서 체력까지 잃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체중이 빠르게 줄었더라도 이전보다 스쿼트가 힘들고 계단을 오를 때 쉽게 지친다면 성공적인 감량이라고만 보기 어렵다. 반대로 체중 감소 속도가 다소 느리더라도 허리둘레와 체지방이 줄고 일상에서 더 잘 움직일 수 있다면 몸은 좋은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감량 속도가 아니라 감량 이후에도 사용할 수 있는 몸을 남기는 일이다.

한 남성이 악력을 측정하고 있다. /김태오 대표 제공

GLP-1 치료와 운동을 서로 대립하는 선택지로 볼 필요는 없다. 필요한 사람은 의료진의 진단과 관리 아래 약물을 활용하되, 식욕이 줄어든 시기를 적게 먹는 기간으로만 보내서는 안 된다. 올바른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 습관을 만드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미국의 생활습관의학·영양·비만 분야 4개 전문단체가 발표한 공동 자문도 GLP-1 치료 과정에서 적절한 영양 섭취와 체계적인 근력 운동의 병행을 강조한다. 이 자문은 근육과 뼈를 보호하기 위한 목표로 주 3회 이상의 근력 운동과 주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제안한다.

하지만 운동 경험이 적거나 체력이 약한 사람이 처음부터 이 기준을 모두 채우려고 무리할 필요는 없다. 현장에서는 우선 주 2회부터 근력 운동을 시작하고, 적응 상태에 따라 주 3회로 늘리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처음에는 무거운 중량보다 정확한 동작을 익히고, 이후 횟수와 무게를 점진적으로 높여야 한다. 걷기나 자전거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함께 실시하면 체력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단백질 섭취도 중요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같은 양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 필요한 양은 연령과 활동량, 현재 체중, 신장 기능과 질환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만성질환이 있거나 약물로 식사량이 크게 줄었다면 의료진 또는 영양 전문가와 상의해 섭취 계획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자는 운동 전문가로서 GLP-1 치료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필요한 사람이 의료진의 관리 아래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비만 치료에 도움이 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약물이 체중 감량을 도울 수는 있어도 감량한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오래 움직이게 하는 일까지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이제는 "몇 킬로그램을 뺐는가"만 물어서는 안 된다. 체지방을 줄이는 동안 근력과 체력을 얼마나 지켰는지, 치료 이후에도 유지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을 만들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체중계의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감량 이후에도 잘 움직일 수 있는 몸이다.

김태오 글로우핏 대표

※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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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Lundgren JR, Janus C, Jensen SBK, et al. Healthy Weight Loss Maintenance with Exercise, Liraglutide, or Both Combined.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21;384(18):1719–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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