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과장, 기자회견장서 질문 논란

시사위크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의혹과 관련해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 가운데 국무총리실 소속 과장(왼쪽 뒷줄 세번째)이 기자회견을 바라보고 있다. / 뉴시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의혹과 관련해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 가운데 국무총리실 소속 과장(왼쪽 뒷줄 세번째)이 기자회견을 바라보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소은 기자  국무총리실 소속 간부가 신분을 숨긴 채 야당 의원의 기자회견에서 공격성 질의를 던진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총리실은 개인의 돌발 행동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당사자인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야당 의원 사찰’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건은 지난 10일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열린 한 의원의 기자회견에서 시작됐다. 한 남성이 한 의원에게 당일 올린 SNS 글의 취지를 물었다. 앞서 한 의원은 “여동생 브로커 편드는 게 한 총리가 할 일이냐. 언제부터 총리가 대놓고 수사 지휘를 하느냐”는 글을 올렸다.

이는 전날(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 한 의원의 수사 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하자 한성숙 국무총리가 “(의혹이 사실이라면) 유출 경위와 위법의 여부, 사실관계를 면밀히 확인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답한 것을 정조준한 발언이다.

남성이 글의 취지를 묻자 한 의원은 “이 의원의 질문에 대해 (한 총리가) 이런 경우에 있어서 관계 기관의 엄정한 조사 확인을 지시하겠다고 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해당 남성은 “확인을 지시한 것이지”라며 말을 끊었고 두 사람 사이에 신경전이 오갔다.

이에 한 의원이 소속을 묻자, 그는 ‘일반인’이라고 답하며 상황이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이 남성은 국무총리실 소속 이병호 기획총괄과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정황을 폭로하며 한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평소 기자들의 소속을 잘 묻지 않는 편이지만 질의 내용과 공격적인 태도가 이상해 소속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 의원이 이 과장의 메신저 단체 대화방 사진을 SNS에 공개하며 논란은 더욱 확산하고 있다. 해당 대화방의 이름은 ‘총리님+주요 간부방’으로 한 총리가 포함돼 있었다. 또한 대화방에는 한 의원의 SNS 캡처본과 함께 ‘어제 총리님 답변. 한동훈 의원 SNS 참고. 질의답변 작성해서 정무, 공보 공유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긴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한동훈 의원이 이병호 과장의 메신저 단체 대화방 사진을 SNS에 공개하며 논란은 더욱 확산하고 있다. / 한동훈 의원 SNS 갈무리
한동훈 의원이 이병호 과장의 메신저 단체 대화방 사진을 SNS에 공개하며 논란은 더욱 확산하고 있다. / 한동훈 의원 SNS 갈무리

직후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 한 의원은 한 총리를 향해 공세를 펼쳤다. 한 총리는 해당 대화방에 입장해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총리의 지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야당 의원 사찰’ 의혹에 대해서도 한 총리는 “시킨 것 정확히 아니다. 저 부분이 사실이라면 상황 파악해 보겠지만 적절치 않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란의 대화방에 대해서도 “내부 업무 진행 중 주요 이슈에 대해 논의하는 방”이라고 해명했다.

총리실은 이날 배포한 보도 설명 자료에서 “A 과장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공개된 장소인 국회 로텐더홀에서 진행 중이던 기자회견 현장을 동료와 함께 우연히 지나치다 즉흥적으로 궁금했던 점을 질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직 공직자가 의원 기자회견에서 신분을 밝히지 않고 질문한 점에 대해서는 엄중 경고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해명에도 정치권의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실수가 아니라 작정하고 짠 각본이고, 국회와 국회의원을 향한 노골적인 조롱이자 모독”이라고 꼬집었다.

헌법 제7조에 명시된 공무원의 신분 보장 및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지적도 나왔다.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위법 행위라는 점을 알았을 것이다. 자신의 신분조차 감춰야 했던 총리실 과장의 질문 배경은 결국 민주당 주장과 같다”며 “김승원에 대한 민주당의 무리한 방어와 더 이해할 수 없는 총리실 과장의 헌법 위반 사태에 대해 대통령은 국민께 뭐라 설명하겠느냐”고 일갈했다.

한편, 여당은 한 의원이 총리실 과장의 신원과 대화방 사진을 어떤 경로로 알게 됐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한 의원님 출처는 어디입니까”라며 “질문자의 신원을 기자들이 확인해줬다고 한 한 의원의 말은 정치검찰 시절 유착했던 언론인들과 국회에서도 부적절한 공조를 이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시사위크’와 만나 이번 사태에 대해 “민주당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도 한 의원이 수사 정보 유출 의혹이 있는 만큼 해당 남성의 신원 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입수된 대화방 사진의 유출 경위를 설명할 필요성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는 “문제가 될 게 없는 사안이다. 프레스 공간이라 한정된 사람만 모일 수 있고 출입이 제한된 곳이라면 제재가 될 수 있지만 열린 공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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