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소은 기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과 기본소득당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사퇴 대신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그간 출근길 문답을 피해왔던 용 후보자는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35분간 관련 의혹을 소상히 반박했다. 여야 간 청문회 일정 협의가 파행을 겪자 더 이상 억측을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직접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Q. 무대응 기조를 깨고 긴급 기자회견을 열게 된 계기는?
A. 용 후보자는 그동안 출근길 문답에 응하지 않고 자신과 당에 관한 의혹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에서 답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당에서는 반박 보도를 냈지만 당사자의 무대응으로 논란이 커졌다. 과거 김행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출근길 문답을 피하자 “소명할 수가 없어서 도망가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던 발언까지 재조명되며 논란이 거세졌다.
이에 대해 신지혜 기본소득당 대변인은 출근길 짧은 답변으로는 국민 의혹을 풀기 부족하다고 판단해 청문회 소명을 준비했던 것이며 초기부터 청문회 준비단과 상의했던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국민의힘의 거부로 청문회 일정 협의가 진행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당 관련 의혹이 사실처럼 보도되고 있어 청문회 전 미리 밝힐 부분은 밝히고자 회견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Q. 현역 의원의 장관 겸직 논란과 ‘국고보조금’ 수령 목적이라는 비판에 대한 입장은?
A. 용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 DJP연합 이후 첫 야당 현역 의원 지명인 만큼 관례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점과 함께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비례 의원직 사퇴라는 관례가 정치인 간 ‘자리 나눠 먹기’로 비춰진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원칙상 겸직의 부작용에 대한 입법적 논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비례 의원에 대해서만 다른 원칙을 적용하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용 후보자의 겸직이 ‘국고보조금’ 때문이라는 일각의 지적도 일축했다. 기본소득당은 6년간 분기별 900만 원의 보조금을 받는 소수 정당으로 이 금액은 1명의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용 후보자는 적은 보조금으로 정당 운영을 해오며 ‘작지만 강한 정당’으로 성장해 왔다고 강조했다. 1석의 원내정당으로서 제안과 대안을 제시할 때 큰 벽을 마주해야 했지만 조금이나마 확보할 수 있는 스피커를 통해 책임을 다해 정치활동을 해나가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정당의 성과와 지난 선거 당시 비례대표 1%대 득표율을 지적하는 기자의 질문에는 “적은 보조금으로 큰 정당과 경쟁해 이뤄낸 결과다.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자유한국당과 정의당보다 높은 득표율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해당 정당들이 원외 정당이었고 같은 원내 소수 정당인 진보당은 당선자를 냈다는 추가 지적에 대해서는 답하지 못했다.
Q. ‘유령 시·도당’ 창당 의혹은 사실인가?
A.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기본소득당이 아파트, 주택, 농장 등에 당사 주소를 등록한 점을 들어 ‘유령 시·도당’ 의혹을 제기했다. 용 후보자는 “시·도당을 창당하고 사무실을 둔다고 ‘보조금’이 더 나오지 않는다”며 각 정당이 받는 국고보조금 비율은 정해져 있다고 해명했다.
특히 농장에 사무실을 등록한 배경에 대해 당 재정 형편이 어려워 유일한 상근자이자 사무를 담당하는 위원장의 자택을 사무소 주소로 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선거관리위원회 신고 및 수리도 마친 사항인 만큼 허위 등록 및 정당법상 위법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어 그는 “1년에 수백억씩 국고보조금을 받는 교섭단체들처럼 전국에 건물 보유하고, 자산소득도 벌어들여야 정치할 자격이 생기는 것이냐”며 1년에 총수입의 35.7%를 국고보조금을 받는 국민의힘과 달리 1.6%만 받는 기본소득당 중 도대체 누가 기생 정당이냐고 반발했다.
Q. 지방선거 당시 측근 업체 3억원 지출 의혹과 부동산 시세차익 논란에 대한 해명은?
A. 선거 공보물 비용 3억원 지출 의혹에 대해서는 선거 직전 이란-미국 전쟁 여파로 기름값 등 원가가 상승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거대 정당은 공보물 인쇄 중도금으로만 19억 이상을 지출하며 국민의당 역시 지난 2022년 대선에서 공보에 15억, 배송에 1억2,000만원을 지출했던 사례를 제시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제기한 ‘중국인 대상 매각을 통한 2,000만원 시세차익’ 논란에 대해서는 아이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서울 이사를 결정하면서 주변 시세대로 판매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취득 후 1년 보유 비과세 요건까지 약 20일이 남아 있었지만, 시세차익이 목적이 아니었기에 빠르게 매각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세율 70%를 적용받아 1,000만 원이 넘는 양도소득세와 생애 첫 주택 대상 감면 취득세까지 반환했다고 덧붙였다.
Q. 장관 자질 부족 지적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A. 성평등위원회 소관 법률 0건 발의 등 자질 비판에 대해 자신은 △육아엄빠연차휴가보장법 △육아엄빠불이익방지법 △아동청소년기본소득법 등을 발의하고 노키즈존 관련 의정활동을 통해서 일·가정 양립 및 양육 친화 활동을 지속해 왔다고 반박했다. 여성가족위원 당시 법안소위에 6번 참석했다는 지적에는 “2년 동안 법안소위가 6번 열렸다. 소위 회의가 6번 열리는데 제가 8번 갈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반문했다.
Q. ‘가족 정당’에 대한 입장은?
A. 당이 용 후보자의 사당이라는 비판과 ‘부부 회의’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창당 직후 의결 체계를 갖추는 과정에서 유일한 회의 성원이었던 당대표가 회의를 열고 사무총장 임명 예정자가 참관했던 것일 뿐 절차적 하자 없이 당직자들과 충분히 상의했으며 임명 후 별도의 인준 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배우자에게 1억2,000만원의 월급을 주기 위해 당비를 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2020년 6월부터 2026년 8월까지 6년 2개월 동안 당에서 근무한 배우자의 월급이 평균 250만원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40세 근로자가 6년 동안 회사에서 258만 원의 급여를 받은 것에 어떤 문제가 있느냐”고 덧붙였다.
Q. 과거 비공개 정파 ‘언더조직’ 활동 의혹 및 관련 인물과의 관계는?
A. 용 후보자는 이날 ‘언더조직’이라는 비공개 정파에 참여했던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해당 정파는 성차별적·위계적 문화 및 역량 부족 등을 이유로 2017년에 자체 해산했으며 용 후보자 역시 이와 관련해 “시대에 뒤떨어진 문화를 가진 집단이 해산하는 것은 마땅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2017년 해산 이후 해당 정파 사람들이 흩어져 행보를 알지 못하며 성차별적·위계적 문화에 대한 반성과 기본소득 중심의 새로운 사회운동에 동의하는 동료들과 함께 2020년 기본소득당을 창당했다고 밝혔다. 관련 의혹이 제기된 김길오 코리아보드게임즈 대표에 대해서도 정파 해산 이후 연락한 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Q. 용 후보자 임명 반대 여론에 대해 당에서는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가?
A. 용 후보자에 대한 국민적 반발은 앞선 의혹들이 사실처럼 밝혀졌기 때문이라고 신지혜 대변인은 분석했다. 신 대변인은 “청년층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나 염세적인 태도가 이 시점에 강하게 (반영됐다)”며 “정치가 제 역할 잘해야 하는 책임감이 더 중대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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