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과거 소득이 없어 내지 못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나중에 한꺼번에 납부해 가입 기간을 채우는 '추후납부(추납)' 신청이 급증하면서, 2020년 말 상한제 도입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열기가 되살아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추납 신청은 2023년 8만7644건까지 떨어졌다가 2024년 13만8459건, 지난해에는 24만4329건으로 뛰었다. 2년 만에 약 2.8배로 불어난 규모로, 올해 상반기에만 이미 10만6838건이 접수됐다. 2020년 12월 국회가 추납 가능 기간을 최대 119개월로 제한한 이후 신청이 매년 줄었던 흐름이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보험료율 인상·연금가치 재평가...외국인 수급권 10년새 80%↑
금융권에서는 현 상황의 가장 직접적인 계기로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 시기를 꼽는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에 따라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올해부터 기존 9%에서 매년 0.5%포인트씩 올라 2033년 13%까지 단계적으로 인상된다. 게다가 보험료는 매년 7월 최근 3년 평균 소득 변동률이 반영돼 재조정되는데, 이번엔 하한액 40만→41만원, 상한액 637만→659만원으로 올랐다. 추납 보험료도 이 기준소득월액을 기준으로 계산되니, 올해 6월 전 추납 신청이 급증한 유인으로 볼 수 있다.
사회 고령화와 일자리 감소로 인한 노후 불안도 배경으로 언급된다. 추납이 법 개정 없이 다시 팽창한 데는 연금 가치에 대한 재평가와 고령화에 대한 불안감이 깔려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매달 확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국민연금이 매력이 재조명되면서, 목돈을 들여서라도 가입 기간을 채워 수급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외국인 가입자의 두드러진 증가세는 형평성 논란을 부추겼다. 외국인의 추납 신청은 2016년 87건에서 지난해 1517건으로 10년 새 17배 넘게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994건이 접수됐다. 실제 추납으로 최소 가입 기간 10년을 채워 수급권을 취득한 외국인은 2016년 27명에서 올해 6월 기준 2250명으로 83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체류 및 실제 납부 기간이 짧은 외국인이 추납을 통해 평생 연금 수급권을 얻게 된 사례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심사기준 강화.실납부 반영 등 '형평성 고려' 개정안 논의
이러한 요인들이 겹치면서 추납 신청이 급증하자 오랜 기간 달마다 성실하게 보험료를 납부해 온 다수 가입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이에 정부와 국회는 부작용 방지를 위한 제도 개편에 본격 착수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출입국 기록을 통해 실제 국내 체류 기간만 인정하도록 외국인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상대국이 우리 국민의 추납을 허용하는 경우에 한해 그 국가 국민에게만 국내 추납을 열어주는 상호주의 원칙을 도입하기로 했다. 국회에서도 상호주의에 따라 외국인의 추납을 제한하고 최소 실제 납부 기간 요건을 두는 법안이 발의됐다.
정부는 성실 납부자를 고려해 실제 납부 기간에 비례한 추납을 인정하거나 현행 119개월 상한선 자체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구체적인 법 개정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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