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시즌 초 왼손 이승현(삼성 라이온즈)은 미운 오리 새끼였다. 4월까지 3경기서 무승 2패 평균자책점 14.81로 크게 무너졌다.
4월 8일 KIA 타이거즈전이 결정적이었다. 이때 이승현은 2⅔이닝 11피안타(2피홈런) 8볼넷 12실점으로 크게 무너졌다.
박진만 감독도 이례적인 쓴소리를 했다. 사령탑은 "불펜투수들은 매일 힘들게 대기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야구하는 것에 비하면, (선발투수는) 왕과 같은 대우인데 그런 내용은 납득이 안 간다"고 질타했다.
2군으로 내려간 이승현은 고군분투했다.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다. 1군 선발 등판 일정이 발가락 물집으로 밀리는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버티고 버텨서 7월 8일 1군에 복귀했다. 2군에 내려간지 61일만이다.
이후 성적은 깔끔하다. 13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42를 기록했다. 롱맨으로 뛰다 5선발로 도약했다.

9월 5일 잠실 LG 트윈스전이 결정적이었다. 이날 5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LG 외인 앤더스 톨허스트(6이닝 무실점)와 대등한 피칭을 했다. 이승현의 호투 덕분에 삼성은 4-3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6일 박진만 감독은 "공격적으로 잘 피칭했다. 적극적으로 하면서 변화구도 커맨드가 잘 됐다. 효과적인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폼을 바꾸면서 제구도 잡히고 구속도 140km 중반을 던진다. 투구 폼을 바꾸면서 밸런스가 잡혔다"고 칭찬했다.
이어 "날짜상 9월 말쯤에 (5선발이) 필요하다. 그 전까지 불펜으로 활용하고 그 날짜에 맞춰서 선발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고 추가 선발 기회까지 예고했다.


취재진을 만난 이승현은 "무실점으로 막아서 기분 좋은 경기였다"고 5일 LG전 소감을 전했다.
이전보다 스윙이 간결해졌다. 박진만 감독이 언급한 변화가 이것. 이승현은 "2군에서 1군 올라올 때부터 교정한 상태로 올라왔다"며 "원래 제가 백스윙이 컸다. 그러다 보니 컨디션에 따라 밸런스 차이가 너무 심했다. 그걸 줄여보자고 해서 (투구폼을) 바꿨던 게 좋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제구에 대해서는 "팔을 간결하게 만들고 나서는 볼넷도 잘 안 준다. 스스로 던지는 감이 좋아지는 것 같다. 릴리즈 포인트도 일정해져서 좋다"고 했다.

기자는 7월 콜업 당시 이승현을 만났다. 지금은 당시보다 훨씬 여유와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 이에 대해 이승현은 "마음은 똑같다. 경기할 때는 항상 차분하게 유지하려고 한다"며 "그때는 스스로 쫓기는 부분도 많았다. 지금은 성적이 좋아도 '나 잘해' 이런 것보다 차분하게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성격도 그렇고요"라면서 배시시 웃었다.
올 시즌을 마치고 이승현은 상무 야구단에 입단한다. 이승현은 "군대에 가니까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해보려고 (투구 폼을) 바꾼 것이었다. 생각보다 폼이 빨리 바뀌었다. 폼이 빨리 잡혀서 마음 편하게 했던 게 좋은 결과로 돌아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한편 KT 위즈와 우승 경쟁에 대해서 "우리가 잘해서 누를 수 있을 때 눌러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입대 전 마지막 시즌인 만큼 가장 높은 곳에서 시즌을 마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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