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 안의 ‘기상청’… AI 일기예보 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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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기후변화의 가속화로 정확한 날씨 예측은 더욱 중요해졌다. 이 가운데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날씨 예측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최근 기후변화의 가속화로 정확한 날씨 예측은 더욱 중요해졌다. 이 가운데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날씨 예측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날씨’ 예측은 농사와 항해, 생활 등 인류 생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때문에 인류 과학 발전과 궤를 같이해 왔다. 고대 이집트 시대엔 나일강의 수위 변화, 천문학 등을 이용해 날씨를 예측했다. 우리나라도 삼국시대부터 조선까지 구름의 모양과 이동방향, 바람, 해와 달 주변 무리 등을 이용해 날씨를 예측했다.

이 같은 흐름은 현대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기후변화의 가속화로 정확한 날씨 예측은 더욱 중요해졌다. 이에 슈퍼컴퓨터와 광학센서, 인공위성에 이르기까지 각종 첨단과학기술이 날씨 예측에 활용되고 있다.

이 가운데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날씨 예측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날씨 예보의 정확도 상승뿐만 아니라 각국 기상청 중심의 날씨 예보가 이제 민간 기업의 영역으로 확장, 새로운 AI산업 먹거리 분야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구글의 차세대 AI 기상 예측 시스템 ‘웨더넥스트 3’

기상예측 AI기술 개발의 선두주자는 ‘구글’이다. 3일 구글 딥마인드는 최신 ‘기상 AI 웨더넥스트3(WeatherNext 3)’를 공개했다. 고해상도의 위성 데이터를 이용, 매시간 일기예보를 AI가 생성하는 시스템이다.

웨더넥스트 3의 가장 큰 특징은 ‘실시간성’이다. 기존 AI기반 기상예측시스템은 대부분 수많은 ‘과거 데이터’를 학습시킨 후, 향후 어떻게 변화할지를 예상하는 방식이었다. 때문에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내일의 날씨’ 등의 실시간 예보엔 취약점이 있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 딥마인드는 ‘FGN(Functional Generative Network) 기반 메시 트랜스포머(mesh transformer)’ 알고리즘을 AI모델에 적용했다. 쉽게 말해 지구를 ‘구형 메시’ 형태로 쪼갠 다음, AI가 대기 상태 변화를 학습해 미래 날씨 분포를 생성하는 것이다. 여기서 구형 메시는 지구 표면을 작은 삼각형이나 다각형 조각으로 잘게 나눈 격자다.

3일 구글 딥마인드는 최신 ‘기상 AI 웨더넥스트 3(WeatherNext 3)’를 공개했다. 고해상도의 위성 데이터를 이용, 매시간 일기예보를 AI가 생성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1시간 간격의 실시간 정지궤도 위성 모자이크 이미지와 기존의 과거 분석 데이터를 입력받아 학습하고 분석한다. / 사진=Google 
3일 구글 딥마인드는 최신 ‘기상 AI 웨더넥스트 3(WeatherNext 3)’를 공개했다. 고해상도의 위성 데이터를 이용, 매시간 일기예보를 AI가 생성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1시간 간격의 실시간 정지궤도 위성 모자이크 이미지와 기존의 과거 분석 데이터를 입력받아 학습하고 분석한다. / 사진=Google 

그 결과, 웨더넥스트 3는 다양한 공간 해상도로 시간별 예보 생성이 가능해졌다. 광범위한 지구 바람 패턴부터 지역 지형 등 물리적 일관성 유지에도 성공했다. 구글 딥마인드 측에 따르면 이 시스템 주요 지표면 변수(기온, 습도 등)는 5km 해상도다. 다른 지표면 변수는 10km 해상도다. 풍속 등 대기 변수는 25km 해상도로 시각화가 가능하다.

웨더넥스트 3는 학습 방식에서도 기존 모델들과 차별성을 두었다. 지금까지 개발된 기상예측 AI모델들은 보통 ‘수치 기상 예측(Numerical Weather Prediction, NWP)’ 기반 데이터를 학습했다. 쉽게 말해 현재 기온·기압·습도·바람 등 관측값 데이터를 슈퍼컴퓨터로 분석, 날씨를 예측하는 방식이다. 정확도가 높다는 장점은 있지만 보통 6시간 이상의 데이터 지연, 강우량, 지표면 온도 등 빠르게 변화하는 변수에 편향이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웨더넥스트 3는 실시간 위성영상과 지상 관측소·위성 강수관측 등 실제 기상관측 자료를 직접 학습한다. 이를 통해 기존 수치예보 자료 생성 과정에서 발생하던 시간 지연과 편향을 줄이고 매시간 최신 관측을 반영한 예보를 생산한다. 또한 지속적으로 글로벌 규모의 데이터를 실시간 학습시켜 모델 정확도도 높인다.

새로운 학습 방법 적용 결과, 웨더넥스트 3의 강수량 예측도는 크게 향상됐다. 데이터 학습을 담당하는 ‘구글 리서치’ 측에 따르면 전지구 범위의 중기예보(1~2주 단위 기상예측) 평가 결과, 미항공우주국(NASA)의 전지구 강수관측(GPM) 기반 다중위성 예측시스템 ‘IMERG’ 기준으로는 최대 60%, 미국 고해상도 강수관측망(MRMS) 기준으로는 30% 성능이 개선됐다. 특히 예보 초기 구간에서는 지상 우량계 관측값 대비 측정 정확도가 10% 향상됐다.

구글 딥마인드와 구글 리서치는 “전 세계 기상 모델은 강수량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며 “기상은 미세한 규모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구름 과정에 의해 발생, 기존 물리법칙으로 예측하기 어려워 AI는 모호한 예측을 내놓거나 심각한 폭풍의 경계를 완전히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ASA의 위성 기반 통합 다중 위성 강수량 데이터와 위성 레이더를 기반으로 한 자체적인 전지구 강수량 재분석 데이터라는 두 가지 매우 높은 품질의 강수량 데이터를 사용해 모델을 학습시켰다”며 “그 결과 강수량 예측 정확도가 크게 향상됐다”고 밝혔다.

AI기반 기상예측 시스템이 슈퍼컴퓨터 기반의 고전적 기상예측과 대비해 갖는 가장 큰 장점은 ‘모델의 소규모화’다. 즉, 가벼운 시스템만으로도 정확도가 우수한 기상예측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AI기반 기상예측 시스템이 슈퍼컴퓨터 기반의 고전적 기상예측과 대비해 갖는 가장 큰 장점은 ‘모델의 소규모화’다. 즉, 가벼운 시스템만으로도 정확도가 우수한 기상예측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 ‘가벼운’ AI기상예보, 날씨 예측 기술 트렌드를 바꾼다

정확도와 속도 측면에서 AI기반 기상예측 시스템은 효과적인 기후변화 대응 수단으로 꼽힌다. 결정적으로 슈퍼컴퓨터 기반의 고전적 기상예측과 대비해 갖는 가장 큰 장점은 ‘모델의 소규모화’다. 즉, 가벼운 시스템만으로도 정확도가 우수한 기상예측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 수치예보가 슈퍼컴퓨터로 복잡한 대기 방정식을 반복 계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소모량, 시간 자원 등은  AI 모델은 학습된 대기 변화 패턴을 바탕으로 미래 상태를 빠르게 추론한다. 이에 따라 더 적은 컴퓨팅 자원으로 예보 생성이 가능하다. 또한 다수의 예측 시나리오를 동시에 계산하거나 예보 갱신 주기 단축, 에너지 절약 등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유럽기상연맹(ECMWF)’은 지난해 ‘기상 인공지능 예측 시스템(AIFS)’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ECMWF에 따르면 AI 기반 AIFS는 전통적 슈퍼컴퓨터 기반 일기예보 1회 생성에 필요한 에너지를 약 1,000분의 1로 줄인다. 또한 그래픽처리장치(GPU) 1개로 15일 전지구 예보를 1분 이내에 계산할 수 있다. 수백, 수천 개의 GPU가 필요한 슈퍼컴퓨터보다 하드웨어 자원에서도 유리하다.

이는 지난달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구글 딥마인드와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국립허리케인센터(NHC)’ 등은 태풍, 허리케인 등 열대성 저기압의 진로, 강도, 규모를 예측할 수 있는 AI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앞서 구글이 공개한 웨더넥스트 3의 이전 모델을 이용한 것이다.

‘웨더넥스트 사이클론(WeatherNext Cyclones, WN-C)’이라고 소개된 이 기술은 전 세계 태풍·허리케인 등 열대성 저기압에 대한 과거·실기간 데이터를 학습시켰다. 그 결과,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발생한 열대성 저기압에 대한 평가에서 기존 기상모델 대비 평균 하루 이상의 예측 시간적 우위를 보였다.

공동 연구진은 “지역 모델보다 해상도가 훨씬 낮은 입력 데이터를 사용해 우수한 태풍 예측 결과를 얻었다”며 “이는 고해상도가 최첨단 강도 예측의 필수 조건이 아니며 오히려 이러한 해상도가 낮은 대기 데이터에 이전에 인식됐던 것보다 더 많은 강도 신호가 포함돼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AI기반 기상예측 시스템의 효율성은 국내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서도 증명됐다. 지난 2022년 5월 유동현 포항공대(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팀은 GPU 1대 만으로도 정확도 높은 태풍 예측이 가능한 ‘태풍 예측 AI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IEEE Access’에도 게재됐다.

유동현 교수팀 ‘생성적 적대신경망(GAN)’ 기반 AI모델을 활용, 태풍 예측 모델을 제작했다. 해당 모델은 12시간 전 태풍 이동경로를 약 3%의 평균 오차(66.5㎞) 내로 예측하는데 성공했다. 일반적인 슈퍼컴퓨터의 경로 예측 오차가 84.8㎞을 감안하면 약 21.6%의 오차다. 다만 일반 컴퓨터 1대만으로 예측한 결과라는 점은 고무적 성과다. 또한 태풍세기 예측률도 81.3% 수준으로 높았다.

기존 슈퍼컴퓨터 대비 가볍고 접근성 높은 AI 기상예측 시스템은 신규 산업 분야로도 주목된다. 여러 AI기반 앱과 기상 정보 제공 서비스 등에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AI업계 및 시장조사기관들에선 관련 시장 성장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기존 슈퍼컴퓨터 대비 가볍고 접근성 높은 AI 기상예측 시스템은 신규 산업 분야로도 주목된다. 여러 AI기반 앱과 기상 정보 제공 서비스 등에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AI업계 및 시장조사기관들에선 관련 시장 성장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 ‘손 안의 기상청’ 시대 오나… 관련 시장 급성장

이처럼 기존 슈퍼컴퓨터 대비 가볍고 접근성 높은 AI 기상예측 시스템은 신규 산업 분야로도 주목된다. 여러 AI기반 앱과 기상 정보 제공 서비스 등에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AI업계 및 시장조사기관들에선 관련 시장 성장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AI기반 기후 모델링 시장 규모를 약 4억9,150만달러(약 6,604억원)로 추정했다. 오는 203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21.9%로 기대됐다. 예측 시장 규모는 올해보다 약 4배 이상 성장한 19억9,210만 달러(약 2조6,75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그랜드뷰리서치는 “AI기반 기후 모델링 및 예측 시장은 폭염, 가뭄, 사이클론과 같은 기후 현상 예측 정확도를 높여준다”며 “지구 자원 보존과 사회적 안전, 생태 보호 등에 도움이 될 수 있어 AI기반 관련 기술에 대한 수요 증가와 함께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웨더넥스트 등 관련 기술 시장을 선도하는 구글도 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3일 웨더워스트 3 발표와 함께 “이런 혁신적 기술을 연구실 밖으로 가져와 실제 세계에 적용하고자 한다”며 “구글의 핵심 AI 생태계 전반에 통합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웨더넥스트 3는 구글 검색과 제미나이 앱, 구글 지도, 구글 어스 엔진 등 날씨 서비스에 적용된다”며 “우리의 주된 목표는 AI기반 기상 정보를 발전시켜 모든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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