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이름값을 제대로 했다. KT 위즈가 팀명대로 마법 같은 역전승을 만들었다. 그 뒤에는 '국가대표 왼손' 오원석의 헌신이 있었다.
지난해 오원석은 자신의 잠재력을 만개했다. 25경기에서 11승 8패 평균자책점 3.67로 커리어 하이를 썼다. 전반기에만 10승을 챙겼다. 후반기 약점은 계속됐으나, 기복 속에도 1승을 챙겼다.
올해 대형 사고를 예고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해다. 오원석은 25세 미필 투수다. 군 면제에 대한 열망이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일까. 4월 5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22로 펄펄 날았다. 연신 150km/h의 강속구를 보더라인에 찔러 넣었다. 28⅓이닝 동안 27탈삼진을 잡았고, 볼넷은 5개에 불과했다.


페이스를 너무 빨리 올린 탓일까. 추락이 시작됐다. 5월부터 8월까지 13경기에서 2승 6패 평균자책점 8.22로 크게 부진했다. 몇 차례 2군에서 조정을 했으나,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후반기에는 불펜으로 이동했다.
세부 성적은 오히려 좋아졌다. 9이닝당 삼진 비율(7.7→8.8개), 9이닝당 볼넷 비율(3.5→3.0개) 모두 커리어 하이다. 인플레이 타구 타율이 0.370, 잔루율이 60.6%로 모두 커리어에서 제일 나쁜 수준이다. 운의 영향이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9월 첫 등판서 반전을 만들었다. 오원석은 3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선발 고영표는 3이닝 7실점으로 크게 부진했다. 오원석이 최대한 이닝을 끌어줘야 했다.
4회 첫 타자 요나단 페라자에게 안타를 맞았다. 흔들리지 않고 문현빈을 포수 뜬공, 강백호를 삼구 삼진으로 솎아 냈다. 노시환 타석에서 견제를 통해 페라자를 2루에서 잡았다. 5회도 노시환에게 단타를 내줬을 뿐, 삼진 2개를 곁들여 이닝을 끝냈다.
6회 선두타자 심우준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평소라면 흔들릴 타이밍. 그러나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오원석의 호투 속에 타선도 화답했다. 1회 안현민의 스리런, 3회 안현민의 솔로포로 간극을 좁혔다. 이어 4~6회 각각 2득점으로 우위를 가져왔다. 8회 3득점으로 쐐기를 박았다. 13-11로 KT의 승리. 오원석이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오원석은 최고 구속 146km/h를 마크했다. 포심 16구, 체인지업 16구, 커브 5구, 슬라이더 4구를 구사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1.0%(25/41)다.


경기를 마친 뒤 오원석은 "팀이 연승 중인 상황에서 오랜만에 도움이 된 것 같아 좋다"고 소감을 남겼다.
폼을 끌어올린 비결은 무엇일까. 오원석은 "퓨처스리그에 있는 동안 기술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는지 많이 고민했다. 러닝을 좀 더 많이 뛰면서 홍성용 코치님과 밸런스 운동 위주로 훈련했다. (2군) 시합 내용은 좋지 않았지만 개인적인 느낌은 괜찮았다"고 했다.
KT 이적 후 첫 불펜 등판이다. 오원석은 "오랜만에 불펜에서 대기하며 그 고충을 약간 느꼈다. 어느 순간 갑자기 나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팔이 안 풀리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지만 막상 던지니까 괜찮았다"고 돌아봤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오는 14일 소집된다. 열흘 남았다. 오원석은 "아시안게임 합류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계속 팀에 도움이 못 되었던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이 크다. 합류 전까지 최대한 팀을 위해 열심히 던지고 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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