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법인과 외국인의 참여가 확대되면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국내외 가격 괴리가 줄어드는 대신 가상자산 시장과 외환시장 간 연결성은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 개방이 가격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가상자산 수요 충격이 환율로 전달되는 경로를 강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외환시장 간 연계성·글로벌 거래소의 역할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한은은 글로벌 중개자의 참여 여부에 따라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과 외환시장 간 연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화에 가치가 연동된 자산이다. 원화 등 비달러 법정통화로 스테이블코인을 사들이는 것은 해당 통화를 달러 표시 자산으로 바꾸는 것과 유사하다.
특히 한국은 자본시장 개방도가 높은 국가임에도 달러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이 1.67%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자본통제가 강한 남아프리카공화국(1.80%), 우크라이나(1.86%)와 비슷한 수준이다.

김지현 한은 국제국 국제금융연구팀 과장은 이를 "약간의 퍼즐"이라고 표현하며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달러라이제이션(달러화)이 높은 나라도 아니고 자본통제 정도도 높은 나라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이 높은 이유는 스테이블코인을 사려는 사람이 많을 때 똑같이 1달러를 주고 스테이블코인을 사서 공급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며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이 높다는 것 자체가 시장구조 때문이라는 게 결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법인과 외국인의 참여가 제한돼 있어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과 외환시장에 동시에 접근할 수 있는 글로벌 중개자의 역할도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 매수 수요가 늘더라도 해당 충격은 외환시장보다 국내 스테이블코인 가격, 즉 프리미엄에 주로 반영된다.
◆ 시장 열리면 프리미엄↓…외환시장 연결성↑
반면 글로벌 중개자가 참여하면 가격 괴리는 빠르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의 실증분석 결과, 바이낸스에서 특정 법정통화와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직접 거래가 지원된 이후 해당 통화의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은 약 0.33~0.38%포인트(p) 감소했다. 로컬 거래소와 바이낸스 간 프리미엄 격차가 커질수록 바이낸스에서 로컬 시장으로 스테이블코인이 유입되는 효과도 확인됐다.
다만 가격차가 줄어드는 동시에 외환시장과의 연결성은 강해진다.
글로벌 시장조성자가 스테이블코인 거래상대방으로 참여하면 거래 과정에서 확보한 현지 통화를 매도하고 달러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포지션을 조정한다. 이 과정에서 가상자산 시장에서 발생한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실제 외환거래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바이낸스 거래지원 통화에서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순매수 압력이 높아질수록 대미 달러 환율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바이낸스에서 원화 거래가 지원되지 않는 한국에서는 순매수 압력이 환율보다 스테이블코인 프리미엄 확대에 주로 반영됐다.
조상흠 한은 국제국 국제금융연구팀 과장은 "프리미엄 축소가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의미한다고 보기보다는 가상자산 시장의 수요 충격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낮은 상태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한 해석"이라고 짚었다.
향후 국내 시장에 법인과 외국인의 참여가 확대되면 현재 제한된 외환시장 연결 경로도 열릴 가능성이 있다.
김 과장은 "비금융법인이나 외국인에 대한 참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갈 경우 현재 막혀 있는 경로가 열릴 수 있다"면서도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외환시장 변동성으로 얼마나 전이돼 주요 변동 요인으로 작용할지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이 경로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데이터가 없고 어느 정도 걱정해야 하는지를 판단하기도 어려운 단계"라고 부연했다.
김 과장은 "외환시장이 크면 돌을 하나 던져도 파동이 작다"며 "다양한 금융시장이 열리고 여러 채널이 생기더라도 외환시장의 뎁스가 높아지면 이런 충격을 완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제도가 변화하는 것과 외환시장 뎁스를 늘리고 원화 국제화를 추진하는 것은 같이 붙어 있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향후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법인·외국인의 참여가 확대될 경우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과 외환시장 간 연계성이 강화될 수 있는 만큼 디지털자산 제도 정비와 원화 국제화, 외환시장 구조 개선을 상호 연계된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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