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사상 첫 국비 5조 돌파…숙원사업 '청신호' vs 재정 부담 '경고등'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대전시가 사상 처음으로 정부 예산안 기준 국비 5조원 시대를 열었다. 시는 2일 2027년 정부 예산안에 지역 관련 사업비 5조1043억원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올해 4조8006억원보다 3037억원, 6.3% 증가한 규모다.


이번 정부안에는 장기간 지연돼 온 대전의료원 건립을 비롯해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광역교통망, 주거환경 개선, 창업과 미래산업 육성 등 지역 현안 사업이 폭넓게 포함됐다. 의료 분야에서는 대전의료원 건립비 70억원이 반영됐다.

동구 용운동 선량지구에 들어서는 대전의료원은 15개 진료과와 319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장기간 지연된 숙원사업인 만큼 이번 국비 반영이 사업 추진에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통 분야에서는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비 2043억원과 정림중∼사정교 간 도로 개설비 90억원이 정부안에 담겼다. 정림동과 사정동을 직접 연결하는 도로가 개설되면 안영IC를 이용하기 위해 가수원교까지 우회해야 했던 주민들의 교통 불편이 줄어들 전망이다.

2년 연속 국비 확보에 실패했던 외삼∼유성터미널 BRT 연결도로 사업에도 19억원이 반영됐다.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돼 2030년 개통되면 유성IC 삼거리가 네거리로 변경돼 구암교 네거리 일대의 교통량 분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거환경 개선에는 107억원이 투입된다. 중구 대흥동과 대덕구 중리동, 서구 갈마동, 태평·유천지구 등을 대상으로 주차장 확충과 노후 주거지 정비 등이 추진된다. 미래산업 분야에서는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 160억원, 국가연구소(NRL) 2.0 사업 100억원, 퀀텀 플랫폼 구축 115억원 등이 반영됐다.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대전지역 창업기업에 기업당 최대 4억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복지 분야에서는 기초연금 5693억원, 생계급여 3523억원, 의료급여 3086억원, 영유아보육료 1199억원, 주거급여 1044억원, 아동수당 783억원 등이 편성됐다.

대전시는 오는 11월부터 국회 대응체계인 '국회캠프'를 가동해 정부안에서 빠졌거나 감액된 사업의 추가 반영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10월2일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 대전청의 대전 이전을 위한 청사 건축설계비 약 7억원 확보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한치흠 대전시 기획조정실장은 "대전의료원과 같은 오랜 숙원사업과 미래산업 분야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정부안에 다수 반영된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며 "지역 정치권과 긴밀히 협력해 국회 단계에서 필요한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비 5조원 시대 진입이라는 성과와 함께 대전시의 재정 건전성은 또 다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전시는 올해 5400억원이 넘는 재정 부족에 직면한 데 이어 2027년에는 약 6900억원, 이후에는 연평균 7000억원 안팎의 세출 초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대전시 채무는 1조5864억원으로 2022년보다 5821억원 증가했으며, 2026년부터 2029년까지 갚아야 할 일시상환 지방채도 2477억원에 달한다. 세수 감소에도 기존 사업을 충분히 조정하지 못한 채 대형 토목·건축사업을 확대하고, 일반회계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각종 기금까지 활용한 것이 재정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허태정 시장은 100억원 이상 대형 투자사업 71건, 총 6조2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나라사랑공원과 보문산 전망타워 등 8건을 종료하는 한편 29건은 장기 검토 대상으로 돌렸다. 재정 여건을 고려해 1인당 20만원의 대전형 재난지원금 공약도 철회하고 온통대전 2.0 혜택 확대 방식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대전시는 앞으로 시중은행까지 차입처를 확대해 이자 부담을 낮추고, 중장기 재정투자 총량관리체계를 도입해 신규 사업의 우선순위와 재원 조달 가능성을 사전에 검토할 방침이다.

허 시장은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과 재정 혁신을 통해 3년 안에 재정 위기 국면에서 벗어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재정 악화의 원인을 놓고는 정치권의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선 7기 당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등 주요 기반시설 사업이 지연되면서 공사비가 증가한 부분에 대해서도 책임을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국비 확보 성과를 지역 현안 해결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로 연결하는 동시에, 대형 사업에 따른 지방비 부담과 누적 채무를 어떻게 관리할지가 향후 시정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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