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 ‘공소취소’ 앞에 놓인 세 가지 문턱

시사위크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제438회국회(임시회) 제1차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 뉴시스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제438회국회(임시회) 제1차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검증이 본격화됐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으로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실과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주장해온 이력이 잇달아 검증대에 올랐다. 특히 김 후보자가 장관에 취임하면 검찰총장을 통해 구체적인 사건을 지휘할 수 있는 만큼, 실제 공소취소 추진 여부가 인사청문회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다만 장관의 지휘 권한과 그 지휘의 집행 가능성, ‘조작기소’가 공소취소 사유로 인정될 수 있는지는 각각 따져봐야 할 문제다.

◇ 공소취소 주장해온 김승원… 장관의 지휘 범위는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김 후보자를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그동안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 공동대표를 맡아 “공소취소는 선택이 아니라 법치주의 회복을 위한 국가의 의무”라고 주장해왔다.

지명 이후에도 강압·불법 수사가 확인되면 검사가 공소취소를 검토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거 정치적 주장이 장관 취임 후 실제 권한 행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에 인사청문회에서는 장관의 공소취소 지휘권과 실제 집행 가능성, 조작기소의 판단 기준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첫 번째 쟁점은 법무부 장관이 특정 사건의 공소취소를 지휘할 수 있는지다. 형사소송법 제255조는 공소를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공소취소의 주체는 검사다. 검사가 법원에 공소취소 의사를 밝히면 법원은 공소기각 결정을 내린다. 법무부 장관이 직접 공소취소서를 제출해 재판을 끝낼 수는 없다.

다만 검찰청법 제8조에 따라 법무부 장관은 검찰 사무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할 수 있다. 공소제기와 유지뿐 아니라 공소취소도 검찰 사무에 포함되는 만큼 장관이 총장을 통해 특정 사건의 공소취소를 지휘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 박성준 상임대표(앞줄 가운데)와 김승원 공동대표(앞줄 왼쪽 첫 번째) 등 참석 의원들이 지난 2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출범식 및 결의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 박성준 상임대표(앞줄 가운데)와 김승원 공동대표(앞줄 왼쪽 첫 번째) 등 참석 의원들이 지난 2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출범식 및 결의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 뉴시스

오는 10월 2일 공소청이 출범한 뒤에도 이러한 지휘 체계는 이어질 예정이다. 공소청법 역시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공소청장만을 지휘·감독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 후보자가 취임할 경우 검찰총장이나 향후 공소청장을 상대로 공소취소 검토를 지휘할 수 있는지가 인사청문회는 물론 취임 이후에도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휘권의 인정 여부와 해당 지휘가 실제 공소취소로 이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 장관 지휘, 담당 검사까지 관철될까

두 번째 쟁점은 장관의 지휘가 실제 공소취소로 이어질 수 있는지다. 공소취소는 최종적으로 해당 사건의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검사가 해야 한다. 장관이 총장을 지휘하고 총장이 이를 일선에 전달하더라도 담당 검사가 지휘의 적법성이나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현행 검찰청법은 검사가 구체적인 사건과 관련된 지휘·감독의 적법성 또는 정당성에 이견이 있을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다. 오는 10월 시행되는 공소청법에서도 검사의 이의제기 제도는 유지된다. 장관의 지휘가 내려오더라도 담당 검사가 내부 절차에 따라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담당 검사의 이의제기가 공소취소 지휘를 최종적으로 막을 수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과거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인 사건에 지휘권을 행사한 주요 사례에서는 검찰총장이 반발하거나 사퇴하기도 했지만 지휘 내용은 이행됐다. 이에 담당 검사의 이의제기가 장관 지휘의 효력을 정지시키거나 집행을 막을 수 있는지, 재검토를 요청하는 수준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공소청 출범 이후 설치될 사건심의위원회도 변수다. 공소청법은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거나 공정성이 우려되는 사건의 구속영장 청구와 공소·상소 제기 여부 등을 심의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이미 제기된 공소의 취소가 반드시 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지는 법문에 명시돼 있지 않다.

따라서 장관의 지휘권과 담당 검사의 이의제기가 충돌할 경우 이를 조정할 절차가 쟁점이 될 수 있다. 김 후보자가 공소취소를 지휘하기에 앞서 내부 심의나 외부 검증 절차를 마련할 것인지도 청문회에서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현행 검찰청법상 법무부 장관은 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할 수 있다. 장관이 직접 공소를 취소할 수는 없지만, 검찰총장을 상대로 특정 사건의 공소취소 검토를 지휘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뉴시스
현행 검찰청법상 법무부 장관은 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할 수 있다. 장관이 직접 공소를 취소할 수는 없지만, 검찰총장을 상대로 특정 사건의 공소취소 검토를 지휘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뉴시스

◇ ‘조작된 증거’가 곧 ‘조작된 공소’는 아냐

세 번째 쟁점은 이른바 ‘조작기소’가 공소취소 사유로 인정될 수 있는지다. 김 후보자는 강압·불법 수사가 확인되면 공소취소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조작기소는 형사소송법에 정의된 법률용어가 아니다. 현행법도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시한과 방식은 규정하면서 구체적인 취소 사유는 별도로 제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의 공소권남용과 형사소송법 제255조 ‘공소취소’’(2026, 김재윤) 논문에 따르면 공소취소 사유는 크게 형식적 이유와 실체적 이유로 구분된다. 공소제기 자체가 부적법하거나 재판 도중 소송요건이 사라진 경우는 형식적 이유에 해당한다. 반면 가벌성이 희박해졌거나 진범 검거, 피고인의 알리바이 입증, 유죄 증거 불충분 등으로 공소유지가 불가능해진 경우는 실체적 이유로 분류된다.

이를 조작기소 논란에 적용하면 불법·강압 수사나 일부 증거의 조작이 확인됐다는 사실만으로 공소취소 사유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문제가 된 증거를 제외한 나머지 증거로도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해당 증거가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핵심이고 이를 제외하면 유죄 입증이 어려운 경우에는 ‘공소유지가 불가능한 경우’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나머지 증거로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면 공소취소 필요성을 두고 다른 판단이 나올 수 있다. 조작된 증거가 있다는 사실과 공소 전체가 조작됐다는 결론 사이에는 남은 증거에 대한 평가가 필요한 셈이다.

공소취소가 확정되면 동일한 범죄사실에 대한 재기소도 제한된다. 형사소송법 제329조에 따르면 공소취소에 따른 공소기각 결정이 확정된 뒤에는 다른 중요한 증거가 발견된 경우에만 같은 범죄사실로 다시 기소할 수 있다. 공소취소는 재판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조치가 아니라 국가가 제기한 공소를 철회하고 해당 형사재판을 종결시키는 결정이다.

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밝혀야 할 것은 공소취소에 대한 찬반만이 아니다. 불법·강압 수사를 누가 어떤 절차로 확인해야 한다고 보는지, 문제가 된 증거를 제외하고도 공소유지가 가능한 경우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지도 제시해야 한다. 공소취소를 주장해온 후보자가 이를 지휘할 수 있는 자리에 지명됐다. 청문회에서는 공소취소에 대한 찬반을 넘어 권한 행사와 내부 통제, 조작기소 판단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을 검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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