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연말 임기 종료를 앞둔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내부통제 고삐를 국내 영업현장에서 해외로까지 넓혔다. 책무구조도 시행으로 은행장 등 경영진의 내부통제 관리 책임이 한층 명확해진 가운데, 올해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 규정을 손질하고 영업점 현장점검과 이사회 차원의 소비자보호 거버넌스를 강화한 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 감독당국과 뉴욕지점의 내부통제·리스크관리 체계를 직접 점검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 행장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을 찾아 뉴욕연방준비은행(FRBNY)과 뉴욕주금융국(NYSDFS) 관계자들을 만났다. 뉴욕지점의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 컴플라이언스 체계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와 주요 투자자산의 운영 현장도 찾았다. 자산 운영 현황과 사업성을 점검하고 향후 전망과 리스크 요인을 살폈다. 이어 농협은행 뉴욕지점을 방문해 직원들과 사업현황을 공유하고 영업현장도 직접 확인했다.
◇ 연초부터 내부통제 체계 손질…‘점검·평가·개선’ 책임 강화
농협은행은 올해 1월 1일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규정을 개정했다. 개정 규정에는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위원회 보고안건을 신설·명확화하고, 소비자보호부가 해당 안건을 점검·평가하고 개선을 요구할 수 있도록 업무를 구체화한 내용이 담겼다.

성과보상체계에 대해서도 소비자보호부의 사전합의 이행과 개선요구권을 명시했다. 농협은행은 이를 통해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 체계의 운영과 책임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내부통제의 적용 범위 역시 영업현장으로 내려갔다. 금융소비자보호부문은 올해 3월 충남영업부를 직접 찾아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 이행 여부와 운영 실태를 점검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준수 여부와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예방 관리체계를 확인한 데 이어 고령·장애인·임산부 등 금융취약계층 보호체계와 응대 절차까지 살폈다. 내부통제를 금융사고 예방에만 국한하지 않고 상품 판매와 소비자 접점까지 넓힌 셈이다.
◇ 내부통제를 이사회로…소비자보호위 신설
올해 농협은행의 변화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의 ‘위치’를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농협은행은 이사회 내 소위원회 형태로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했다. 소비자보호 관련 주요 현안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보다 심도 있고 전문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다.
소비자보호위원회는 금융소비자보호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주요 현안을 독립적으로 심의·의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금융소비자보호 담당임원(CCO)의 선임과 해임도 이사회 의결사항으로 명문화했다. 특히 CCO 해임에는 이사 총수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요구해 독립성을 강화했다.
농협은행의 금융소비자보호 체계에서 이사회와 대표이사의 역할, 내부통제위원회 설치·운영, CCO의 선임과 직무 등은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의 주요 평가항목이기도 하다.
올해 농협은행의 내부통제는 규정을 고치는 단계에서 현장 점검으로, 다시 이사회 차원의 의사결정 구조로 확대되는 셈이다.
◇ 국내서 해외까지…강태영 “감독당국과 신뢰가 지속가능 성장 기반”
이런 흐름에서 이번 뉴욕 행보는 내부통제의 범위를 해외사업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강 행장은 뉴욕연방준비은행과 뉴욕주금융국 관계자들을 만나 현지 감독당국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뉴욕지점의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점검했다. 대체투자 운용사와 투자자산까지 직접 확인하면서 해외사업의 수익성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까지 경영진이 직접 들여다본 것이다.

강 행장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감독당국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성과 건전성 사이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 전사 차원에서 해외 현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농협은행의 행보를 종합하면 내부통제의 무게중심이 ‘사고가 난 뒤 점검하는 체계’에서 ‘사전에 영업·소비자·경영·해외사업의 위험을 관리하는 체계’로 이동하는 흐름이 읽힌다. 은행장의 적극적인 내부통제 행보는 2025년 1월부터 은행권에 도입된 책무구조도와도 맞닿아 있다. 책무구조도는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별 책무를 명확히 하고 내부통제 관리 책임을 부여하는 제도다.
국내 한 기업 내부통제 전문가는 “일상적으로 준법감시인이나 감사실이 내부통제를 점검하고, 그걸 총괄적으로 감독할 책임은 은행장한테 있다”며 “은행장이 그런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이사회가 총괄적으로 감독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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