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제주도에서 발생한 경찰의 실종 사건 암장 논란과 관련해 경찰 개혁 기구를 구성할 것을 국무총리실에 지시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로 경찰의 역할과 책임이 중요해졌음에도 불구하고 기강 해이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이다. 여당 역시 경찰 개혁 추진단을 구성하며 대통령의 의지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경찰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를 위한 개혁 기구 구성도 총리실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언제나 권력은 집중되면 문제가 더 커진다. 똑같은 문제라도 권한이 커지면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며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도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경찰 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최근 제주도에서 발생한 경찰의 실종 사건 암장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모 경장은 지난 5월 장미란씨의 실종 신고를 허위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부 경장은 유가족에게 장씨가 위치를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는 취지의 거짓말도 했다고 한다. 또한 지난달 접수된 60대 남성 실종 사건도 비슷한 방법으로 종결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한 형사소송법 시행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경찰의 공직 기강 해이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로 여겨진다. 당장 야당은 “대한민국은 경찰이 마음대로 사건을 암장하는 사회로 타락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된 상황에서 경찰의 권한과 책임을 견제할 장치가 사라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 보조 맞춘 여당… ‘경찰 개혁 추진단’ 구성
13만 명 규모의 거대 조직이 1차 수사권을 독점하게 된 상황에서 이를 견제할 기구가 미비하다는 점은 대표적 한계로 지목된다. 대통령이 이날 이 문제를 언급하고 나선 것도 이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경찰이 아마 국가 기구 중에서 앞으로 가장 큰 권력을 행사하게 될 것 같다”며 “우리 국민들의 우려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지휘 체계 등에 대한 전반적 제고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경찰은 상명하복의 매우 중요한 국가 기관 조직인데 지휘 책임이라고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일선 직원들의 잘못이 있다고 하면 그 일선 직원의 문책만으로 끝나면 지휘 체계가 무엇 때문에 필요하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휘를 할 권한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을 당연히 져야 한다”며 “그래야 평소에 조직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여당 역시 경찰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광희·박주민·김영배·윤건영·임호선 의원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등은 이날 국회에서 경찰 개혁 관련 토론회를 열고 경찰의 권한을 분산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경찰개혁추진단을 구성하고 김남희 의원을 위원장에 임명했다. 10명의 위원 중 절반을 외부 인사로 채울 예정인 가운데 이번 사태로 촉발된 형사 시스템을 안정시키기 위한 개혁안을 도출해 내겠다는 방침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찰은 뼈를 깎는 쇄신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지금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가르는 마지막 시험대에 서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이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에 대한 국민 불안과 불신으로 번지게 두지 않겠다”며 “경찰 조직에 대한 전면적 쇄신 방안을 마련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수사 체계를 만드는 데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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