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홀드 공동 1위 도약에도 웃지 못했다. 웅성이는 야구장 분위기 속에서 교체됐다. 스기모토 코우키(KT 위즈)의 이야기다.
스기모토는 KT의 아픈 손가락이다. 구위는 확실하다. 150km/h를 넘나드는 구속, 일본 투수 특유의 포크볼, 날카로운 슬라이더·커터를 보유했다. 하지만 제구가 흔들렸고, 구종 선택에 아쉬움이 있었다. 전반기 42경기에서 1승 2패 9홀드 평균자책점 5.44로 흔들린 이유다.
후반기는 달랐다. KT 코치진과 스기모토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듯했다. 7월 16일 잠실 LG 트윈스전만 1이닝 2실점으로 흔들렸을 뿐, 이후 8경기 연속 무실점과 7연속 홀드에 성공했다.
이강철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박영현이 아시안게임에 차출됐을 때 스기모토에게 마무리를 맡긴다고 했다. 7월 확실한 성과를 냈기에 가능했던 결정.
8월 다시 흔들리면서 KT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스기모토의 8월 평균자책점은 5.63이다. 좋은 공을 뿌리다가도 제풀에 무너지는 경우가 늘었다.
23일 인천 SSG 랜더스전이 대표적이다. 팀이 3-1로 앞선 7회 스기모토가 등판했다. 1사 이후 오태곤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한유섬을 유격수-2루수-1루수 병살로 솎았다. 8회에도 스기모토가 등판, 최지훈과 조형우를 모두 돌려세웠다.



안상현 타석에서 사달이 났다. 초구부터 공이 크게 벗어났다. 2구도 바닥에 박히는 슬라이더. 안상현이 방망이를 냈기에 스트라이크가 됐다. 3구 슬라이더도 홈 플레이트에 떨어지는 볼. 이어 4구 직구를 택했는데, 이 공이 안상현의 얼굴로 향했다. 안상현이 민첩하게 피해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3-1 카운트에서 KT 마운드는 박영현을 투입했다. 이강철 감독은 여유가 있을 때도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3점의 여유가 있지만 스기모토가 불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영현은 8회를 마무리했다. 9회에도 등판, 1실점 하긴 했으나 팀에 3-1 승리를 안겼다.
스기모토의 성적은 1⅔이닝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8호 홀드를 챙겼다. 김진성(LG 트윈스), 이승민(삼성 라이온즈)과 함께 홀드 공동 2위가 된 것.
하지만 이날 스기모토의 교체는 홀드 공동 2위 선수라고 보긴 어려웠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불리한 카운트이긴 하지만 자신의 타자도 마무리하지 못했다. 스기모토 입장에서도 속이 쓰릴 터.


20일 뒤가 문제다. 지금은 스기모토가 흔들려도 뒤를 막아줄 박영현이 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오는 9월 14일에 소집될 예정이다. 25일 기준으로 딱 20일이 남았다. 박영현이 차출된 후에는 스기모토가 가장 뒤에서 팀의 승리를 책임져야 한다. 지금처럼 갑자기 흔들려선 안 된다.
분명 전반기보다 나은 공을 뿌린다. 기복을 줄여야 한다. 스기모토는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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