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소은 기자 노웅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뇌물수수 혐의 관련 항소심에서도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정치권의 공방이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재판부는 사건 발생 3년 9개월 만에 열린 2심 선고 공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내렸다. 재판부는 검찰이 추가 영장을 받지 않고 확보한 증거를 위법수집증거로 판단했고, 검찰이 주장한 뇌물수수 공소사실 역시 입증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만큼 기소 내용을 부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 여권, 한동훈·검찰 책임론 제기
민주당은 판결 직후 당시 법무부 장관을 맡았던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향해 화살을 돌렸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2일 논평을 통해 한 의원이 무고한 사람을 범죄자로 둔갑시킨 것에 대해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한 의원은 SNS에 ‘돈봉투’ 녹음 파일을 국회에서 들어보자는 글과 함께 녹음본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즉각 반발했다.
위법수집증거로 무죄로 나왔을 뿐 돈봉투를 받은 실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한 의원의 설명이다. 결국 이번 판결을 고리로 한 민주당의 공세 역시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를 위한 빌드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신 대변인은 오히려 이러한 한 의원의 주장이 불법수사를 자행한 검찰의 만행을 스스로 고백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또한 한 의원의 반발은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 간의 SNS 설전으로도 이어졌다. 조 원장은 위법수집증거라서 무죄를 받았을 뿐이라는 한 의원의 주장에 대해 반헌법적 궤변이자 여전히 검찰주의자라고 일갈했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검찰은 위법한 증거 수집을 해서는 안 되는 만큼 위법 수집이 전제됐다면 그 뒤의 실체는 따질 것도 없이 무효라는 것이 법의 본질이라는 취지다.
이어 조 원장은 자신의 사건까지 거론했다. 자신의 재판 과정에서도 위법수집증거가 제출됐다고 역설했으나 윤석열 정권 하의 사법부가 무시했고 당시 민주당 정치인과 언론조차 외면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 의원은 “하다 하다 조 원장까지 억울하냐”며 “이 대통령 공소취소 빌드업 티키타카에 조 전 의원(조 원장)도 끼고 싶은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조 원장은 한 의원이 녹취를 공개하자고 한 제안 자체가 불법임을 꼬집었다. 나아가 지난 2020년 압수수색 당시 한 의원이 자신의 휴대전화에 약 20자리 비밀번호를 설정했고, 2022년 검찰이 기술력 부족을 이유로 포렌식을 못 하겠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린 뒤 한 의원에게 휴대전화를 돌려준 사례를 들고나왔다.
조 원장은 당시 휴대전화 내용을 국회에서 공개하자고 했다면 그가 응했겠느냐고 반문하며 한 의원이 법의 수호자인 척하지만, 실상은 ‘법미꾸라지’라고 직격했다. 한편 당사자인 노 전 의원은 24일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정치검찰의 조작기소·조작수사를 앞장서 기획·지휘한 한 전 의원이 대한민국 사법부 1·2심의 일관된 판결마저 송두리째 부정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 국민의힘 “판결 본질 왜곡한 사법 방탄 정치 공세”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판결 직후 SNS에서 “당시 거미줄에 걸린 나비 신세가 된 피의자의 믿기 어려운 진술 외에 제대로 된 증거라고는 뇌물 받는 ‘부스럭 소리’ 밖에 없었음에도 (정치 검찰이)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이 집권 후 치러진 2024년 총선은 나라의 운명이 걸린 중차대한 선거였던 만큼 당대표로서 노 전 의원을 마포갑 공천에서 컷오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이 대통령의 ‘사법 정치’라며 일갈했다. 법원의 판단은 존중해야 하지만 이번 판결이 마치 검찰의 조작수사가 밝혀진 것처럼 왜곡해 정치적 공세의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태규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24일 논평에서 항소심 재판부가 검찰의 증거 조작이나 조작기소를 인정한 것이 아님에도 민주당이 의미를 확대해 ‘정치검찰의 조작기소’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대통령의 사과 발언을 겨냥해 “지난 총선에서 노 전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한 사람은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이라며 “검찰 수사가 조작이었다고 주장하려면 그 수사를 근거로 자당의 중진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한 책임부터 설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 자신이 내린 정치적 결정은 외면한 채 이제 와 모든 책임을 검찰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는 설명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역시 전날(23일) 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판결의 본질은 외면한 채 기다렸다는 듯 검찰을 악마화하고, 특정 정치인의 재판 결과를 검찰 무력화와 사법 방탄의 재료로 삼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국정이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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