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정민 기자] 일본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귀화한 가수 겸 방송인 강남이 ‘우익 논란’에 휩싸였던 일본 배우 후쿠시 소타를 공개적으로 응원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결국 관련 영상과 게시물은 별다른 설명 없이 사라졌다.
강남은 지난 20일 유튜브 채널 ‘동네친구 강나미’를 통해 후쿠시 소타와 함께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두 사람은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고 매운 음식을 먹으며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튿날 강남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도 후쿠시 소타와 찍은 사진을 올렸다. 그는 “후쿠시 소타가 공부를 잘해서 나보다 한국어를 더 잘할 것 같다”며 “진짜 똑똑하고 착한 소타다. 많이 많이 응원해 달라”고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영상 공개 이후 후쿠시 소타의 과거 발언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후쿠시 소타는 지난 2015년 일본 후지TV 종전 7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우리에게 전쟁을 가르쳐주세요’에 출연했다. 당시 그는 자신의 조부가 태평양전쟁 중 카미카제 특공대원이 되기 위한 훈련을 받다가 종전을 맞았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특히 카미카제 생존자의 이야기를 듣던 후쿠시 소타는 눈물을 흘리며 조부를 존경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해당 장면은 이후 국내에 알려지며 그의 역사 인식을 둘러싼 논란으로 번졌다.
카미카제는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이 연합군 함대를 공격하기 위해 운용한 자폭 특공대다. 일본에서는 전쟁에 동원된 개인의 희생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지만, 한국을 비롯한 피해국에는 일본 제국주의와 침략 전쟁을 상징하는 존재로 받아들여진다. 한국인 역시 카미카제에 강제로 동원됐다는 점에서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후쿠시 소타가 한 차례의 발언만으로 곧바로 ‘극우 배우’로 규정될 수 있는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 조부를 향한 개인적인 존경과 카미카제 및 침략 전쟁에 대한 찬양은 구분해서 바라봐야 한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 대중을 상대로 콘텐츠를 제작한 강남이라면 이러한 논란이 존재한다는 사실만큼은 사전에 살폈어야 했다. 단순히 일본 배우를 게스트로 초대한 데 그치지 않고 “많이 많이 응원해 달라”며 적극적으로 홍보했기 때문이다.

시점도 좋지 않았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것은 광복절을 불과 닷새 지난 때였다.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국내 방송가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강남이기에 대중의 실망은 더욱 컸다. 국가대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이상화와 결혼한 사실까지 다시 언급되며 비판의 강도가 높아졌다.
논란이 확산하자 강남은 유튜브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소셜미디어 게시물도 삭제했다. 다만 현재까지 영상을 공개한 경위나 삭제 이유, 후쿠시 소타의 과거 발언을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관한 별도의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몰랐다면 콘텐츠 제작 과정의 사전 검증이 부족했던 것이고, 알고도 공개했다면 국내 대중이 느낄 역사적 불편함을 가볍게 여긴 셈이다. 어느 쪽이든 “진짜 똑똑하고 착한 배우”라는 개인적인 평가만으로 넘어가기에는 카미카제라는 단어가 한국 사회에 남긴 상처가 무겁다.
강남이 일본 문화를 소개하거나 일본 배우를 응원하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귀화했다고 해서 자신의 출신 배경을 지우거나 일본과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한국 대중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방송인에게는 자신이 소개하는 인물과 콘텐츠가 어떤 역사적 맥락에서 받아들여질지 살피는 책임이 무겁게 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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