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을 향한 관심이 예사롭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과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친분을 과시하더니 이번에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며 치켜세웠다. 당장 북미대화 성사를 위해 미국의 정책 기조가 북핵을 용인하는 흐름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만나 올해 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57개의 매우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자신이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기에 이러한 상황을 다룰 수 있다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지만 민감한 정보인 북한의 핵 보유량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을 향한 연이은 러브콜이 북미대화 성사를 염두에 둔 것이란 평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을지자유의방패(을지프리덤실드·UFS)’ 시행을 앞두고 자신의 SNS에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를 지시한 사실을 밝혔는데, 이 역시도 북한과 대화를 위한 ‘유인책’을 사용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 전쟁으로 인한 정치적 위기를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돌파하겠다는 의중이 깔렸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인 숫자를 거론하며 북한의 핵 보유 상황을 언급했다는 점은 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간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지 않았던 미국의 정책 기조와 사뭇 다른 발언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북한이 대화의 선결 조건으로 '핵 보유국 지위'를 요구해 왔던 것과도 맞물리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번 북미대화 재개 목표가 ‘비핵화’ 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 ‘북핵 관리’ 우려 속 신중한 정부
지난 2018년 한미 연합훈련축소가 결과적으로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거둔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러브콜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문제는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다는 것이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참전을 통해 러시아와의 밀착을 강화하고 있고 중국과의 관계에 공을 들여왔다. 미국과의 대화를 ‘필수’가 아닌 ‘선택’의 문제로 인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실제 북한은 이날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 명의 입장문을 내고 한미 합동군사훈련 축소에 대해 “평할 가치도 없다고 보며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연합훈련 축소가 대화의 조건이 될 수 없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다만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관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 대화의 문을 일부 열어두고 자신들이 원하는 ‘조건’을 제시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 핵심은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 것이 우선 순위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어디까지 수용할 것인지가 북미 간 대화 성사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미국이 북한의 핵을 용인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경우 우리 안보에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자체 핵무장론이 다시금 고개를 든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이 북핵을 ‘비핵화’에서 ‘관리’로 목표를 전환한 것”이라며 “자위적 핵무장에 대한 국가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정부는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는 모습이다. 아울러 북미대화가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안착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에 대한 적극적 지원의 뜻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X(구 트위터)를 통해 “저는 트럼프 대통령님의 이러한 피스메이커 활동을 촉진하고 기여하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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