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령들의 묘역을 참배하거나 예방하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전날(18일)엔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고, 19일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와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 일정에 나선 것이다. 이는 전당대회 기간 갈등이 극심했던 만큼, 당내 통합을 염두에 둔 행보다.
이날 오전 김 대표는 당 지도부와 함께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그는 참배 후 방명록에 “몸소 여신 시민 주권의 길 세계의 모범으로 활짝 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오후엔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만났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이 김 대표에게 “축하드리고, 정말 수고 많았다. (전당대회가) 끝나자마자 살인적인 일정들이 많았는데, 이렇게 찾아주셔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선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고 한다. 박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다 보니, 당원끼리 내상이 깊은 것 같다”며 “당내 화합과 걱정의 목소리가 있는데, 김 대표께서 포용하고 화합을 이룰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또 문 전 대통령이 당내 조롱과 멸시·혐오 표현 등이 당내 갈등을 더 부추긴 측면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고 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김 대표는 “화합의 기본은 정치에서의 토론”이라며 “조롱과 혐오·멸시의 언어들이 난무하지 않도록 캠페인 (등) 당내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전날엔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김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바 있다. 이후 김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모식에서 “대통령님의 막내 비서실장이 대통령님 뒤를 이어 민주당 당 대표가 돼 인사드린다”며 “오늘을 위해서도 꼭 (당 대표에) 당선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김 대표의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령의 묘역 참배와 예방은 지난해 정청래 당시 대표의 일정보다 비교적 빠른 것이다. 정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2일 임시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선출된 후 이틀 뒤에 김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또 5일 뒤인 8월 7일에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와 문 전 대통령 예방 일정을 소화했다.
이처럼 김 대표가 당 대표 취임 후 이틀 만에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와 예방 일정을 모두 진행한 것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내 갈등이 심화했던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의 일정에 대해 “통합과 포용의 모습도 있고 민생을 챙기겠다는 모습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저녁 김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당 대표 후보였던 정 전 대표와 송영길 의원과 함께 만찬을 하는데, 이 또한 당내 통합을 염두에 둔 것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오는 20일엔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의장의 묘역도 참배할 예정이다. 특히 이 전 총리의 배우자인 김정옥 여사는 전당대회에서 정 전 대표의 후원회장을 맡은 바 있다.
◇ ‘기강’ 잡고, ‘인선’ 속도
이러한 가운데, 김 대표는 당 대표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의를 부산에서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지도부 기강 잡기에 나서기도 했다. 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원칙으로 하되, 비공개 사안이 공개될 경우 회의에서 퇴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 대표는 과거 ‘이재명 지도부’에서 내란을 극복하고 정권을 창출했다는 점과 ‘정청래 지도부’에서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를 완성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김민석 지도부’는 1인 1표 당원 주권에 의한 첫 선택으로, 당원 주권의 핵심인 권리당원과 대의원에 있어서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출발하는 지도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 있어서 노선과 방향이 민생·실용·확장으로 당원의 선택을 받은 것”이라며 “우리 당의 역사적인 코어(핵심)라고 할 수 있는 대의원의 60%가 넘는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원 지지에 대한 정당성이 확보된 만큼, 자신이 추구하는 노선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에 그는 인사에 대해 ‘투명성·능력주의’를 강조했고, 일을 중심으로 화합하겠다고 했다. 이어 “계파는 없고, 고려하지 않겠다”며 “지도부는 밖을 향해 힘을 모이고, 안에선 숙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공개 최고위’를 원칙으로 하겠다며 “비공개를 필요로 하는 사안은 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당원이 보시기에 이해할 수 있는 논리와 인정할 수 있는 품격 있는 언어로 회의를 진행하겠다”며 “비공개될 사안이 공개될 경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회의에서 퇴출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김 대표는 당직 인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날엔 한정애 의원을 사무총장에, 권칠승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임명했다. 한 신임 사무총장은 ‘정청래 지도부’에서 정책위의장을 맡았고, 문재인 정부 당시 환경부 장관을 지냈다. 권 정책위의장도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다. 두 인사 모두 합리적 성향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외에도 △홍보위원장 김남준 의원 △참좋은지방정부위원장 신정훈 의원 △민주당TV 준비 태스크포스(TF) 팀장 한웅현 전 홍보위원장 △당 대변인 조계원·이용우 의원, 신현영 전 의원을 임명했다.
이날엔 수석사무부총장에 문진석 의원을, 조직사무부총장엔 안태준 의원을 임명했다. 김 대표는 민주연구원을 조직과 전략 중심으로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민주연구원 혁신 TF 단장에 강득구 의원을 임명했다. 다만 관심이 쏠리는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에 대해선 아직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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