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마운자로' 독주에 도전장…K제약 경쟁 본격화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이끌고 있는 '위고비'와 '마운자로'에 맞서 국내 제약사들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체 개발 신약의 상용화를 앞둔 한미약품을 비롯해 중국에서 임상 성과를 확보한 후보물질을 들여온 JW중외제약과 HK이노엔 등이 국내 임상에 착수하면서 경쟁 구도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국내 제약사들의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시장 성장세가 있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매출은 3억7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37% 증가했다. 미국·브라질·캐나다·호주에 이어 세계 5위 규모다.

시장 확대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전략도 다양해지고 있다.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신약 상용화를 준비하는 한미약품과 해외에서 임상 경쟁력을 입증한 후보물질을 도입해 국내 개발에 나서는 업체들이 동시에 등장하면서 제품 간 차별화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미약품 '에페' 연내 출시 목표…국산 GLP-1 신약 첫 주자

가장 상용화에 가까운 곳은 한미약품(128940)이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정식 제품명을 '에페'로 확정, 브랜드 로고와 디자인 작업까지 마쳤다. 지난해 의료진을 대상으로 제품명 공모를 진행하는 등 제품 출시를 위한 준비를 이어온 데 이어 최근에는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에페 오토인젝터주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현재 식약처의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제도인 GIFT 대상으로 심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회사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허가가 이뤄지면 에페는 국내 제약사가 독자 개발한 첫 GLP-1 계열 비만 신약이 된다. 한미약품의 장기지속형 약물 전달 플랫폼인 '랩스커버리' 기술을 적용해 주 1회 투여 방식으로 개발됐다.

국내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는 40주 후 에페 투여군의 평균 체중이 9.75% 감소했다. 위약군의 체중 감소율은 0.95%였다. 체중이 5% 이상 줄어든 환자 비율 역시 에페 투여군이 79.4%로 위약군 14.5%보다 높았다.

생산부터 공급까지 국내에서 직접 담당한다는 점도 한미약품이 내세우는 경쟁력이다. 한미약품은 에페를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중국發 후보물질도 국내 진입…'투약 편의성' 차별화 경쟁

국내 시장에서는 해외에서 개발된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을 도입해 경쟁에 나서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JW중외제약(001060)은 지난 4월 중국 간앤리 파마슈티컬스로부터 국내 독점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확보한 GLP-1 수용체 작용제 '보팡글루타이드'의 국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식약처에 국내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신청했으며, 승인을 받으면 국내 성인 비만·과체중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52주 시점의 체중 변화율과 체중을 5% 이상 감량한 환자 비율 등을 위약군과 비교한다. JW중외제약은 오는 12월 임상에 들어가 2029년 3월 종료한다는 계획이다.

보팡글루타이드는 췌장의 GLP-1 수용체에 작용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위 배출을 지연시켜 포만감을 높이는 방식으로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특히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주요 GLP-1 계열 치료제가 주 1회 투여 방식인 것과 달리 2주에 한 번 투여하는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중국 임상 3상에서는 체중 감소 효과도 확인됐다. 간앤리가 중국 환자 6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52주 후 평균 체중 감소율은 24㎎ 투여군 15.12%, 48㎎ 투여군 18.54%로 나타났다. 위약군의 감소율은 1.11%였다.

HK이노엔(195940)은 중국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24개 의료기관에서 313명의 환자 모집을 완료했으며, 40주 동안 주 1회 에크노글루타이드와 위약을 투여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회사는 연내 투약을 마치고 허가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에크노글루타이드는 중국 임상 3상에서 최고 용량 투여군의 평균 체중을 40주차에 13.2%, 48주차에 15.4% 감소시켰다. 48주차에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은 92.8%로 나타났다. 해당 치료제는 지난 3월 중국에서 비만치료제로 허가됐다.

후발주자들의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동아에스티(170900) 계열 메타비아는 미국에서 GLP-1·글루카곤 이중작용제 'DA-1726'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일동제약(249420)은 경구용 GLP-1 후보물질 'ID110521156'의 임상 1상을 마치고 후속 개발과 기술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결국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의 경쟁은 단순히 GLP-1 계열 약물을 확보하는 데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체중 감량 효과는 물론 투여 주기, 제형, 가격, 공급 안정성 등 환자와 의료진의 실제 사용 편의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후발주자의 시장 진입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선점한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임상 결과뿐 아니라 허가 이후 처방 확대와 생산·공급 능력까지 함께 입증해야 한다는 점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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