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쉐이크쉑을 한국에 들여온 허희수 사장이 이번엔 치폴레를 앞세워 강남대로 공략에 나선다.
18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미국 멕시칸 프랜차이즈 치폴레의 국내 1호점이 이르면 이달 문을 열고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현재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 강남대로 중심가에서 막바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 중이다.
상미당홀딩스의 외식법인 빅바이트컴퍼니는 당초 8~9월 개점을 목표로 준비해왔으며, 정확한 개점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장 관계자는 “8월 말 오픈으로 알고 있지만 공사가 다소 늦어진 것으로 안다”며 “늦어도 9월 중에는 오픈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호점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들어선다. 9월 말 개점을 목표로, 지하 2층 식품관에서 매장 공사가 진행 중이다. 강남역 핵심 상권의 로드숍에 이어 대형 백화점 식품관으로 출점 범위를 넓혀 초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1호점의 입지도 치밀하게 계산됐다. 치폴레 매장은 빅바이트컴퍼니가 운영하는 쉐이크쉑 강남대로점 바로 옆 건물 1층에 자리하고 있다. 파이브가이즈 등 글로벌 외식 브랜드가 몰린 강남 상권에 들어서면서 해외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까지 겨냥할 수 있는 입지다.

한국 사업은 빅바이트컴퍼니와 치폴레가 설립한 합작법인(JV) S&C레스토랑홀딩스가 맡는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한국과 싱가포르 독점 운영권을 확보했다.
치폴레가 해외 진출을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안착시킨 뒤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치폴레의 국내 진출이 임박하면서 소비자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국내 공식 인스타그램의 한국 상륙 관련 게시물에는 공개 27일 만에 2만6000개가 넘는 ‘좋아요’와 830여개 댓글이 달렸다.
미국 유학이나 여행 중 치폴레를 접했던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대체 브랜드를 찾던 유목민들에게 반가운 소식” “10년을 기다렸다” “오픈 직후 대규모 웨이팅이 이어질 것” 등의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흥행 여부가 가격과 현지화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현지에서도 인플레이션으로 부리토볼 등 메뉴 가격이 오르면서 가성비 매력이 떨어진 만큼, 국내에서도 과도한 프리미엄 가격 정책을 적용할 경우 대중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미국처럼 푸짐한 양과 합리적인 가격이 유지될 지가 흥행의 관건” “한국 시장에 맞춘 현지화(K-패치)가 브랜드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국 진출을 앞둔 치폴레 미국 본토 사업도 순탄치만은 않다. 미국 내 소비 둔화와 카바 등 경쟁 브랜드의 추격 속에 지난해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달 초에는 일부 매장에 공급된 할라피뇨와 관련한 살모넬라균 감염 조사 여파로 주가가 장중 10% 가까이 급락하는 등 악재도 겪었다.
치폴레는 지난달 20일 문제가 된 공급처의 할라피뇨를 즉시 제거하고 공급처를 교체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현재 치폴레에서 지속적인 감염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멕시칸 음식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KFC코리아가 타코벨 운영권을 확보한 뒤 지난해부터 출점을 확대하고 있으며, 배달 플랫폼에도 멕시칸 음식 독립 카테고리가 생겼다.
여기에 기존 외식업체와 식품기업도 타코·퀘사디아, 치폴레 소스 등 관련 메뉴와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멕시칸 음식이 국내 외식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상미당홀딩스 그룹 차원에서 치폴레 오픈은 하반기 외식사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핵심 계열사인 삼립은 올해 1분기 원재료비 상승과 고환율, 공장 화재 여파 등이 겹치며 영업손실 43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한 바 있다.
빅바이트컴퍼니 역시 지난해 매출이 1251억원으로 전년보다 17.4%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44억원으로 확대됐다. 외형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 과제로 남은 셈이다.
허 사장은 쉐이크쉑의 국내 도입을 주도한 데 이어 치폴레의 한국 사업도 이끌고 있다. 치폴레가 국내 시장에 안착하고 쉐이크쉑처럼 지속적인 매장 확대에 나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상미당홀딩스 관계자는 “치폴레는 하반기 그룹 차원에서 집중하고 있는 사업”이라며 “8~9월 중 오픈을 목표로 준비 중이나 정확한 개점일과 향후 추가 출점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치폴레 멕시칸 그릴은 1993년 미국에서 출발한 멕시칸 패스트캐주얼 브랜드다. 부리토·부리토볼·타코·샐러드 등을 판매하며 고객이 고기와 채소, 밥, 콩, 소스 등을 취향에 맞게 조합해 주문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캐나다·유럽·중동 등 7개국에서 약 38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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