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P의 오경제] SK 최태원 '마감 1분 전 재상고'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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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이 대법원의 2차 판단을 받게 됐다.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정한 9440억원의 재산분할금 지급 판결에 대해 최 회장 측이 재상고를 결정하면서 판결 확정은 다시 미뤄졌다. 

법적 공방의 연장과 함께 시장의 시선은 지주사 SK㈜(034730)의 주가와 배당 정책 등 최 회장의 '자금 조달 방정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최 회장 측은 상고 기한 만료 직전인 지난 14일 서울고등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재상고로 인해 판결 확정이 보류되면서 9440억원의 분할금 지급 의무도 당장 발생하지 않게 됐다.

파기환송심이 명한 연 5%의 지연손해금은 선고일이 아닌 판결 확정 다음 날부터 미지급 시 적용된다. 9440억원에 대한 연 5%의 법정이자는 연간 약 472억원, 하루 약 1억2930만원꼴이다. 

대법원이 심리불속행으로 4개월 내 기각하더라도 단순 환산 기준 약 155억원 상당의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한편, 본안 심리가 1년 이상 이어질 경우 그에 따른 유예 효과는 470억원을 넘어선다.

이번 재상고심의 주된 쟁점은 재산가액 산정 기준일 이후 발생한 주가 상승분을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 참작한 원심 판단의 법리적 타당성 여부가 될 전망이다.

◆ '대상분할'에 따른 1조원 현금 마련 부담

앞서 파기환송심은 SK㈜ 주식을 분할하는 대신 현금 9440억원을 지급하는 '대상분할' 방식을 택한 바 있다. 최 회장은 그룹 지배력의 근간인 지주사 지분을 지켰으나 판결 확정 시 1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현금을 조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시장에서는 조달 방안으로 △SK㈜ 주식담보대출 △총수익스왑(TRS) 방식으로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29.4% 매각 △개인 부동산 등 자산 처분 △노 관장 측과의 분할지급 협상 등이 거론된다. 

다만 지분 직접 매각은 경영권 희석과 주가 하락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주식담보대출이 가장 유력한 수단으로 꼽힌다.

변수는 추가 대출 여력이다. 2026년 5월 공시 기준 최 회장이 담보 및 질권으로 설정한 SK㈜ 주식은 272만8955주(보유 지분의 약 21%)로 공시상 확인되는 차입금만 4365억원에 달한다. 9440억원의 상당 부분을 추가 대출에 의존할 경우 금융비용과 담보유지비율 관리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주가 상승과 주주환원 정책의 상관관계는?

이 같은 구조로 인해 SK㈜의 주가 흐름은 최 회장의 대출 여력과 직결된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1297만5472주다. 주가가 1만원 상승하면 전체 지분 가치는 약 1298억원 증가한다. 

담보가 설정되지 않은 1025만여 주를 기준으로 담보인정비율(LTV) 50%를 적용할 경우 이론상 추가 담보인정액은 약 512억원 늘어난다.

공교롭게도 SK㈜는 주주환원 정책을 대폭 강화하는 모양새다. 연간 최소 주당 5000원의 기본 배당에 더해 자산 매각 이익을 재원으로 자사주 매입·소각 또는 추가배당을 병행하는 구조다. 

주당 배당금은 2024년 7000원에서 2025년 8000원으로 상향됐다. 아울러 SK㈜는 2027년 1월 보통주 1469만여 주(발행주식의 20.1%, 발표 당시 약 4조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앞두고 있다.

주주환원 정책의 두 축인 '자사주 소각'과 '현금배당'은 최 회장에게 미치는 실익의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자사주 소각은 유통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임으로써 지분 평가액과 담보 안정성을 높이는 비현금성 효과를 낸다. 반면 현금 추가배당은 최 회장의 개인 계좌로 유동성이 직접 유입되는 구조다.

2025년 주당 배당금 8000원 기준 최 회장의 연간 배당 수입은 세전 약 1038억원이다. 현 배당 수준이 유지된다고 단순 가정해도 배당 수입만으로 분할금을 마련하는 데는 세전 기준 9년 이상이 소요된다. 향후 SK㈜ 이사회가 추가배당 비중을 확대할지 시장이 주시하는 이유다.

◆대법원 너머, 관전 포인트 4가지

물론 배당은 모든 주주에게 지분율에 비례해 지급되므로 회사 자금으로 개인 채무를 변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총수 개인의 대규모 현금 수요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사회의 주주환원 수단 선택과 재원 투명성은 자본시장의 엄격한 평가 대상이 된다.

재상고로 확보된 시간 동안 시장은 △FY2026 주주환원의 최종 형태(자사주 소각 vs 현금배당) △추가배당의 재원 구성 △최 회장의 주식담보대출 변동 폭 △향후 발생 가능한 오버행(잠재적 과잉 매물) 및 반대매매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사로 출발한 소송의 여파가 지배구조와 주주가치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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