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배우 하영이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을 사과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역사 전문가들의 시선도 엇갈리고 있다.
역사강사 배기성은 지난 12일 유튜브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해 안상호의 친일 행적과 하영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야기했다.
배기성은 하영이 지난 7일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자신을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 소개하는 모습을 보고 안상호를 떠올렸다고 밝혔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하영의 증조부가 안상호일 가능성을 자신이 처음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영 개인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배기성은 "그분 나이가 33세다. 알 거 다 아는 사람이다. 인터넷 조금만 봐도 정보가 나온다"며 "나와서 할아버지 이야기를 한 건 본인 책임이다. 진실을 알면 부끄러워서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니 밥상머리 교육이 최고 교육이라는 소리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하영은 같은 날 공개한 자필 사과문에서 그동안 증조부에 대해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무지한 상태에서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왔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됐다"고 고개를 숙였다.
반면 역사학자 심용환은 하영 개인의 책임보다 안상호라는 인물을 역사적으로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에 무게를 뒀다.
심용환은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대정친목회의 성격과 관련 연구 자료를 상세히 언급했다.
그는 "이 정도 자료를 두고 그는 '친일파가 맞아'라고 단정할 수 있다. 저 또한 여러 각도로 추정해 본 결과 그는 식민지 지배에 순응했고, 근대 의료 보급에 있어서는 적극적이었지만 나머지 영역에서는 적당히 일제와 결탁하면서 영화를 누렸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상호에게 친일적인 행적과 정황이 있다는 것과 그를 역사적으로 '친일파'라고 최종 규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심용환은 "문제는 '대정친목회' 연구에 있어서 그의 친일 활동이 초기 '친목 단체 활동' 당시의 가입 사실과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인생 말년의 단편적인 기록밖에 없다는 점"이라며 "제가 이를 두고 단정한다면 시류에 영합해 대중적인 호감을 사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학문적으로는 결코 옳지 못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또한 반민족행위처벌법의 판단 기준을 근거로 제시하며 단순히 특정 단체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뿐 아니라 해당 조직에서 맡았던 역할과 구체적인 행위의 정도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는 친일인명사전에 그의 이름이 빠져 있고 연구 결과가 위와 같은 수준"이라며 "학자들의 추가적인 연구와 관련 전문가들의 합의,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국민적인 소통으로 결정돼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심용환은 13일 매체 일간스포츠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말하고 싶은 핵심은 이러한 양측의 과도한 비난이 쏟아지는 사태로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두 차례 SNS 글을 올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각 시대의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면서 올바름을 추구해야 한다"며 "특히 친일에 대해서는 대중과 정부, 수많은 역사 전문가들이 힘을 모아 수많은 토론 끝에 합의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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