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다음 승부처로 美 해군 정조준…오스탈USA 품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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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탈의 미국 모빌 조선소의 전경. /오스탈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한화그룹이 호주 오스탈의 미국 법인인 오스탈USA 인수에 나선 배경은 명확하다. 2024년 필리조선소 인수로 미국 조선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오스탈USA를 통해 미 해군 함정과 핵잠수함 모듈, 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조선·방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인수 대상으로 오스탈USA만 지목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앞서 한화는 2024년 오스탈 전체 인수를 추진했지만 미국과 호주의 규제 승인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오스탈 이사회가 제안을 거절하면서 뜻을 이루지 못한 바 있다. 때문에 호주의 전략 조선사업을 건드리지 않고 미국 법인만 떼어내 인수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호주 정부와 오스탈의 전략적 조선협약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실익을 챙기겠다는 계산이다.

오스탈USA 인수에 성공하면 한화의 미국 조선 사업 체질은 상선·특수선 중심에서 '미 해군 핵심 방산 공급망'으로 단숨에 바뀐다. 오스탈USA는 앨라배마주 모빌을 거점으로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 함정을 건조하는 현지 방산 조선업체다. 독립급 연안전투함과 스피어헤드급 원정고속수송함 등을 공급해 왔으며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는 함정 수리·정비 사업도 운영한다. 약 3500명의 인력을 갖춘 미국 주요 조선사업자 가운데 하나다.

특히 한화가 주목할 대목은 핵잠수함 공급망이다. 오스탈USA는 제너럴다이내믹스 일렉트릭보트와 협력해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컬럼비아급 핵잠수함에 들어가는 핵심 모듈을 제작·의장하고 있다. 2024년에는 잠수함 모듈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4억5000만달러 규모의 계약도 따냈다.

앞서 한화는 2024년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면서 미국 현지 조선 생산기반을 처음 확보했다. 필리조선소가 상선과 정부 발주 특수선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의 교두보 역할을 맡았다면 오스탈USA는 이미 미 해군 함정과 핵잠수함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두 거점을 동시에 확보할 경우 한화의 미국 사업은 ‘선박을 만드는 조선소’에서 미 해군의 핵심 공급망을 구성하는 현지 방산업체로 확장될 수 있다. 필라델피아와 앨라배마에 각각 생산거점을 두고 함정 건조부터 잠수함 모듈, 유지·보수까지 사업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셈이다.

이는 미국이 자국 조선·방산 생산능력 확충을 서두르는 상황과도 맞물린다. 현재 미 전쟁부와 해군은 조선소 생산능력과 잠수함 산업기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오스탈USA 역시 미 해군이 목표로 하는 연간 컬럼비아급 1척과 버지니아급 2척 생산을 뒷받침하기 위해 잠수함 모듈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화 입장에서는 국내에서 확보한 조선·방산 기술력을 미국 현지 생산기반과 결합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화오션의 함정 건조 역량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한 방산사업에 필리조선소와 오스탈USA의 현지 네트워크를 연결하면 미국 방산시장에서 그룹 차원의 사업 확장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오스탈USA가 곧바로 실적 효자 역할을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오스탈USA는 2025회계연도 오스탈 전체 세전이익의 약 90%를 차지했지만 일부 기존 계약의 원가 부담 등으로 2026회계연도에는 1억7500만호주달러 규모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실사 과정에서 수익성과 기존 계약의 잠재 비용을 얼마나 면밀하게 따져보느냐가 인수 가격과 최종 결정의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오스탈USA가 가진 전략적 가치는 분명하다"며 "인수가 성사되면 한화는 필리조선소를 통해 미국 조선시장에 발을 들인 지 2년 만에 미 해군 함정과 핵잠수함 산업기반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의 미국 조선 전략이 단순한 현지 조선소 확보를 넘어 미 해군 핵심 공급망에 직접 진입하는 단계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디펜스USA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호주 오스탈의 미국 사업법인 오스탈USA 인수를 위해 10억5000만~12억달러(한화 약 1조5000억~1조7000억원)의 비구속적·조건부 제안을 제출했다. 오스탈 이사회는 추가 검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한화에 4주간 실사를 허용한 상태다. 한화는 실사를 거쳐 사업·재무상태와 주요 계약 등을 살펴본 뒤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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