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2018년 이른바 ‘유령주식 배당사고’로 주가가 급락해 손실을 본 국민연금공단에 삼성증권이 18억6000여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고 발생 8년 만에 삼성증권의 손해배상 책임이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2일 국민연금이 삼성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삼성증권이 18억6000여만원을 지급하도록 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사건은 2018년 4월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 과정에서 시작됐다. 당시 담당 직원이 주당 1000원의 현금을 지급해야 할 것을 주당 1000주로 잘못 입력하면서 직원 계좌에 총 28억1295만주가 입고됐다. 당시 평가액으로 약 112조원에 달하는 규모로, 실제 발행 가능한 주식 수를 크게 웃돌아 ‘유령주식’ 사태로 불렸다.
잘못 입고된 주식을 받은 일부 직원이 실제 매도에 나서면서 주가도 급락했다. 직원들이 시장에 내다 판 물량은 약 501만주에 달했고 삼성증권 주가는 장중 11% 넘게 떨어졌다.
당시 삼성증권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국민연금은 주가 하락 과정에서 손실을 입었다며 2019년 삼성증권을 상대로 약 299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삼성증권이 배당 오류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와 사고 발생 이후 대응 과정에서 주의·관리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배당 업무 과정에서 과·오지급을 방지하기 위한 기준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고, 사고 이후 매도 금지 공지와 임직원 계좌의 주문 차단 등 조치도 적시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다.
다만 사고가 담당 직원의 단순 업무상 실수와 일부 직원의 개인적 매도 행위가 결합해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해 삼성증권의 책임은 전체 손해액의 5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사고가 없었다면 형성됐을 정상 주가와 국민연금의 실제 매도 가격 간 차이를 토대로 손해액을 산정했다. 여기에 삼성증권의 책임 비율과 이후 국민연금이 주가 하락 국면에서 주식을 매수해 얻은 이익 등을 반영해 최종 배상액을 18억6000여만원으로 정했다.
국민연금과 삼성증권 모두 항소했지만 2심도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손해배상 범위는 원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봤다. 다만 삼성증권의 민법상 사용자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던 1·2심과 달리, 배당 업무 담당 직원들의 과실과 국민연금이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고 회사의 사용자책임도 인정했다.
대법원은 사용자책임이 추가로 인정되더라도 삼성증권이 부담해야 할 손해배상 범위를 다시 산정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해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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