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12년 만에 주인 찾나…매각 성패 가를 ‘5000억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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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 본입찰에는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한국투자금융지주 등 3곳이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AI 생성 이미지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12년째 표류해온 KDB생명의 일곱 번째 매각이 3파전으로 좁혀졌다. 보험 본업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본입찰에 참여하면서 이번에는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 본입찰에는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한국투자금융지주 등 3곳이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본입찰에서 발을 뺐다.

KDB생명은 산업은행의 대표적인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한 뒤 2014년부터 여섯 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2023년에는 하나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최종 인수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이후 산업은행은 지난해 3월 KDB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번 매각은 복수의 후보가 본입찰까지 남았다는 점에서 과거와 분위기가 다르다. KDB생명의 보험 본업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매각 여건도 이전보다 나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KDB생명은 올해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 129억원을 기록하며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보험손익은 287억원으로 전년 동기(131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보험사의 미래 이익을 가늠하는 보험계약마진(CSM)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KDB생명의 CSM 잔액은 967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5.1% 늘었다. 현재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1조원대 진입도 가시권이다.

당기순이익 규모는 크지 않지만 매각을 앞둔 KDB생명에는 보험손익과 CSM 개선이 더 의미 있다는 평가다. 변동성이 큰 투자손익과 달리 보험손익과 CSM은 보험 본업의 수익성과 향후 이익 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KDB생명 상반기 경영실적 추이. /그래픽=정수미 기자

◇흥국은 몸집 확대·한투는 보험 진출…한화는 입지 강화

KDB생명을 바라보는 인수 후보 3곳의 셈법은 제각각이다.

흥국생명에는 단기간에 외형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다. 올해 1분기 기준 흥국생명의 총자산은 23조원대, KDB생명은 16조원대다. 단순 합산하면 약 40조원으로 자산 기준 생명보험업계 6위권까지 올라설 수 있다. 기존 보험계약과 CSM을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KDB생명이 산업은행 계열 생명보험사로 운영돼 온 만큼 자산운용 역량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함께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인수 효과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보험업 진출 자체가 핵심이다. 현재 증권과 자산운용, 저축은행, 캐피탈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보험 계열사는 없다. KDB생명을 인수하면 그룹 금융 포트폴리오에서 비어 있던 보험 부문을 채우게 된다.

한투금융의 보험업 진출 의지도 꾸준히 확인돼 왔다. 지난해 5월 특허청에 ‘한국투자생명보험’ 상표를 출원했고 이후 보험사 매물이 나올 때마다 인수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롯데손해보험과 예별손해보험 등을 검토한 데 이어 이번에는 KDB생명 본입찰까지 참여하면서 생명보험사 인수 의지를 다시 드러냈다.

한화생명에는 보험 본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KDB생명의 보험계약과 CSM을 더하면 생명보험 사업의 수익 기반을 확대하고 업계 상위권 입지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

다만 한화생명이 애큐온캐피탈·저축은행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KDB생명까지 인수할 경우 잇따른 인수합병(M&A)에 따른 자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보험은 살아났지만 자본은 아직…‘5000억원’ 간극

산업은행은 지난해 약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KDB생명은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자본건전성 지표에는 여전히 경과조치 효과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올해 1분기 KDB생명의 지급여력(K-ICS)비율은 경과조치를 적용하면 186.1%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30%를 웃돈다. 반면 경과조치를 제외하면 74.5%로 떨어진다. 기본자본 K-ICS 비율도 -25.2% 수준이다.

보험 본업은 회복되고 있지만 자본건전성까지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인수 후보들로서는 인수가격뿐 아니라 인수 이후 추가로 투입해야 할 자본 규모까지 따져봐야 한다.

이 때문에 이번 인수전에서는 산업은행의 추가 지원 규모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인수 후보들은 KDB생명의 자본건전성 개선을 위해 산업은행의 1조원 안팎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는 반면 산업은행이 검토하는 증자 규모는 5000억원 안팎으로 전해진다. 양측이 보는 지원 규모에 약 5000억원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결국 KDB생명 매각의 성패는 산업은행이 지원 규모를 얼마나 늘릴지, 인수 후보들이 나머지 자본 부담을 어느 수준까지 감수할지에 달릴 전망이다.

산업은행과 삼일회계법인은 후보들이 제시한 인수가격과 추가 지원 요청액, 계약 이행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르면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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