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사장이 6조원 규모의 사업군을 2030년까지 14조원으로 키우는 과제를 받아들었다. 산술적으로 약 8조원의 추가 매출을 만들어야 하는 만큼 기존 주력 계열사의 성장뿐 아니라 로봇·반도체 장비 등 신사업 육성과 인수합병(M&A), 테크·라이프 간 신규 사업모델 발굴이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한화M&S)는 지난 3일 공식 출범했다. ㈜한화의 인적분할을 통해 지난 1일 설립됐으며 오는 2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손자회사와 해외법인을 포함해 총 57개사를 거느리며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매출은 약 6조원, 자산은 11조3000억원 규모다.
김 사장은 한화M&S 출범과 함께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고 미래전략총괄을 맡았다. 계열사 중장기 전략과 신사업 발굴을 책임지는 자리다. 그동안 갤러리아와 호텔·식음료 사업을 비롯해 반도체 장비와 로봇 등 테크·라이프 계열사의 미래사업을 맡아왔다면, 앞으로는 지주사에서 전체 사업군의 중장기 전략을 총괄하게 된다.
한화M&S가 제시한 외형 성장 목표는 공격적이다. 2030년까지 설비투자 2조1000억원, 연구개발(R&D) 2조원, M&A 6000억원 등 총 4조7000억원을 투입해 현재 약 6조원인 매출을 14조원 규모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화가 추가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축 가운데 하나는 ‘테크와 라이프의 결합’이다. 테크 부문에는 영상 AI 기술을 보유한 한화비전과 반도체 장비 업체 한화세미텍, 자동화 장비 기업 한화모멘텀, 협동로봇 업체 한화로보틱스가 들어갔다. 라이프 부문에는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단체급식·식자재 유통 기업 아워홈이 자리 잡았다.
한화는 테크 계열사의 기술을 백화점·호텔·급식 등 라이프 사업장에 적용해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AI와 로봇 기술을 실제 사업 현장에 접목해 계열사 경쟁력을 높이고 신시장 개척과 새로운 수익 창출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적용 계획도 나오고 있다. 아워홈 일부 사업장에는 한화비전의 AI 기술 도입을 추진해왔다. AI 카메라로 조리사의 위생수칙 준수 여부와 이상 소리·온도 변화를 감지해 안전사고 예방에 활용하고, 메뉴 선호도와 식자재 수요를 분석하는 지능형 자동발주 시스템 도입도 추진한다.
갤러리아백화점과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는 AI 카메라로 매장 혼잡도와 고객 선호 등을 분석하고 이상 상황을 감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화로보틱스의 협동로봇도 투입한다. 소믈리에의 동작을 학습한 ‘비노봇’과 조리로봇 등을 갤러리아와 호텔 식음료 사업장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한화는 이 같은 내부 실증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외부 수익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갤러리아와 호텔, 아워홈 등 라이프 사업장에 AI·로봇 기술을 적용해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향후 사업 확대 가능성을 모색할 계획이다.

다만 계열사별 출발점은 크게 다르다. 한화비전은 지난해 매출 1조7909억원, 영업이익 1622억원을 기록했고 아워홈도 매출 2조4497억원, 영업이익 804억원을 올렸다. 반면 한화갤러리아의 영업이익은 94억원에 그쳤고 한화로보틱스는 29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투자 수요도 동시에 몰려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2027년부터 압구정 명품관 재건축에 약 9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한화세미텍은 차세대 반도체 장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이 필요하고, 한화로보틱스와 한화모멘텀 역시 사업 확대와 수익성 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
2030년까지 계획한 4조7000억원의 투자를 어떻게 배분하고, 기존 사업 성장과 신사업·M&A·신규 B2B 사업을 어떤 방식으로 연결해 14조원이라는 목표에 다가설지가 김 사장의 경영 능력을 가늠할 주요 잣대가 될 전망이다.
한화M&S 관계자는 “2030년 매출 14조원 목표와 관련해 테크·라이프 부문별 목표 매출이나 4조7000억원에 대한 투자 세부 계획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구체적인 투자 순위와 시기는 추후 경영 전략 및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복합 기업 디스카운트 해소로 테크·라이프 부문에 대한 투자와 사업 확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머지않아 양 부문이 그룹 내 또 다른 주력 계열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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