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쿠팡이 개인정보 사고 이후 고객 이탈 우려를 딛고 지출 회복을 확인하며 반등 전략에 나섰다. 수익성 부담은 여전하지만 비용 축소 대신 물류 경쟁력 강화와 쿠팡이츠·대만 등 신사업 확대를 선택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5일(한국시간)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데이터 사고로 영향을 받았던 지출의 대부분이 이미 회복됐고, 현재는 사고 발생 이전과 같은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사고 이후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고객 이탈 여부였다. 쿠팡은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 이후 브랜드 신뢰도와 이용 빈도 하락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김 의장은 고객 지출 회복을 근거로 충격이 제한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고 기간 이탈해 아직 돌아오지 않은 고객을 제외하면 전체 고객 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 성장했다”며 “이는 지난해 2분기 프로덕트 커머스 성장률(17%)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출 감소 영향을 받은 고객은 일부였고 대부분의 고객은 복귀했다”며 “몇 달간 이탈했던 고객들도 결국 돌아와 이전 수준의 지출을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쿠팡Inc의 2분기 연결 매출은 고정환율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로켓배송 등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8% 성장했고 활성 고객 수도 2470만명으로 전 분기(2390만명) 대비 늘었다.
고객 회복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개인정보 사고 이후 고객 재유치를 위한 프로모션 확대와 사고 이전 예상 수요에 맞춰 구축한 물류 처리 능력이 비용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그는 물류 투자 축소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김 의장은 “물류 고정비를 줄이는 선택도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물류 처리 능력을 확대해 고객 경험을 뒷받침하는 것이 올바른 결정이라고 판단했다”며 “물류 역량을 삭감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는 쿠팡이 단기적인 마진 개선보다 배송 경쟁력 유지가 장기 성장에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의 핵심 경쟁력인 로켓배송은 물류센터, 자동화 설비, 배송망 등 선제적인 투자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사업 모델이다.
김 의장은 “올해는 일시적인 충격으로 규모의 경제 효과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사고 영향이 지나가면 프로덕트 커머스가 기존 성장률과 마진 구조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팡은 국내 커머스 사업 회복과 동시에 해외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축적한 물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대만에서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김 의장은 “한국에서 새벽배송을 도입하는 데는 4년이 걸렸지만 대만에서는 1년 만에 가능했다”며 “한국에서 10년 이상 축적한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쿠팡은 대만에서 자체 풀필먼트와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해 주 7일 익일 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김 의장은 “대만은 한국과 같은 성장 곡선의 초기 단계”라며 “상품군 확대를 통해 고객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이츠 역시 성장 사업에서 수익 창출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김 의장은 “쿠팡이츠는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확보한 단계”라며 “최근에는 비식품 분야 배달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이츠 출시 이후 한국 음식배달 시장은 4배 이상 성장했고, 쿠팡이츠도 수백만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규모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쿠팡의 향후 과제는 다시 규모의 경제 효과를 회복하는 것이다.
김 의장은 “가장 오래된 고객군도 계속해서 지출을 늘리고 있고, 기존 고객군 성장과 신규 고객 유입이라는 세 가지 흐름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장기 성장 기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인공지능(AI) 활용 계획도 언급했다. 그는 “AI가 배가시키는 것은 지난 15년간 구축한 물리적 네트워크와 주문·배송 데이터, 수천만 고객과의 관계”라며 “상품 탐색과 개인화, 서비스 품질 개선,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거랍 아난드 쿠팡In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개인정보 사고 관련 과징금 4억1000만달러와 고객 재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가 2분기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마진은 5.1%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아난드 CFO는 “현재의 마진 압박은 일시적인 영향”이라며 “운영 효율성 개선과 공급망 최적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마진 확대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3분기 연결 매출 성장률을 고정환율 기준 8~9%로 전망했다. 아난드 CFO는 “2027년 중반까지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조정 EBITDA 마진이 사고 이전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