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카지노업계가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기금 15% 인상과 5년 단위 갱신허가제 추진에 대해 투자 위축과 자금조달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카지노산업 법·제도개선 정책 간담회’에서는 문체부가 추진 중인 카지노 제도 개편안을 둘러싸고 업계의 우려가 쏟아졌다.
문체부는 지난달 15일 관광기금을 현행 10%에서 15%로 상향하고, 카지노업 5년 단위 갱신허가제와 양도·양수 사전인가제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30여년 만의 제도 개편이다.
김홍균 롯데관광개발 이사는 간담회에서 “이번 정책은 한마디로 소탐대실”이라며 “산업을 키워 더 많은 세금을 걷는 게 맞지 산업을 죽이는 방향은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에 따르면 문체부의 제도 개편 추진 발표 다음 날 코스피 지수가 6.23% 오르는 동안 롯데관광개발 주가는 14.62% 하락했다. 장기 투자자로 꼽히는 국민연금도 보유 지분 중 2%가량을 처분했다.
김 이사는 “시장이 선진화가 아니라 ‘망하겠구나’로 반응한 것”이라며 “글로벌 카지노 산업은 이미 목적지형 경험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데, 이번 정책은 이런 흐름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인스파이어는 2016년 복합리조트 사업자 공모 당시 1조9700억원을 투자했다.
강대석 인스파이어 전무는 “정부 정책을 신뢰하고 오랫동안 유지될 것이라 믿고 투자했는데 2년 반 만에 급변”이라며 “신뢰보호 원칙이 지켜지고 있는지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제 강화만으로는 관광산업을 키울 수 없다”며 “성장 정책이 병행돼야 복합리조트와 관광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티브 월스텐홀름 인스파이어 카지노 운영 총괄은 “한국의 투자 환경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진출을 결정했다”며 “해외 투자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실적 악화도 근거로 제시됐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해 카지노 매출 4767억원 가운데 관광기금으로 515억원을 납부하고도 세전 4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권순기 롯데관광개발 이사도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중 실적이 가장 좋다는 파라다이스조차 영업이익률이 7.7%에 불과하다”며 “여기에 관광기금이 5%p 오르면 순식간에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갱신허가제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방상훈 제주드림타워 이사는 “30년 전 폐지한 제도를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다시 꺼낸 것”이라며 “갱신제가 시행되면 투자와 고용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지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파라다이스 세가사미 카지노 노동조합의 황조 사무장은 “기금 인상이 인건비와 채용 축소로 이어질 경우 그 부담은 결국 노동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짚었다.
절충안을 제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기원 한국게이밍관광전문협회 회장은 싱가포르 사례를 들며 “정부가 카지노세를 올릴 때는 반드시 사업자에게 독점기간 연장 같은 인센티브를 병행했다”며 “제도 개선 방향은 맞지만 충분한 숙의와 인센티브 설계 없이 밀어붙이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이날 간담회에는 불참했지만 전날 입장문을 내고 “관광기금 15% 인상은 일괄 적용이 아니며, 갱신허가제도 기존 허가 조건 유지 여부를 확인하는 정기 점검 제도”라며 “관광기금은 K관광 해외 홍보·마케팅과 관광사업자 융자 등 관광산업 전반의 성장에 재투자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광기금 인상과 갱신허가제를 둘러싼 정부와 업계의 갈등은 세 차례 간담회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이어지고 있다. 시행령 마련 과정에서도 양측의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향후 문체부 행보와 관련해 학계 관계자는 “문체부가 이번 간담회와 앞선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한 뒤 각 카지노 업체를 개별적으로 만나 추가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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