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상욱 시장 “시민이 주인인 울산, 산업 심장으로 다시 뛰게 할 것”

포인트경제
열정적인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김상욱 울산시장이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현장 중심 행보의 배경과 앞으로 4년의 밑그림을 밝히고 있다. /울산시청
열정적인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김상욱 울산시장이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현장 중심 행보의 배경과 앞으로 4년의 밑그림을 밝히고 있다. /울산시청

[포인트경제] 취임 한 달여를 맞은 김상욱 울산시장이 의전 대신 현장을 택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취임 첫날 복원된 시내버스에 직접 올라 시민들과 눈을 맞췄고, 같은 날 ‘120 울산민원센터 고도화’에 첫 서명하며 ‘시민이 주인 되는 울산’ 구상을 곧바로 행정에 옮겼다. 이번에 밝힌 산업 대전환과 동북아 에너지 허브 로드맵도 이런 현장 중심 행보의 연장선에 있다.

김상욱 시장은 변호사 출신으로 22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광역시 승격 이후 첫 40대·최연소 울산시장에 올랐다. 최근에는 국립대 의과대학과 공공병원조차 없는 울산의 의료 공백을 더는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 직접 청와대까지 찾아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어린이 특화 의료원 설립을 강하게 요청하는 등 정부를 상대로 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무너진 시민의 기본 삶부터 다시 세우겠다”며 취임 후 한 달간 보인 현장 중심 행보의 배경과 앞으로 4년의 밑그림을 함께 밝혔다.

◆ 화려한 취임식 대신 현장 택해

그는 겉치레 취임식을 생략하고 로봇이 취임 선언문을 대신 전달하는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시정을 시작했다. 취임식 대신 곧바로 ‘민생 100일 비상조치’에 착수해 시급한 현안부터 처리하는 속도전에 나섰다. 취임 당일에는 복원된 시내버스에 올라 노선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같은 날 ‘120 울산민원센터 고도화’ 안건에 첫 서명하며 첫 업무로 민생을 챙겼다. 그는 대중교통과 의료·복지·보육·돌봄 등 시민의 기본 삶과 직결된 영역이 그동안 예산과 행정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폐지된 버스 노선부터 순차적으로 복구하기로 했다. 126번에 이어 123번과 307번 등을 연말까지 추가로 복원·증차하고, 장기적으로는 울산교통공사 설립을 통한 공영제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전화 한 통으로 즉시 끝내는 민원

취임 후 첫 결재를 ‘120 울산민원센터 고도화’로 정한 이유를 묻자, 그는 시민과 가장 가까운 지점부터 변화를 시작하겠다는 뜻이라고 답했다. 시에 가야 할지 구청에 가야 할지조차 헷갈리는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전화 한 통으로 민원 접수부터 처리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하는 통합 창구로 민원센터 기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정책 제안과 민원, 비리 제보까지 직접 접수하고 처리 결과를 알리는 창구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12월부터는 ‘찾아가는 시민 소통반’을 운영해 행정이 시민을 먼저 찾아가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덧붙였다.

◆ 산업 AX가 이끄는 울산의 미래

석유화학 침체와 제조업 전환이라는 과제 앞에서 그는 ‘산업 AX(인공지능 전환)’를 가장 시급한 경제 현안으로 꼽았다. 세계적 제조 기반과 숙련 기술을 갖춘 울산이 산업 AI를 현장에 적용하고 실증할 최적지라는 것이다. 그는 제조업에 특화한 소형언어모델(sLLM)을 개발해 로봇, 즉 피지컬 AI를 활용한 실증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삼성SDI는 차세대 배터리 생산기지 구축 계획을 세웠고, SK는 최대 2GW 규모의 울산 AI데이터센터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이런 기업 투자가 실제로 실행되도록 정부와 한전, 기후에너지부 등을 상대로 전기요금제 개선과 발전 설비 증설을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 인재 우선 채용을 요청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뜻도 밝혔다.

◆ 에너지 허브 향한 울산의 새 구상

또 다른 핵심 비전인 ‘동북아 에너지 허브’ 구상에 대해서는 현재 추진 중인 주한 러시아 대사의 울산 방문이 당장의 에너지 수출보다는 향후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한 기반 다지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4위, 국내 1위 액체항인 울산항을 벙커링 기지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저장·가공한 뒤 일본 등에 판매하는 구상이 높은 경제성을 가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중동 정세로 불거진 에너지 공급망 위기 속에서 에너지 허브의 안정적 저장·수출 능력이 갖는 안보적 가치도 크다고 강조했다. 외교적 과제와 비축 능력 향상이라는 숙제도 남아 있다. 그는 울산 남신항 개발을 강화해 세계적 수준의 저장시설과 항만 인프라를 갖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 산업수도 울산 의료 공백 채우기

김 시장은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에도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서비스 대전환 소통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울산이 국립대 의과대학은 물론 공공병원조차 없는 유일한 광역시라는 현실을 알리고 울산의료원 설립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간담회에는 부산·전남·광주 등 다른 지자체장도 함께해 지역 의료 현안을 논의했다. 그는 특히 24시간 진료 체계가 없어 인근 병원에 의존해야 하는 소아 의료 공백을 겨냥해 북구 송정동에 어린이 치료 특화 울산의료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실시한 타당성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B/C) 값이 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업 추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 매일 아침 유튜브로 만나는 시민

그는 매일 아침 유튜브 생방송으로 주요 뉴스와 울산 현안, 정책을 시민과 직접 공유하는 소통 방식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출장으로 기후에너지부와 삼성, 현대차, SK 등 기업 방문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도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시민들에게 그대로 공개했다. 그는 시민의 알 권리가 충족돼야 시민이 행정을 제대로 평가하고 의견을 낼 수 있다며 앞으로도 가능한 일정은 모두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딱딱한 행정 언어 대신 시민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시정을 전달하는 방식은 접근성을 높였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이런 전면 공개가 실무진의 크고 작은 실수까지 그대로 드러내 공무원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그는 이 부담을 모르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시민 앞에서 평가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시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정을 더 책임감 있게 만드는 힘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 여소야대 속 시민에게 길을 묻다

취임 후 가장 큰 난관으로는 울산 첫 여소야대 구도를 꼽았다. 시의회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야당이 차지하고 있어 협조 없이는 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이 극히 제한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 어려움을 돌파할 유일한 해법이 ‘시민의 힘’이라고 말했다.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시민을 위한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에게 먼저 다가가 겸손하고 포용적인 자세로 대화하고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주는 것이 갈등을 넘어설 유일한 길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서면 인터뷰 답변 말미에 “시민이 주인임을 늘 되새기면서, 겸손하게 그리고 치열하게 시민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취임 첫 한 달간 보여준 속도감 있는 현장 행보가 앞으로 4년의 시정에서도 이어질지 40대 시장의 패기가 산업도시 울산에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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