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 버린 법안 강행, 누구를 위한 검찰 개혁인가

포인트경제

최주호 전 국민의힘 중앙당 부대변인

[포인트경제] 수많은 경고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법조계와 학계는 물론 시민단체와 여당 내부에서조차 우려가 쏟아졌지만 완벽히 무시당했다. 국가의 형사사법 틀을 바꾸는 중차대한 결정이 냉철한 이성이 아닌 정당 강경파의 조급함과 진영 논리로 졸속 처리된 것이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한 이번 개정안은 명분으로 내세운 권력기관 개혁과 거리가 멀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몰두해 국가가 최우선으로 챙겨야 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뒷전으로 밀어낸 무책임한 입법 폭주이자 국정 폭주다.

가장 치명적인 피해는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경찰 수사에 허점이 있어도 검사가 직접 부족한 부분을 조사하지 못하고 사건을 다시 경찰로 돌려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사건이 경찰과 검찰 사이를 오가는 동안 수사는 무한정 늘어지고 피해자의 고통만 깊어진다. 스토킹, 가정폭력, 아동학대 등 한시가 급한 민생범죄일수록 수사 공백의 결과는 참혹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개정안의 가장 심각한 독소조항은 법원에 ‘중대한 위법수사’나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이 있을 때 공소기각을 할 수 있도록 사유를 신설·완화한 대목이다. ‘중대함’이나 ‘현저함’이라는 모호한 잣대를 끼워 넣은 의도는 명확하다. 사법 개혁의 탈을 썼지만 실상은 진행 중인 대통령의 재판과 사법리스크를 법원의 손을 빌려 원점으로 돌리려는 방탄용 입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준비 없는 무리한 조직 해체는 수사 현장의 전문성마저 무너뜨리고 있다. 복잡한 범죄를 파헤치던 유능한 검사들이 현장을 떠나면서 국가가 수십 년간 쌓아온 사법 자산이 공중분해되고 있다.

이 혼란을 방치할 수는 없다.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려면 법안 시행 전 부칙을 고쳐 민생범죄와 긴급 사안에 대한 검사의 최소한의 보완수사 창구를 열어야 한다. 또한 독소 조항인 공소기각 신설 사유를 제거하고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장치와 인력·예산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 여야와 법조계,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중립적 기구에서 누더기가 된 법안을 근본부터 다시 수정해야 한다.

형사사법제도는 특정 정치인의 사법리스크 방어용 전유물이 아니다. 정치권은 입법 오만을 거두고 졸속 입법이 만든 치명적인 구멍을 메우는 보완 작업에 즉각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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