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릴 수 있을까.
이형범이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뒤 아쉬운 경기가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하늘도 도와주지 않았다.
1994년생 오른손 투수 이형범은 화순초-화순중-화순고를 졸업하고 2012 신인 드래프트 특별 지명 23순위로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를 거쳤다.
최근 독수리가 됐다. 지난 23일 한화는 내야수 하주석을 내주고 이형범을 받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당시 손혁 단장은 "이형범은 마무리 경험이 있는 베테랑 투수다. 또한 최근 데이터를 통해 구속과 투심의 움직임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확인했다"며 "이형범의 가세가 불펜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적 후 흐름이 좋지 않다. 첫 등판이었던 25일 LG 트윈스전 ⅔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이어 28일 롯데 자이언츠전 1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세 번째 등판은 어땠을까. 이형범은 31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 구원 등판해 아웃 카운트 없이 2피안타 1실점 했다.
팀이 3-3으로 팽팽히 맞선 6회 1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상대는 베테랑 허경민. 1-2 카운트에서 4구 투심으로 평범한 땅볼을 유도했다. 주자 상황과 유격수 심우준의 수비 실력을 고려하면 유격수-1루수, 혹은 유격수-2루수-1루수 병살이 가능했다. 가장 보수적으로 잡아도 내야안타다.
그런데 타구가 2루 베이스에 맞고 외야로 튀었다. 하필 느려진 타구가 외야수와 내야수 가운데에 떨어졌다. 1루 주자 김상수는 3루까지, 타자 주자 허경민은 2루에 안착했다. 병살 이닝 종료가 1사 2, 3루 위기로 둔갑한 것.

흐름이 완전히 넘어갔다. 계속된 1사 2, 3루에서 한승택과 맞대결. 풀카운트에서 6구 투심이 가운데로 들어갔다. 한승택이 가볍게 컨택 스윙, 전진 수비한 2루수 키를 넘기는 역전 2타점 적시타가 됐다.
이형범은 여기까지였다. 김경문 감독은 곧바로 황준서를 올렸다. 황준서가 2아웃을 잡고 6회를 마무리했다.
운이 없어도 너무 없다. 한화 이적 후 인플레이 타구의 타율(BABIP)이 0.636이다. 잔루율도 33.3%로 비정상적으로 낮다. 물론 표본이 매우 적다. 하지만 허경민에게 내준 2루타처럼 결정적인 상황에서 운이 따르지 않는다.
물론 제구는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한화에서 9이닝당 볼넷 비율(BB/9)은 10.8개다. 위기를 자초하는 경향은 분명히 있다.

등판 상황이 달라진 것도 고려해야 한다. KIA에서 이형범은 주로 승패가 결정된 편안한 상황에서 올라왔다. 하지만 한화에서는 어려운 상황마다 등판한다.
레버리지 인덱스(Leverage Index, LI)라는 지표가 있다. 경기 중 특정 상황의 중요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1.0이 기준이며 숫자가 클수록 승패와 밀접하게 연관된 '클러치' 상황임을 의미한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해 KIA 시절 이형범의 평균 레버리지 인덱스는 0.21이다. 한화에서는 1.67이다. 이형범이 두산 마무리로 뛰던 2018년 기록이 1.66이다. 마무리 수준의 압박감을 받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 이형범의 컨디션은 최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형범이 한화에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하지 않을까.
한편 한화는 3-5로 패하며 3연승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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