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오는 8월부터 시행되는 정부의 약가 개편을 앞두고 국내 제약업계가 연구개발(R&D)과 생산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고 있다. 복제약(제네릭) 약가가 최대 45% 인하되는 대신 연구개발 역량과 국내 생산 기반을 갖춘 기업에는 약가 우대가 제공되면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실제 최근 제약사들의 조직 개편은 이 같은 정책 변화와 맞물려 있다. 일동제약은 신약 연구개발 자회사인 유노비아를 본사에 흡수합병해 연구 인력과 파이프라인을 일원화했고, 휴온스그룹도 생산 자회사와 바이오 연구개발 관계사를 차례로 통합했다. 위탁생산(CMO) 물량을 자체 공장으로 돌리거나 원료의약품 생산시설 확보를 추진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정부가 약가 체계를 '제네릭 중심'에서 '혁신 중심'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8월1일부터 일반 제약사의 신규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기존 53.55%에서 45%로 낮춘다. 이미 등재된 품목 역시 일반 제약사는 약가가 조정되는 반면, 혁신형 제약기업과 새롭게 도입되는 준혁신형 제약기업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산정률과 특례가 적용된다.
여기에 국산 원료를 직접 합성하거나 국내 공장에서 완제의약품을 생산하는 품목에는 최대 68% 수준의 약가 우대를 적용하고 최소 10년간 혜택을 유지하는 등 연구개발과 생산 경쟁력을 갖춘 기업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제도의 취지와 별개로 중소·중견 제약사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국내 상당수 제약사는 제네릭 판매 수익을 기반으로 신약 연구개발을 이어가는 구조다. 약가가 먼저 인하되면 연구개발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는데, 이를 보완할 혁신형·준혁신형 인증은 올해 말 이후에야 마무리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결국 8월부터 인증 완료 전까지 새롭게 등재되는 제네릭은 연구개발 투자 규모와 관계없이 우선 45%의 약가를 적용받게 된다. 이후 혁신형 또는 준혁신형 기업으로 지정되더라도 이미 적용된 약가를 소급해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행정적 시차가 자금력이 있는 대형사보다 중소 제약사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혁신형 제약기업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제도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새롭게 인증을 준비하는 기업들은 수개월 동안 낮아진 약가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체 연구개발 조직이나 생산시설이 부족해 위탁생산과 영업대행에 의존하는 기업일수록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혁신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국내 제약산업은 제네릭 수익을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구조인 만큼 인증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연구개발 투자 기업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 혁신형 인증 시점과 약가 적용 시점의 간극을 줄이는 방안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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