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첫 투자 규제가 31일부터 시행됐다. 기본예탁금 3000만원 제도를 시작으로 개인별 투자한도 제한과 모의거래 의무화, 홍콩식 ‘가변 레버리지’ 도입까지 예고되면서 금융당국이 규제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자는 계좌에 현금 3000만원 이상을 기본예탁금으로 유지해야 한다. 기존 보유 물량은 계속 보유하거나 매도할 수 있지만 추가 매수와 정정 주문부터는 새로운 기준이 적용된다.
규제 대상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뿐 아니라 테슬라·엔비디아 등 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포함된다.
기본예탁금은 현금만 인정된다. 대용증권은 제외되며, 매도 대금은 실제 입금되는 날(T+2)부터 예탁금으로 인정된다. 반대로 ETF를 매수하면 주문 금액만큼 예탁금에서 즉시 차감된다.
매수 주문을 낼 때마다 현금예탁금 3000만원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기준에 미달하면 신규 매수는 물론 정정주문도 할 수 없다. 일정 거래 경험이 있는 투자자에게 적용했던 기본예탁금 예외도 이번 시행으로 사실상 폐지됐다.
이에 따라 당일 주식을 팔아 확보한 자금으로 다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사는 회전매매나 주가 하락 시 추가 매수하는 이른바 ‘물타기’도 이전보다 어려워질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완 대책도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다음 달부터는 투자자 심화교육을 기존 2시간에서 3시간으로 확대하고,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손실률·투자위험 안내도 강화한다. 오는 11월에는 최소 매매수량 단위를 현행 1좌에서 20좌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투자한도 제한에 ‘가변 레버리지’까지…규제 더 세진다
금융당국은 후속 규제도 예고했다. 지난 29일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F4)에서는 개인별 투자한도 설정과 모의거래 의무화, 과다호가 부담금 도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개인별 투자한도는 총 투자금의 20% 이내를 예시로 제시했다.
관심을 끄는 것은 홍콩식 ‘가변 레버리지’ 도입이다. 현재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2배 등 고정된 배율로 운용되지만,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비상 상황에서는 레버리지 배율 자체를 탄력적으로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예를 들어 평상시에는 2배 상품으로 운용하더라도 시장 급등락 등 긴급 상황에서는 배율을 1.5배 또는 1배 수준으로 조정해 변동성을 완화하는 방식이다.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시장 안정이나 투자자 보호가 필요한 경우 신속하게 배율을 조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거래 위축” vs “효과 제한적”…증권가 전망 엇갈려
메리츠증권은 기본예탁금 도입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회전율이 낮아지고 장 마감 직전 집중됐던 리밸런싱 수요도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안타증권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던 자금이 다른 업종으로 분산되면서 코스피 순환매가 나타날 가능성을 제시했다.
반면 현대차증권은 이미 7월 들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자금 유입이 둔화된 만큼 시장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던 단기 수급에는 일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운용사들도 대응에 나섰다. 장 마감 직전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던 리밸런싱 거래를 장중 여러 시간대로 분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상품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상장폐지가 아닌 자연사 시켜야 한다”며 “운용사의 지원과 일부 제도적 도움이 있으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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