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녹색채권 시장이 최근 5년간 8배 넘게 급성장했음에도 전체 채권시장 내 비중은 주요국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검토와 사후 보고 등 관리 부담에 비해 금리 절감 같은 재무적 유인이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발행·보고 절차 간소화와 정책적 지원 유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실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국내 녹색채권 발행여건 점검·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녹색채권 연평균 발행 규모는 지난 2018~2020년 1조원에서 2021년~지난해 8조1000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발행 주체도 초기 금융기관 중심에서 일반기업(40.7%)과 금융기관(29.2%), 공공기관(28.1%)으로 다변화되는 등 양적 성장을 이뤘다.
다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시장 저변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채권 발행액 중 녹색채권 비중은 1.8%로 주요국 평균(4.0%)을 크게 하회했다.
신용등급별로는 AAA 등급 비중이 53.0%로 일반채권(13.7%) 대비 우량 기관 편중이 심했고 자금 사용처도 청정운송(33.3%)과 신재생에너지(20.8%) 등 일부 분야에 쏠렸다.
이처럼 녹색채권 발행이 제한적인 배경으로는 '재무적 편익 부족'과 '실무적 관리 부담'이 꼽힌다.
녹색채권은 일반채권과 달리 외부검토·인증(0.35%p)과 사후보고(0.13%p)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약 0.02%p 내외의 그리니엄(일반채권 대비 낮은 조달금리)과 정부의 이차보전 지원(0.04~0.07%p)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발행기관이 체감하는 실질 재무 이익은 일반채권과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마이너스인 셈이다.
김재영 한은 지속가능성장실 지속가능성장기획팀 과장은 선진국과의 격차에 대해 "해외 선진국은 녹색채권에 대한 투자자 수요가 두터워 높은 그리니엄이 형성되고 외부 인증 비용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며 "반면 국내는 재무적 이점이 크지 않아 기업들이 주로 '친환경 경영 표명'이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자 확보' 같은 비재무적 신호 효과(Signaling)를 보고 발행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은의 설문조사 결과, 발행 기업들은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인증 및 보고 등 관리·인력 부담(3.71점/5점 만점)'과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 부합 적격 프로젝트 부족(3.56점)'을 꼽았다.
특히 금융기관의 경우, 녹색대출 재원 마련을 위해 녹색채권을 발행할 때 환경부의 '녹색채권 가이드라인'과 금융위원회의 '녹색여신 관리지침'을 이중으로 적용받아 제출 서식과 검토 업무가 중복되는 실무적 불편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은 녹색채권 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해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김 과장은 "국제 기준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발행·보고 절차를 간소화, 녹색채권과 녹색대출 간 서식을 통일해 실무 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최초 발행기관에 대한 이차보전 우대 등 정책적 지원을 지속하는 한편 유통시장 정보 공개와 전용 지수 개발을 통해 투자자 인센티브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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