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숨진 故 허범욱 감독, "마지막까지 노트북 품에 꼭 껴안아" 안타까운 비보

마이데일리
허범욱 감독./인디스토리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화재 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故) 허범욱 감독이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작품이 담긴 노트북을 품에 안고 있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일러스트레이터 석정현은 29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빈소를 다녀온 소식을 전하며 "원래 오늘 만나기로 했던 분"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불의의 화재로 돌아가셨는데, 영화 데이터가 들어 있는 노트북을 꼭 껴안고 계셨다고 한다. 가는 길이 외롭지 않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석정현은 당초 허 감독의 신작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 공개 시사회에서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에도 "허 감독님의 유작이 된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를 오랫동안 준비해 오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작가로서 묻고 싶은 것이 정말 많았다. 애니메이션을 선택한 이유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힘, 그리고 앞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고 전했다.

또한 "허범욱 감독의 작품이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란다. 부디 그곳에서는 만들고 싶은 작품을 마음껏 만들 수 있기를 기도한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허범욱 감독은 지난 23일 발생한 화재 사고로 치료를 받아오다 28일 새벽, 향년 43세를 일기로 끝내 숨을 거뒀다.

이에 따라 고인의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의 배급사인 인디스토리는 다음 달 5일로 예정됐던 영화 개봉을 잠정 연기했다.

허 감독은 2014년 첫 장편 애니메이션 '창백한 얼굴들'로 이름을 알렸다. 이번 유작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는 구제역에서 홀로 살아남은 뒤 인간이 되려는 ‘돼지H’와, 어릴 적부터 괴롭힘에 시달려 인간으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싶어 하는 ‘최정석’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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