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소년을 지나, 홀로 선 스파이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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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새로운 챕터를 열었다. / 소니 픽쳐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새로운 챕터를 열었다. / 소니 픽쳐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모두에게 잊힌 채 홀로 살아가던 피터 파커(스파이더맨/톰 홀랜드 분)는 어느 날 자신의 몸에서 벌어지는 이상 징후와 마주한다. 통제할 수 없는 변화 속에서 새로운 적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의문의 존재까지 등장하면서 피터는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또 한 번의 싸움에 뛰어든다.

시리즈 누적 2,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국내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로 새로운 챕터를 열었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연출한 데스틴 크리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노 웨이 홈’ 이후의 시간을 본격적으로 다루며 이전과는 다른 상황 속에 놓인 피터 파커의 새로운 여정을 그린다.

영화의 출발은 모두에게 잊힌 피터 파커의 삶이다. 하지만 그 고립 누군가에게 버림받은 결과가 아니라,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선택한 희생이다. 자신의 존재를 지워야만 모두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는 믿음으로 피터는 외로운 삶을 묵묵히 견뎌낸다. 누구에게도 다가갈 수 없지만 마음속에는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들을 품고 살아간다. 

그 시간은 피터를 어른으로 성장시킨다. 아이언맨에게 잔소리를 듣고 실수를 반복하던 10대 소년은 더 이상 없다. 이제 그는 누구의 손을 빌리지 않은 채 모든 선택과 책임을 홀로 감당한다. 스스로 감내하기로 한 고독마저도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은 짠하면서도 진한 울림을 안긴다. 톰 홀랜드가 연기한 스파이더맨의 성장 서사는 이번 작품에서 가장 완성된 모습에 이른다.

그래서 더 보편적인 공감과 감정을 끌어낸다. 최근 멀티버스와 우주를 넘나드는 거대한 세계관을 확장해 온 마블은 이번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를 통해 액션의 스케일은 한층 키우면서도 이야기는 다시 땅에 붙인다. 세계를 구하는 영웅담보다 한 사람의 외로움과 책임, 그리고 성장에 시선을 맞추면서 더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피터 파커의 외로움과 책임, 성장에 시선을 맞춘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 소니 픽쳐스
피터 파커의 외로움과 책임, 성장에 시선을 맞춘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 소니 픽쳐스

특히 피터 파커가 세상으로부터 숨어 살아가는 데 머무르지 않고 다시 세상 밖으로 한 걸음 내딛기로 결심하는 순간, 그리고 혼자라고 믿었던 그가 여전히 모두가 사랑하는 스파이더맨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 주는 감동과 여운이 꽤 짙다. 가장 인간적인 영웅,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의 귀환을 실감하게 한다.

볼거리 역시 만족스럽다. 스파이더맨 특유의 웹 스윙 액션은 한층 더 속도감 있고 입체적으로 구현됐고, 도심을 종횡무진 누비는 움직임은 시원한 쾌감을 안긴다. 여기에 육중한 파워 액션부터 감각을 교란하는 긴장감 넘치는 대결까지 서로 다른 결의 액션이 이어지며 영화의 리듬을 끌어올린다. 피터가 감당해야 하는 위험과 절박함을 함께 담아내 액션 하나하나에도 감정을 실어낸 점도 좋다.

특별관 포맷도 강점 중 하나인데, 스크린엑스(SCREENX)를 염두에 두고 촬영 단계부터 제작된 첫 작품답게 좌우는 물론 일부 장면에서는 천장까지 확장되는 270도 화면 연출을 통해 스파이더맨과 함께 뉴욕 상공을 가로지르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수관에서 볼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다.

돌아온 톰 홀랜드는 영화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는다. 특유의 소년 같은 순수함은 그대로 간직한 채 외로움과 책임, 성장의 무게를 한층 깊어진 감정으로 표현해 낸다. 액션보다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게 만드는 힘 역시 그의 연기에서 나온다. 

다만 피터 파커의 고독과 성장에 무게를 실어 다소 묵직해진 영화의 톤 앤드 매너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또 다음 이야기를 위한 여백을 남겨둔 탓에 다소 덜 매듭지어진 인상도 남는다. 러닝타임 145분, 오늘(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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