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28~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돌입하는 가운데 금융시장은 기준금리 동결 전망에 무게를 두면서도 추가 인상 가능성과 불확실성에 크게 출렁이고 있다.
목표치를 웃도는 물가 상승세와 중동발 유가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듭된 금리 인하 압박과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깜짝 침묵' 전략이 맞물려 통화정책 향방이 극심한 안갯속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 동결 무게 속 유가·물가 불안에 정치적 압박까지 가열
27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연 3.50~3.75%)를 동결할 확률은 62.1% 수준으로 집계됐다. 0.25%포인트(p) 인상할 확률은 37.9%에 달해 한 달 전(29.9%)이나 일주일 전(16.0%)에 비해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는 비중이 현격히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오는 9월 인상을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지만 월가 일각에서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전격적인 '깜짝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프랭크 플라이트 시타델 증권 매크로전략 책임자는 "시장이 연준의 매파적(금리 인상 선호) 전환 정도를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며 "이번 회의에서의 선제적 인상이 물가 안정을 되찾겠다는 워시 의장의 의지를 입증함과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연준의 독립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닐 두타 르네상스매크로리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시장 다수의 전망에 맞서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일 수 있다"며 수개월 내 금리 인상이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론 배경에는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수치와 유가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미 연준이 선호하는 지난 5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3.5%로 연준의 목표치인 2.0%를 크게 웃돌았다.
아울러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일시 중단하면서 국제유가가 단기 하락세를 보였지만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위협 등으로 공급 불안이 해소되지 않아 원자재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통화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과 연준의 소통 부재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에어포스원) 기내에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8~12%까지 갈 수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한다"고 기준금리 인하를 강하게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지명한 워시 의장에 대해 "훌륭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이사회 멤버들이 매우 정치적"이라며 인하가 가로막혀 있다고 주장해 이번 FOMC 결과에 따라 백악관과의 정치적 대립이 가열될 전망이다.
◆ 워시 의장 '침묵'에 채권시장 혼란…국내 증권가 "연준 관망 속 한은 오는 8월 인상 경계"
아울러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독특한 소통 방식이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워시 의장은 취임 이후 향후 정책 방향을 미리 알려주던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안내)'를 폐기, 인플레이션 지표 검토·기자회견 정례화 여부를 외부 태스크포스(TF)에 위임하는 등 신호 발신을 최소화하고 있다.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자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미국 10년물 스와프금리 6% 급등 시 수익이 발생하는 풋옵션 거래가 크게 늘었다. 시장 참가자들이 연준의 정책 예측 불가에 따른 장기금리 변동성 확대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월가의 매파적 전망과 정치적 압박이 맞물린 가운데 국내 금융투자업계 분석가들은 연준이 당장 즉각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기보다는 경기 지표를 확인하며 정책 '인내심'을 발휘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에서 인상 소수의견이 제시되더라도 실제 인상으로 직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강 연구원은 "지난 1990년대 이후 첫 인상 소수의견이 제시된 사례를 분석하면 실제 금리 인상까지는 평균 224일이 걸렸다"며 "소수의견 그 자체보다는 7~8월에 발표될 고용과 물가 데이터가 연준 행보의 실제 열쇠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연준의 관망세에 무게를 두면서도 국내 통화정책으로의 여파에 주목했다. 윤 연구원은 "연 3.75% 수준에서 고금리가 장기화할 경우 가계 소비와 인공지능(AI) 투자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연준이 인내심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국내 채권시장에 대해서는 "한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6%로 깜짝 실적을 기록, 한은의 금리 인상 압력이 커졌다"며 "7월 물가가 크게 안정되지 않는다면 오는 8월 금통위에서 연속(백투백)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